[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국내 연구진이 ‘21세기의 가위손’인 3D 레이저 프린팅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직무대행 백원필)은 24일 금속과 SiC(탄화규소) 소재를 하이브리드화(두 가지 기능이나 역할이 하나로 합쳐짐) 할 수 있는 ‘금속-SiC 하이브리드 소재 제조 3D 프린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iC는 규소의 탄화물인 실리콘카바이드(Silicon-carbide)를 말한다. 단단한 정도가 다이아몬드와 유사하고 1,500℃의 고온을 견딜 수 있으며 열 전도성 또한 매우 높아 원자로 연료봉의 피복재 및 항공기·우주선 엔진, 고온의 건축 구조재 등에 널리 활용 중이다.

하이브리드 소재 제조 기술의 핵심은 ‘빠르고 정확한 결합’이다. 금속과 SiC는 물성이 전혀 달라 기존의 용해나 물리적 접합으로는 소재의 유기적 결합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는 반면 정확성은 매우 떨어진다.

이에 반해 해당기술은 3D 레이저 프린터가 금속 표면에 SiC 입자들을 정밀하게 쌓아올림으로써 제품의 형상에 관계없이 원하는 부분에 필요한 양만큼 코팅이 가능하다. 혁신적인 공정 기술의 개발로 연구원은 지난 1월 중순 국내를 포함한 미국, 일본, 유럽 등에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이러한 ‘코팅처리’를 통해 탄생한 ‘금속-SiC 하이브리드 소재’는 기존 금속의 내구성에 SiC가 갖는 고열 안정성, 경도, 부식 및 마멸 저항성이 더해져 미래형 만능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핵연료 피복관의 금속 소재인 지르코늄 합금의 내구성 보완 및 폭발위험 방지에 탁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해당기술을 적용한 사고저항성 피복관 개발과 더불어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금속-SiC 하이브리드 소재’를 포함한 복합소재시장은 4차 산업 육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로만 연 6,000억원이며 세계시장의 경우 연 5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김현길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안전연구부 박사는 “이번 금속-SiC 하이브리드 소재 3D 프린팅 기술개발은 연구원의 선도적인 기술 혁신의 성과”라며 “해당 기술을 통해 생산될 하이브리드 복합소재 역시 4차 산업에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와 관련한 에너지·환경, 우주산업 등에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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