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마트에너지위크 차세대 화력발전 EXPO 전시장 앞에서 참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월드스마트에너지위크 차세대 화력발전 EXPO 전시장 앞에서 참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지난 27일 화려하게 개막한 ‘World Smart Energy Week 2019’-차세대 화력발전 엑스포(THERMAL POWER EXPO)에 전력소매시장 자유화 등 변화의 바람에서 생존하고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일본 및 해외 발전기업들의 기술과 경쟁력 강화방안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일본이 전력소매시장 자유화를 시행한지 4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일본 화력발전의 최대 기업인 도쿄전력과 츄부전력이 화력발전사업부문을 오는 4월 통합 운영할 예정이어서 변화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 전력시장에서 어떻게 입지를 굳혀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화력발전 점유율 50%를 차지하게 됨과 동시에 한국 등 해외기자재와의 협업에 적극적인 기업들이어서 한국기업들에게도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전력의 틀을 바꾸다-전력소매시장 자유화
전력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2016년 4월 전력소매시장 자유화를 시행했다. 전력소매시장 자유화는 일본 전력시장 개혁에서 2단계에 해당하는데 1단계는 지난 2015년 4월에 광역계통운영기관(OCCTO)설립이었으며 마지막 3단계는 2020년에 실시될 송전과 배전부문의 법적분리이다.

전력소매시장 자유화 시행 2달 전 약 150개의 신규사업자가 전력소매업체로 등록을 했고 전력소매시장 자유화 시행 8개월 만에 360개가 넘는 신규업체가 등록하면서 기존의 지역독점형태의 전력소매시장은 경쟁시장으로 진입하게 됐다. 신규로 등록한 전력소매사업자는 가스, 통신, 철도 등 다양한 분야로 이뤄져 향후 일본 전력시장의 구조변화와 기업들의 전략 그리고 최종소비자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군다나 전력소매시장 자유화가 시작된지 4년차를 맞은 올해부터 일본 소비자들과 일본 전력기업간의 의무약정기한이 종료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전력소매기업을 선택하고자 하는 일본 소비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각 전력기업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품질 및 가격경쟁력 확보가 기업의 생존여부가 달려있는 올해 각 주력 전력기업들의 통합과 공동대응도 늘어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일본기업 전시부스에 조성된 목재바이오매스설비.

일본기업 전시부스에 조성된 목재바이오매스설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화해야’
KOTRA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2016년 4월 전력 소매 전면자유화가 이뤄진 일본에는 현재 다수의 소매 전기 사업자가 존재한다. 반면 여전히 일본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전력 사업자’라 하면 도쿄전력 등의 10개 전력회사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10개 전력회사 중 도쿄전력과 츄부전력은 화력발전사업 통합에 합의, 2015년 JERA를 설립하고 2019년 사업 완전 통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JERA는 ‘국제 경쟁력이 있는 에너지를 고객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설립이념 하에 양사의 노하우와 막대한 연료 조달량을 무기로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경합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4월 JERA 설립 후 10월 연료 수송·트레이딩 사업 통합(step 1), 2016년 7월에 연료 조달 및 해외 발전사업 통합(step 2), 2017년 6월에 국내 기존 화력 발전 사업의 통합(step 3) 각 단계가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오는 4월 도쿄전력·츄부전력의 연료·화력사업을 JERA로 완전히 통합하는 것이 예정돼 있다.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과 3위 츄부전력이 2019년 4월 완전 통합되면 발전설비(출력량 기준) 일본 점유율이 약 50%에 도달하게 된다.

일본전기산업연합회에서 발표한 ‘일본 내 주요 전력회사 규모 및 화력발전소(출력 100만kW이상) 보유 현황’에 따르면 일본 주요 전력사들의 화력발전소 순위는 △1위 도쿄전력HD(매출액 6조,699억엔·점유율 30%·발전소 15개소) △2위 칸사이전력(매출액 3조2,459억엔·점유율 16%·발전소 10개소) △3위 츄부전력(매출액 2조8,540억엔·점유율 14.1%·발전소 9개소 △4위 토호쿠전력(매출액 2조0,955억엔·점유율 10.4%·발전소 4개소) △5위 큐슈전력(매출액 1조8,356억엔·점유율 9.1%·발전소 5개소) △6위 츄고쿠전력(매출액 1조3,315억엔·점유율 6.1%·발전소 4개소) △7위 J-POWER(매출액 7,800억엔·점유율 3.9%·발전소 5개소) △8위 홋카이도전력(매출액 7,241억엔·점유율 3.6%·발전소 1개소) △9위 시코쿠전력(매출액 6,540억엔·점유율 3.2%·발전소 2개소) △10위 호쿠리쿠전력(매출액 5,445억엔·점유율 2.7%·발전소 3개소) 순이다.

