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폼페이오 美 국무장관이 현지시간으로 22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대만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등 對이란 제재 예외 8개국 모두에 대해 더 이상의 예외연장이 없다는 공식 발표에 나서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 주재로 마련된 ‘이란 제재 긴급대책회의’에는 석유화학업계 및 수출지원 유관기관이 참석, 미국측의 발표에 따른 원유수급 및 석유화학업계 영향을 검토하는 한편 수출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대책을 재점검했다. 
 
김용래 차관보는 석유화학업계에 대해 “수입선 다변화, 대체원유 확보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수출지원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유동성 지원 및 대체시장 발굴 지원 등 수출기업 피해대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8일 미국의 이란 제제 복원 발표 이후 업계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소통해 왔으며 KOTRA에 ‘이란 비상대책반’을 설치하는 등 업계 애로사항 파악 및 해결을 위한 대응체계를 구축해 가동해 왔다.  

그동안 미국측과 다각도로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업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미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내달 3일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유가 등의 앞으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이미 수입을 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던 정유업계는 미국이나 노르웨이, 호주와 같은 다른 국가에서 대체 수입하는 등의 전례와  경험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WTI 또는 Brent유 등에 비해 이란산 원유의 경우 배럴당 2달러 안팎 저렴해 원가경쟁력은 있지만 고유황 중질유여서 비용이 높은 실정이기 때문에 SK에너지를 비롯해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4사보다 석유화학사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원유수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억1,628만1,000배럴로 이란에서 수입하는 원유 물량은 5,820만2,000배럴로 국내 전체 수입량의 5.2%에 불과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수입 물량이 29%에 달하고 쿠웨이트 14.5%, 이라크 12.4%, 아랍에미레이트(UAE)가 6.5%, 카타르 5.9%, 카자흐스탄 5.0% 등의 순이다. 

이란산 원유수입 제제조치로 인해 당분간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석유업계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기관들에서는 각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낮추고 있어 석유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하반기에 타결될 것으로 관측돼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유가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물론 정제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늘어났던 미국의 휘발유재고가 감소되고 있으며 본격적인 드라이빙 시즌이 도래하면서 석유제품 소비 증가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의 강세 현상이 당분간 나타나게 될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일부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란산 콘덴세이트, 즉 초경질원유를 수입해온 현대케미칼(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 한화토탈, SK인천석유화학 등은 콘덴세이트 가격이 상승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콘덴세이트가 오르게 될 경우 유가를 비롯해 나프타 가격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 마련과 함께 납사를 비롯해 관련 원유제품의 추가적인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화학업계의 일부 관계자는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의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이미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구매지역 다변화, 나프타 추가 확대 구매 등의 대응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원료비 상승이 제품 가격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어 납사, 콘텐세이트 등 일부 원료가격의 추가적인 인상 여부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