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한국전력이 올해 심야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보급 지원예산을 줄인데 이어 이번에는 대당  지원금을 절반 이하로 인하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일방적인 통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지원금 인하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총 지원예산은 그대로 유지된다. 

한전은 올해 심야 히트펌프 지원예산으로 300억원을 편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히트펌프 최대 소비전력을 기준으로 5kW 초과~10kW 이하 200만원, 10kW 초과~15kW 이하 250만원으로 대당 지원금을 책정했다.

그러나 최근 한전은 관련 업계에 오는 5월31일 6시 이후 심야 히트펌프보일러 신청 지원금을 용량에 상관없이 대당 100만원으로 인하한다고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지원금 인하 전 부적정한(과장 광고 등) 고객 홍보활동 및 업무처리절차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며 적발 시 기준에 따라 제재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조사의 관계자는 “심야 히트펌프사업이 큰 메리트는 없으나 좋은 사업 취지로 동참해 왔고 최근에는 사업을 지속할 지에 대한 고민 끝에 상당한 비용도 지불하고 지속을 결정했는데 갑작스런 지원금 인하 통보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대다수의 제조사는 이번 결정은 제조사와 어떠한 협의도 없는 통보형식의 공문으로 인정할 수 없고 제조사 및 한전의 책임자들이 참석하는 전체조사회의가 조속한 시기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조사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관계자는 “이번 지원금 인하는 한전 내부정책과 히트펌프 가격 인하 그리고 보급 상황을 고려해 이번 지원금 인하를 결정했다”고 지원금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내용에 대해 지난 4월에 제조사 실무자 회의를 통해 지원금 인하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다”라며 “단지 신청 기한 마감에 대해 촉박하다는 의견이 나와 5월 중 다시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혀 제조사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5월 회의가 있지만 이번 결정에는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지원금 인하와 신청기한을 결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한전의 실적악화가 지원금 인하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엔 영업 흑자를 기록했지만 국제연료 가격 상승 및 원전 이용률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에는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전공대 설립 등 지출해야 하는 경비가 늘어나면서 이를 충당할 자금 마련을 위해 지원금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심야 히트펌프 지원금은 300억원으로 전년대비 75억원이 감소했다. 지원금 감액이유는 지난해 신청금액이 275억원으로 기배정예산이 미소진 돼 지원금을 감액했다는 것이 주요인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당 지원금 인하를 할 경우 히트펌프 영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올해 예산도 미소진 될 가능성이 높아 내년도 지원예산도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심야 히트펌프 허위과장와 기설치된 심야 히트펌프 민원도 이번 지원금 인하에 배경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1998년부터 지방 농어촌을 중심으로 남아도는 심야전기를 활용한 전기보일러 보급사업을 펼쳐 2009년까지 총 56만대를 보급했다. 2000년대 들어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심야전기 잔여량이 줄었고 전기보일러의 낮은 효율 문제로 적자까지 발생하자 사회복지시설 등을 제외하고 일반 보급을 중단했다. 2014년 히트펌프보일러 보급사업을 시작하면서 지난해까지 3만3,000여대를 보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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