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기획재정부 앞에서 주 52시간 단축에 따른 적정인원 보장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지부의 규탄 시위 모습.
지난해 6월 기획재정부 앞에서 주 52시간 단축에 따른 적정인원 보장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지부의 규탄 시위 모습.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지부의 제16대 집행부가 장기간 구성되지 못 하고 있다. 집행부 구성 선거 결과 두 차례 열린 선거, 재선거 모두 조합원 찬성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 하는 등 여전히 안갯속이다.

1월에 열린 16대 집행부(지부장, 부지부장, 사무처장) 선거 결과 총 유권자 3621명 중 3030명이 투표에 참여(투표율 83.7%)해 찬성 672명(22.31%), 반대 2340명(77.69%), 기권자 475명, 무효 18명, 사고자 116명으로 당선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노조의 관계자는 “공사 노조 설립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라며 “새로운 집행부 후보자를 선정해 재선거를 치를 예정으로 또 다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우려를 밝힌 바 있다. 

관계자의 말처럼 우려가 현실이 됐다. 3월 재차 집행부 선거 역시 당선자가 없었다. 선거 결과 총 유권자 3,480명 중 투표자는 2,498명(투표율 71.8%)이었으며 찬성 1,150명(44.66%), 반대 1,369명(55.34%), 무효 24명, 기권자 876명 등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4월18일부터 4월29일까지 3차 집행부 후보자 모집 공고에 들어갔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합원의 신뢰 특히 젊은 조합원의 호응을 받기 어렵다는 게 노조의 판단 때문이다.

이번 집행부 구성 실패의 원인도 세대간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노조는 여기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정곤 가스공사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집행부가 결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규정상 선거를 통해 집행부를 구성해야한다”라며 “후보자를 내려고 노력 중이며 가급적이면 젊은 구성원 중심으로 후보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심중에 있다. 전체 노조 조합원의 절반 가량이 젊은 구성원들로 보면된다”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젊은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활동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같은 노력에도 젊은 조합원의 호응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과거처럼 투쟁 중심의 운동, 실익없는 명분에 염증을 느낀 젊은 조합원들이 현재 노조의 활동방식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란 것이다. 더욱이 젊은 공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올해 초 신생노조(더 코가스 노동조합)도 결성되는 등 독자행보도 보이고 있어 기존 노조가 전 구성원의 대표 노조로 다시 신뢰를 회복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우려되는 것은 노조간의 갈등이다. 대거 젊은 구성원이 신생노조 중심으로 뭉칠 경우 기존 노조와의 갈등이 커질 수도 있어 공사 전체 노조로 보면 결속보다는 세대갈등만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신생노조의 한 관계자는 “기존 노조와 차별적인 요소는 가져가고 공존해야 하는 부분은 같이 협력하겠다”라며 “공사가 본연의 업무 중심의 회사로 탈바꿈하고 나아가 구성원의 복지 향상 등 실질적인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추구하는 게 우리 노조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 사장 재선임절차에 대해 기존 노조는 집행부 대표가 없지만 공정한 절차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와 비판 등 본연의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집행부가 결성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장, 감사 선임에 대해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것”이라며 “세대갈등을 줄이고 노조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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