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남 경일대학교 신재생에너지학부 교수.
박진남 경일대학교 신재생에너지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수소충전소 보급계획과 현황

수소경제의 출발점은 수소전기차의 보급과 연계한 수소공급 인프라의 구축이며 수소전기차의 보급은 수소충전소의 구축과 연계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수년간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계획은 여러 차례 수정돼 왔으며 올해 초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최종안이 제시됐다.

수소충전소 보급계획은 아래와 같으며 정부는 2022년까지 총 310기, 2040년까지 1,200기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일반 수소충전소의 보급을 담당하며 구체적인 보급계획이 세워져 있다.

국토부는 휴게소 위주로 보급할 계획이며 아직까지 세부적인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 13개 회사가 1,350억원을 출자해 발족한 HyNET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할 계획이므로 이는 정부의 수소충전소 보급계획과 중복된다.

산업부는 2022년까지 30기의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 3기, 2020년 4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

국내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

수소생산기지는 천연가스 등을 개질해 시간당 50~100kg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버스용 수소충전소와 연계해 구축될 예정이며 40~80대의 수소버스에 수소 공급이 가능하다.

그 외에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정압기지 인근에 시간당 100kg 이상으로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생산거점 구축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인근지역에 수소를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국내 수소승용차 보급계획은 2022년 6만7,000대, 2040년 290만대이며 수소버스 보급계획은 2022년 2,000대, 2040년 4만대이다.

수소충전소 1기가 약 1,000대의 수소승용차를 감당하고 수소버스 1대가 수소승용차 50대만큼의 수소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단기의 수소충전소 보급계획은 적절해 보이며 2040년도에는 대용량의 수소충전소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수소충전소 보급에는 지역적 안배 및 적절한 위치의 휴게소 선정이 중요할 것이다.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은 아래와 같으며 올해 4월까지 15기 보급으로 아직도 많이 미흡한 상황이다. 울산이 5기 구축으로 수소선도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뒤를 창원 2기, 광주 2기가 뒤따르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2019년 4월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2019년 4월 현재).

서울에도 2기의 수소충전소가 있으나 연구용 수소충전소를 일반인에게 개방한 것이라 그 수소공급 능력이 낮으며 조만간 용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수소판매가격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7,000~ 9,000원/kg이다. 이는 판매마진을 포함하지 않는 가격이다. 

수소공급 방안

현재 수소공급은 울산, 여천, 대산을 중심으로 한 부생수소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스회사에서 수소의 매입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가용 부생수소량은 약 5만톤 정도로 추정되며 향후 수소의 수요가 증가할 경우 10만톤 정도까지는 확대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수소의 운송거리가 멀어지면 수소공급단가가 높아지게 돼 경제성이 악화된다.

그러므로 부생수소에 여유가 있더라도 석유화학단지에서 먼 지역들에 대한 수소공급방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방안은 천연가스를 수증기 개질해 수소를 추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천연가스 배관망이 대단히 잘 구축돼 있어 수증기 개질로 수소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는 수소의 생산단가와 생산량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소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할 경우에 그린수소의 공급이 가능하지만 이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수소생산단가가 높아서 경제성에 대한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이슈

△수소가격: 현재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를 구입원가 수준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소비자 판매가격은 7,000~9,000원/kg 범위이다.

향후 수소충전소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판매마진이 추가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수소 공급가격의 저감이 필수적이다.

개질형 on-site 수소충전소는 수소의 운송비용이 없으므로 저가의 수소공급이 가능하며 이의 확대 보급이 필요하다.

올해 HyNET이 발족됐으며 수소유통센터의 개념이 논의되고 있다.

입지여건에 따라 지역별로 수소의 공급가격이 다른데 수소유통센터를 중심으로 해 전국의 수소가격을 통일한다면 수소충전소를 전국적으로 보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소충전소 입지: 수소충전소는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도심지에 수소충전소 구축이 가능한 일본 등의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는 입지가 매우 제한돼 있다.

다행히 현재는 녹지에 수소충전소 건설이 가능하도록 법규가 완화돼 있으며 개질형 on-site 수소충전소도 녹지에 건설이 가능하다.

부지 여건상 수소생산설비는 목지에 구축하고 수소충전소는 일반 부지에 구축해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녹지에 수소생산설비건설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도심지에도 수소충전소 구축이 가능해져야 할 것이다. 

△개질형 on-site 수소충전소 기술개발: 올해 3군데가 선정된 수소생산기지는 천연가스의 수증기 개질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현재 일본을 비롯한 해외 업체들은 성능이 검증된 개질시스템을 판매하고 있으나 국내는 이제 실증을 완료하는 단계로 제품의 안정성 확보가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개질시스템의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수소충전소 설비 국산화: 수소충전소에는 압축기, 디스펜서, 냉각기, 수소저장용기 등 다양한 설비가 사용된다.

현재 이들 설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데 수소충전소의 보급 확대에 발맞춰 설비 및 부품의 국산화가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다.

국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설비 및 부품의 개발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보조금: 현재는 수소충전소를 건설할 경우에 off-site 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의 50%에 해당하는 15억원을 일괄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개질형 on-site 수소충전소 또는 버스용 대용량 수소충전소의 경우에는 구축비용이 훨씬 고가이므로 수소충전소 전체 구축비용에 대해 일정 비율로 보조금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수소충전소 보급 초기에는 수소전기차의 보급량이 적어 수소충전소의 가동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운영 초기의 적자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운영보조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수소충전소 구축보조금과 운영보조금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운영보조금은 연간 운영비의 50%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이동형 충전소와 지하형 충전소의 도입: 현재는 대부분의 수소충전소가 CNG 또는 LPG충전소와 병합해 건설하는 융복합 충전소 형태로 구축되고 있다.

이는 부지의 확보가 용이하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초기에는 수소충전소의 가동률이 낮은데 트럭에 수소충전설비를 구축한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꾸면 하나의 충전소로 여러 개의 충전소를 구축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부지가격이 고가여서 도심지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데 이중의 어려움이 있다.

수소는 가볍고 확산이 잘 되므로 적절한 환기시설만 갖추면 지하에 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시 지하 공간을 잘 활용한다면 필요한 부지면적을 줄이고 안전성도 향상될 것이다. 

△수소 파이프라인 및 수소 수입: 현재는 튜브트레일러로 수소를 운송하지만 향후 수소사용량이 증가할 경우에는 수소 파이프라인의 구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30년 이후부터는 수소의 수입을 계획하고 있는데 수소를 수입하는 시점에는 어느 정도 수소 파이프라인이 구축돼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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