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0년차로 현재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 A대리. 도시가스 시공감리와 검사업무를 맡고 있는 A대리의 요즘 하루는 여느 때보다 더욱 힘들다.

여느 정부기관보다 급여가 많은 것은 아니어도 공공기관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는 자부심으로 근무해왔지만 최근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비난과 의심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조사한 청렴도 측정결과가 발표되면서 공사의 대다수 검사원들이 실망스러운 결과에 의기소침해졌다. 유관단체 중 가스안전공사의 청렴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점수는 지난해 보다 다소 향상됐지만 순위는 평가기관 35개 기관중 31위로 하위그룹에 속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검사원들을 더욱 맥 빠지게 하는 것은 공사가 마련한 개선대책 때문이다. A대리가 맡고 있는 시공감리부분의 경우 금품 제공률이 11.7%로 최하위로 평가되면서 직원의 순환보직을 비롯해 시공감리 일정조정, 주기적인 특별교육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됐다. 또 이달부터 부조리 근절하겠다는 취지에서 감사실 수시 암행감찰을 지속적으로 실시키로 했다고 전해지면서 언짢은 기분까지도 느끼고 있었다.

“요즘 돈 받는 사람이 어디 있나. 현장에서 밥 먹자는 것도 사양해 얼굴 붉히는 일이 다반사인데” A대리는 최근 정부에서 실시한 평가에 대해 규제기관인 공사의 처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과라며 최근 어려운 업계의 상황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몰래 감시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일선 직원들을 오히려 믿어주지 않는 모습이 더 실망스러워”라며 요즘 같아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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