참관객들이 일본 카와사키중공업 전시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참관객들이 일본 카와사키중공업 전시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15개 발전소에서 약 4,400만kW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츄부전력은 9개 발전소에서 약 2,200만kW를 생산하고 있어 일본 전체 화석 연료발전소 전기 생산용량의 70% 이상을 양사 보유 발전소에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전체의 약 15%를 차지하던 원자력발전부문을 화력발전이 대체해 일본 내 화력발전시장이 확대돼 왔으며 그 중 큰 비중을 양사가 담당하고 있다. 2018년 3분기 양사의 발전분야의 구성을 보면 츄부전력은 화력발전 83%, 재생가능에너지(수력발전 포함) 14%이며 도쿄전력은 화력발전이 81%로 양사 모두 화력발전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해외 조달 비중 높은 양사···韓  기업에도 기회
한편 츄부전력은 2002년부터 일본 10대 전력회사 중 가장 빠르게 비용절감 달성목표 실현을 위한 구체적 시책을 전개해 왔다. 약 20%의 비용 삭감 추진을 목표로 공급자를 배려하면서 설비투자의 본연의 자세나 설비 운용방법을 정밀 조사, 연료자재 조달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는 것이 그 골자다.

그 결과 한국기업의 일본 전력기자재시장 진출은 선제적으로 츄부전력에 납품해 실적을 만들고 일본시장에서 사용해도 문제없음이 보증된 후에 타 전력회사에 진입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도쿄전력 역시 원가절감을 위해 2018년 7월 원가기획그룹을 신설, 기존 구매제품의 적정원가와 이익률을 조사해 전력기자재의 원가 절감을 꾀하고 있는 상태다.

KOTRA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JERA로의 도쿄전력·츄부전력의 연료·화력사업 완전 통합에 따를 화력플랜트 조달본부 통합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던 일본의 전력시장에 더욱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해외조달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츄부전력과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의 조달본부 통합은 해외조달에 큰 파급력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전력시장으로의 국내기업 진출 확대를 위한 국내 관련 기관들의 노력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KOTRA 도쿄무역관은 지난해 한국전력 전력기자재 협력사(KEPCO Trusted Partner) 수출로드쇼 개최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도쿄전력의 해외조달 수요에 대응하고자 한전과 협력해 한전 우수벤더(KTP) 123개사 정보를 도쿄전력 원가기획그룹에 전달했으며 해당 정보를 토대로 도쿄전력은 일본 10대 전력사 연례협의회에서 일본 10대 전력사의 니즈에 맞는 국내 기업 12개사를 선정했다. 이 사전 수요확인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KOTRA와 한전은 전력기자재분야 동반성장 상담회를 도쿄에서 개최했다.

또한 KOTRA 도쿄무역관은 오는 5월에 日 최대 전력기자재 전시회인 ‘전력설비 공업전(JECA FAIR)’에 도쿄전력 등 일본 내 10대 전력사가 상담을 희망하는 국내기업을 초청, 전시상담을 지원할 예정으로 KOTRA는 일본 전력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해 나가며 국내기업들의 일본 진출 기회를 꾸준히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6.월드스마트에너지위크 Wind EXPO에 전시된 풍력발전기용 블레이드.

Wind EXPO에 전시된 풍력발전기용 블레이드.

■가격·품질경쟁력 있다면 기회
해외 신규거래처를 적극 발굴하려는 일본 전력회사의 조달 개혁은 한국기업에게 절호의 기회이다.

KOTRA 도쿄무역관과 함께 관련 유망 국내기업 발굴을 적극 추진 중인 도쿄전력 조달개혁그룹의 관계자는 “한국기업은 일본업체대비 가격경쟁력이 있고 중국업체대비 품질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일본의 전력회사는 전력기자재 사양을 통일하지 않아 한국기업이 소량생산에 대응하기 어려웠으나 화력발전부문이 JERA로 통합되면 구매수량 증가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전력회사는 환율, 운송, 통관 등의 가격변동 리스크를 감안해 한국기업이 기존의 일본기업대비 30% 정도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바 일본 진출을 꾀하는 기업들은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고성그린파워 등 참관단 일행이 화력 발전 전지장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고성그린파워 등 참관단 일행이 화력 발전 전시장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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