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목재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발전소가 확대되는 가운데 목재제품 품질기준이 국제표준에 비해 대폭 완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되면서 미세먼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목재펠릿의 질소 품질기준이 국제기준에 비해 최대 2.3배 느슨하고 목재칩의 질소·염소·황·중금속 기준은 국제기준과 최대 6배 차이를 나타냈다. 순수 바이오매스가 아닌 폐기물(Bio-SRF)을 혼용한 목재연료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이 목재펠릿 및 목재연료칩의 규격과 품질기준을 국제기준에 준해 마련한 개정(안)을 보면 목재연료 품질규격은 국제표준인 ISO 17225를 따르나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회분 함량, 질소 허용치, 중금속 함량의 품질기준은 국제표준을 큰 차이를 나타냈다. 석탄발전에서의 혼소 사용량이 많은 목재펠릿의 경우 국제기준에 비해 회분은 최대 2배, 질소는 최대 2.3배 차이를 보였다.

목재칩의 경우 국제기준에 없는 ‘호그(hog)’ 분류를 도입하고 질소·염소·황·중금속의 품질기준을 국제기준과 최대 6배 높게 설정했다(표). 특히 접착제가 포함된 목재제품에서 배출되는 염소 기준은 6배까지 완화하여 폐목재고형연료의 사용 확대를 사실상 허용해주겠다는 의도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개정안이 미세먼지에 총력 대응하고 폐기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국내 목재연료의 질소 함량이 과다해 미세먼지 배출 증가는 물론 유해 중금속물질 배출로 인한 건강영향을 심각히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 대규모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업계는 순수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품질기준은 폐기물과 차이가 미미해 바이오매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수입산 우드펠릿을 사용한 석탄화력 혼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연간 50만톤의 우드펠릿을 사용하는 125MW 규모의 영동화력(1호기)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가동 중인 가운데 내년 2호기(200MW)가 준공되며, 220MW 규모로 연간 80만톤의 우드펠릿을 연료로 한 광양그린에너지 발전소가 지난해 말 정부 허가를 받는 등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계속 증가되고 있다.

특히 산림청이 대기 환경과 시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방향의 목재 품질기준 개정을 추진하면서도 개정안을 관련 소수업계에게만 공개하고 협의를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산림과학원은 지난 1월 개정안을 마련하고 바이오매스 산업계와 발전사와 비공개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거쳤다.

이지언 에너지기후국장은 “산업계에만 유리하도록 밀실행정을 통해 마련된 목재 품질기준 개정안은 무효”라며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과 시민 건강 보호를 위해 국제기준에 맞는 엄격한 바이오매스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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