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여름철 매든-줄리안 진동(MJO)와 관련된 대기순환 모식도.(출처-기상청)
북반구 여름철 매든-줄리안 진동(MJO)와 관련된 대기순환 모식도.(출처-기상청)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APEC기후센터(원장 권원태, APCC)의 이윤영 박사(선임연구원, 1저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데이비스)의 리처드 그로찬(Richard Grotjahn)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했던 최근 연구의 논문인 캘리포니아 여름철 폭염을 몰고 오는 특정한 매든-줄리안 진동(MJO) 출현의 증거(Evidence of Specific MJO Phase Occurrence with Summertime California Central Valley Extreme Hot Weather)’에서 적도 인도양에서 시작된 대기순환과 지구 반대쪽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폭염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윤영 박사
이윤영 APEC 기후센터 박사

이 논문 결과는 대기과학분야의 유명과학저널인 대기과학의 발전(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 20196월판에 표지논문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참고로 대기과학의 발전(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1984년부터 개간(改刊)된 격월간 과학저널로 기상시스템, 수치 기상 예측, 기후 변동성, 위성 기상 등의 대기와 해양과 관련된 역학, 물리학 및 화학 등에 대한 최신 연구논문 등을 소개하고 있다.

매든-줄리안 진동은 인도양 적도지역에서 대기의 대류로 형성된 강한 비구름대가 약 30일에서 90일 정도에 걸쳐 태평양에 도달하는 과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이다. 특히 매든-줄리안 진동은 적도, 인도양 그리고 태평양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강한 비 내림 현상(강우)으로 나타난다. 열대지역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의 기온, 바람, 강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는 대기-해양현상이다.

매든-줄리안 진동(Madden-Julian Oscillation)은 Madden(매든)Julian(줄리안) 이라는 두 명의 기상학자가 발견하고 증명한 현상이기에 2명의 이름을 붙여서 용어가 정의된 바 있다.

이 논문에서 그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지구 반대쪽에 위치한 인도양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동태평양지역 등에서의 강한 비구름대 발생 및 이로 인한 비 내림 현상(이하 강우)이 캘리포니아 중앙 계곡 내 폭염발생과 가지는 밀접한 연관관계를 파악했다.

이윤영 박사의 국제공동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중앙 계곡에 있는 15개 국가 기후데이터센터 지소(支所)에서 수집된 1979년부터 2010년 사이 기후 데이터 중 6월부터 9월까지의 폭염 사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24개의 폭염 사례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 24개의 폭염 사례와 매든-줄리안 진동과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매든-줄리안 진동에 의해 나타나는 적도지역의 강우가 적도 외의 지역 기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이윤영 박사의 연구팀은 적도지역의 대규모 대류 활동(강한 강우현상) 이후에 캘리포니아 중앙 계곡지역에서 폭염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인도양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동태평양에서 강한 대류가 발생했을 때 그로부터 4일부터 16일내에 캘리포니아 중앙 계곡에서 기온이 섭씨 38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은 적도 인도양에서의 강한 비구름대가 태평양 건너 북미대륙까지 영향을 주는 역학적 원인을 밝히고자 했다. 적도 인도양에서의 매든-줄리안 진동과 관련된 대규모 대류활동 때문에 변화된 전지구적 대기 순환장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연안에 유의미한 하강기류가 생긴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연안지역에 강한 일사(햇볕이 강렬히 내리쬠)가 유지됨으로써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논문에서 제시했다.

캘리포니아 중앙 계곡에서는 미국의 나무 과일과 견과류 수확량과 낙농제품의 절반이 생산되고 있다. 폭염은 특히 이러한 농업생산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낙농업은 폭염으로 인해 2006년에 1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적도 있다. 따라서 폭염의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폭염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이번 연구결과의 활용을 통해 폭염 피해를 사전에 막고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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