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록 한국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처장
오봉록 한국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처장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 완성을 위해서는 태양열, 풍력, 수소 등 기존 신재생에너지로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른 가능성으로  ‘수열에너지’가 부각되면서 이를 적극 활용하자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천수 등이 풍부해 수열에너지 활용 가능성이 높고 기술 역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수열에너지 범위를 해수로만 제한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범위를 확대해 수열에너지 활성화에 나서자는 것이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강원도 춘천시가 국내 최대 담수호인 소양강댐을 활용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트와 수열에너지 중요성에 대해 오봉록 K-water 물에너지처 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춘천시와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트 조성하기로 했다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는 소양강댐의 수자원과 수변 공간을 융합한 물에너지 신사업으로서 물의 잠재가치 개발을 통해 에너지절감, 연관 기업과의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 온실가스 감축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강원도와 춘천시, K-water가 함께 협력해 강원도 춘천시 동면 지내리 일원 88만5,000m2(약 27만평) 규모의 에너지복합 단지를 조성하고 우리나라 최대 저수용량 2,900만톤을 가지고 있는 소양강댐 심층 냉수를 수열에너지로 활용해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동시에 스마트팜 첨단농업 단지 및 스마트 주거 단지에 냉난방을 공급할 계획이다.

■수열에너지의 타 열원대비 장점은

수열에너지는 여름철 수온이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높은 특성을 활용해 물을 열원으로 직접 또는 히트펌프(Heat Pump)를 통해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수열에너지는 타 열원과 비교해 다양한 장점이 있다. 기존 화석연료 사용과 비교했을 때 20~50% 에너지절감이 가능해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으며 대규모 냉방설비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냉각탑 제거를 통해 소음 및 진동제거, 옥상 녹지화 및 건물 하중 감소로 인한 건축비용 절감, 냉각 과정의 비산수로 인한 레지오넬라균 감염 방지와 약품비, 냉각수 비용 등 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광역상수도 원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는 사회 기반시설로 투자된 수도관로를 활용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수열에너지 개발이 가능하고 열 수요가 많은 도시 인근지역에서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비고갈성 에너지 자원으로서 그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대도시 인근 광역상수도 공급량의 70%(580만톤/일)를 활용해 수열에너지를 공급할 경우 100만톤의 CO₂감축이 가능하며 에너지절감은 물론이고 환경적 측면에서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외 수열에너지 활용 현황은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2014년 K-water가 롯데물산과 공동으로 수도권 광역상수도 원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시범사업을 시행해 현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공급 중이다. 기존 냉난방 설비대비 CO₂배출량의 38%를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water는 물 전문 공기업의 업 특성을 살려 2006년 주암댐 관리사무소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사업장에서 2.4MW의 수열에너지 냉난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하천수, 호소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를 대규모로 공급해 에너지 사용량 및 탄소 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온타리오 호수의 연중 2.8∼5°C 심층원수를 정수장에서 정수 처리해 열 교환을 통해 150여개 빌딩에 냉방 공급하고 7.8℃ 승온된 물은 토론토시의 식수로 공급한다. 기존 시설대비 전력 사용량의 최대 90%를 절감(7만9,000톤/년 CO₂감축)하고 있어 댐 호소수를 활용하는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의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신재생에너지법에 하천수 수열에너지 포함 필요성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른 지구의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 하면서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에너지로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확대는 전세계적 흐름이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신기후변화체제 출범에 따라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이 확산돼 지속적으로 그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도 정책 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체제로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상향 조정해 청정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신규 에너지원 개발로 에너지안보 및 신산업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 등의 시대적 현안을 해결해 깨끗한 환경을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물(하천수, 호소수 등)이 가진 온도차 에너지를 이용해 건물의 냉난방 등에 활용하는 재생에너지로서의 수열에너지는 IEA(국제에너지기구),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통해 보급 장려 중이나 국내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에는 해양표층수(발전온배수)만이 재생에너지로 지정돼 있어 산업 초기의 하천수, 호소수 등을 활용한 수열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확대 보급에 한계가 있다.

하천수를 포함한 수열에너지의 활용은 에너지 사용량 절감, 탄소 배출량 감축은 물론 미세먼지 저감으로 대한민국을 청정국가로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냉난방에너지원을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천수 수열의 신재생에너지법 포함에 따른 효과는

하천수 수열에너지의 재생에너지 포함 지정 시 효과로는 크게 규제 해소와 정책적 지원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규제 해소의 측면으로는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에서 집단에너지 이외 열생산 시설은 허가가 필요해 사실상 수열에너지 설비 도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열 생산시설의 경우 허가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대규모 수열에너지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건축물 냉방 설비의 경우 최대 부하의 60% 이상을 심야전기, 집단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한 방식으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어 수열에너지 적용 비율 확대가 가능해진다.

정책적 지원의 측면으로는 1,000㎡ 이상 공공건물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율에 적용될 수 있으며 각종 신재생에너지 지원제도 및 금융제도 활용이 가능해 초기 투자비의 부담을 해소할 수 있어 보급 확대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 상정 지연 되고 있다

향후에도 국회, 산업부 등에 수열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장려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하천수 수열에너지의 재생에너지 지정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수열산업이 초기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기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물 산업 육성 관점에서의 환경부 등 정부부처의 적극적인 지원과 수열에너지 마케팅 및 사업 효과를 홍보할 수 있는 대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이 요구된다.

앞으로 수열에너지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한 환경부 등 정부부처 협의와 수열에너지사업의 적극 발굴 및 성공적 추진을 위해 다각적으로 관계자들과 협력 및 노력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은

앞으로 물의 잠재가치인 수열에너지의 활성화와 국가적 관심 확산을 위해 국가시범도시인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시티와 강원도 수열에너지 클러스터에 수열에너지 공급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기존 광역상수도 인프라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수요처 발굴 및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K-water는 앞으로도 수열에너지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가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정책적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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