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전경.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전경.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지난해 국내 천연가스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해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LNG 수입이 전년대비 증가한 원인은 △1~2월 혹한에 따른 난방수요 증가 △원전정비 증가에 따른 LNG발전량 급증 등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유례가 없었던 혹한으로 인해 도시가스 수요는 2017년 1,951만톤에서 2018년 2,137만톤으로 무려 186만톤(9.5%) 증가했다.

2018년 1월(-6.4℃)과 2월 평균 최저기온(-5.7℃)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6℃, 1.9℃ 낮은 수치로 난방수요의 큰 증가를 불러왔다.

LNG발전량 증가에 따른 발전용수요 역시 2017년 1,730만톤에서 2018년 2,084만톤으로 354만톤(2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증가분과 수요증가분의 차이인 111만톤은 현재 LNG 저장탱크에 재고로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의 증가는 국내 도매공급을 맡고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발표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스공사의 2018년 천연가스 판매량은 3,621만9,000톤을 기록, 2017년 대비 12.6% 증가했다.

도시가스용은 주택용 및 산업용 수요 증가로 2017년 1,839만톤 대비 7.7% 증가한 1,981만3,000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용도 1,640만6,000톤을 기록, 2017년 1,377만3,000톤 보다 무려 19.1% 상승했다. 가스공사의 관계자는 “도시가스는 혹한으로 인한 난방수요의 증가, 발전용은 기저발전의 가동 일수 감소로 인한 LNG발전의 수요 증가가 판매량 상승의 주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LNG발전량의 증가는 원전과 관계가 깊다는 게 지배적이다. 지난해 7월까지 국내 원전 24기의 총 정비 일수는 1,673일이었다. 이는 2016년 한 해 전체 정비 일수 1,373일보다 300일 많은 수치며 2015년 1,184일 보다 무려 489일이나 많다.

이에 일부 언론은 원전 가동 일수의 감소는 탈원전에 따른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원전 정비 일수가 급격히 증가, 가동 일수의 감소로 이어졌고 덕분에 첨두발전인 LNG의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정부는 천연가스 수요의 증가가 탈원전과 직접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산업부의 관계자는 “탈원전과 무관하게 최근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공극 등 과거 건설된 원전의 부실시공에 따라 원전 정비 일수가 증가했다”라며 “이로 인해 원전 발전량이 줄고 LNG발전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부는 에너지전환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된다며 건설 중인 원전 5기가 준공되면 원전규모는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정비를 마친 원전이 재가동되고 있어 원전 비중이 다시 증가 추세라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원전5기(신고리 4·5·6, 신한울 1·2) 준공 시 설비는 2019년 1월 현재 22.5GW에서 2023년 28.2GW로 늘어난다.

한편 탈원전 논란과는 별개로 천연가스의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LNG의 사용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의 관계자는 “에너지전환의 핵심은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전환하는 정책”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일부 대체할 LNG 사용량이 증가할 수는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일부 천연가스의 역할 증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가스업계의 관계자는 “천연가스의 중간다리(브릿지) 역할은 에너지전환정책 이전에 그동안 정부가 밝힌 정책이기도 하다”라며 “당분간 환경성과 자원 수급 차원 등을 고려해 천연가스의 역할이 커질 수 있지만 업계 갈등, 전력수급 등 불안요인도 있어 정부의 정책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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