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투데이에너지 김창수 기자] 오랫동안 수소전기차는 비싼 가격과 충전소 등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빠르게 성장해 온 전기차와 달리 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수소전기차의 친환경적인 가치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온실가스 감축이 전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한 만큼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탈수록 공기정화 효과까지 있는 수소전기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수소 연료전지 활용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갔다.
지속되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의 현황에 대해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6년 프랑스 에어리퀴드사 기술연구소에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투싼ix 수소전기차 앞뒤에 미세먼지가 들어 있는 애드벌룬과 속이 비어 있는 애드벌룬을 각각 장착했다.

시동을 걸자 차량 앞쪽 공기 흡입구와 연결된 애드벌룬은 부피가 작아지고 배기구와 연결된 애드벌룬은 점점 팽창했다.

공기 중 산소와 차량 내 저장된 수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발생된 전기로 구동하는 수소전기차가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후 물을 포함한 청정공기로 내뿜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염된 외부 공기는 차량을 거치면서 순식간에 청정공기로 변했다.

수소전기차는 공기를 정화해 연료전지 스택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차량에 장착되는 필터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공기 필터를 적용하고 있다.

만약 공기필터가 걸러내지 못하는 미세먼지가 있다면 가습 과정에서 추가로 저감되며 스택 내부 미세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로 된 기체 확산층을 통과하면서 또 한 번 걸러지게 된다.

2중, 3중의 공기정화기능이 있는 셈이다.

시연 과정에서 공개된 공기필터의 색깔 변화는 극적이었다.

흰색필터가 미세먼지 저감 시연 이후 마치 검정 매연을 뿌려 놓은 듯 까맣게 변색됐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수소전기차의 공기필터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PM)를 99.9% 정화할 수 있다”라며 “SOx를 포함한 화학물질도 상당 부분 정화가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미세먼지 저감 행사에 앞서 진행된 투싼ix 수소전기차의 분산발전 시연도 많은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차량 시동 버튼을 누르자 투싼ix 수소전기차가 생산한 전력이 별도 인버터를 통해 쏘울 EV와 아이오닉 일렉트릭 그리고 TV로 공급됐다.

차량이 정전 및 전력 피크 시 전력계통, 산업 또는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는 이른바 발전기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실제 수소전기차 10만대를 V2G(차량 전력의 외부 송전)기술로 연결하면 구축 비용 약 3조원(한국형 표준원전 기준)에 달하는 1GW(10만대 × 10㎾/대=1GW)급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전력량을 확보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커 수소전기차를 100만대 운행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210만톤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이후 현대차는 지난해 두 번째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넥쏘에는 3단계 공기정화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먼저 차내로 유입된 공기는 공기필터(먼지 및 화학물질 포집)를 통해 초미세먼지가 97% 이상 제거된다.

두번째로 막 가습기(가습막을 통한 건조공기 가습)의 막 표면에서 초미세먼지가 추가적으로 제거된다.

마지막으로 연료전지 스택 내부 미세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로 된 기체확산층(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을 통과하면 초미세먼지의 99.9% 이상이 제거된 청정공기가 배출되는 과정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몸무게 64kg 성인 1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하는데 필요한 공기량은 0.63kg이다.

넥쏘 1시간 운행 시 정화하는 공기량은 26.9kg이므로 계산해 보면 성인 42명이 1시간 동안 마실 수 있는 깨끗한 공기를 생산하는 셈이 된다.

2013년 양산됐던 투싼 수소전기차는 134마력의 출력과 700bar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한 바 있다.

넥쏘는 이보다 더 진보한 163마력의 출력을 통해 운전자가 보다 나은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연료전지의 시스템 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60%를 달성했다.

달릴수록 대기 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도 수소전기차의 매력 중 하나다.

수소전기차 1대가 1㎞를 달릴 경우 미세먼지를 최대 20mg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디젤 중형승용차가 1㎞ 주행 시 배출가스를 통해 미세먼지를 약 10mg 발생시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소전기차 1대가 최대 디젤차 2대분의 배출가스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셈이다.

특히 수소전기버스의 경우엔 최대 디젤 중형승용차 4~50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만약 수소전기버스가 전국에 등록된 CNG(압축천연가스)버스 수준으로 도입될 경우 이론적으로 디젤 중형승용차 약 122~153만대분의 미세먼지 배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를 올해 4,000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보조금 외에 지자체 차원의 구매 보조금을 도입하고 수소전기차 가격 인하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소충전소는 2022년까지 31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각종 규제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또 오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연비를 10% 높이고 수소버스도 현재 진행 중인 시험운행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보급할 예정이다.

경영컨설팅사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2022년 10만6,000대, IHS는 2020년 6,000대, 2022년 1만1,000대, 그리고 디지털리서치는 2025년 25만대 규모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위해선 많은 시장 플레이어의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세계 최초 양산 성공, 10대 엔진 선정 등에서 보여줬던 선도적 입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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