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배출권거래제 변경안, 이대로 괜찮나
[분석] 배출권거래제 변경안, 이대로 괜찮나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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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제한, 과도한개입 vs 시장안정화 ‘대립각’
환경부, 설계당시 하자 인정?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정부가 배출권시장에 유동성을 주기 위해 2020년 배출권 이월을 제한하는 ‘2차계획기간 국가배출권 할당계획 변경()’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업계 내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의견과 시장안정화를 위한 정책이라는 의견이 대립되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환경부는 현행 배출권거래제도 내에서는 배출권 제출의 유연성 기제에서 이월 및 차입기준을 계획기간 내에는 할당대상업체의 제2차 계획기간 중 이행연도간 이월신청에 대해 수량과 관례없이 승인하고 2차계획기간의 다음 이행연도로만 이월하도록 했다.

그러나 변경안에는 2차계획기간 중 연도간 이월의 기준을 설정, 1차 이행연도는 배출권 순매도량의 3, 2차 이행연도는 배출권 순매도량의 2배로 제한했다.

이와 관련 관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배출권거래제에 대해 시장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규제로 접근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도 이에 대해 첨예한 대립각을 보였다.

먼저 정용식 포스코 리더는 잉여업체 대표로 패널토론을 했다. 정 리더는 제도의 급격한 변경은 그에 준하는 사항이 있어야 하는데 그 사안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라며 거래량이 증가한 상황인데 거래량이 부족해서 제도를 변경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을 꺼냈다.

정 리더는 산업부문의 배출량은 9%대로 정부의 예상치인 15%보다 상당히 낮다라며 감축률이 굉장히 높아서 올해는 배출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 리더는 법령에 충실하게 시장안정화 조치를 희망하고 있다라며 과거처럼 최소한 6개월 정도 시간을 주거나 다음 해 부터라던지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김진수 남동발전 부장은 “1차 이행연도 물량으로 하면 1,300만톤, 그 중 부족업체 대표로 참여했다라며 정부에서 안정화 조치를 해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6월 말에 배출권을 제출해야하는데 각 잉여업체를 찾아다니면서 구해봤지만 쉽지 않았다라며 시장은 시장의 원리에 의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는 바이며 시행착오를 발견하고 개선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이는 할당의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발전업계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달성을 위해 탈화석연료를 추진해 왔음에도 3차 이행년도에서는 1,500만톤을 사야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어 김 부장은 정부가 빠른 조치를 해줘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라며 부족한 대표 업체로서 시의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이월제도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이지웅 부경대학교 교수는 이월제한과 관련 정부가 할당계획을 통해서 시장에 개입하는게 합당하냐하는 문제가 있다라며 시장은 자발적인 거래가 이뤄져야하고 이는 사회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기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잘 작동되는 시장의 필수요소가 유동성에 대한 문제라며 “(우리나라 배출권시장의 경우)시장에 유동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돼야하지만 유럽의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유럽집행부와 전면대치한 상황도 있다라며 정부가 개입하기로 했으면 현실적으로 실행가능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이러한 제도를)미리 만들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할당계획을 바꾸는 것은 게임이 다 끝나가는데 룰을 바꾸는 것과 같은 것으로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향후 정부가 배출권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제도적 개선방안을 지금부터라도 고민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경매제도에서는 위탁업무를 하고 있는데 배출권을 정산할 때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만을 인정하며 무상할당 배출권을 무조건 시장에 내놓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배출권 상황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으로 기업의 행태가 비난받아서도 안되고 비난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향후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인바 시장친화적정책을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고민해서 3차계획기간에는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이소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강도 높게 이월제한 정책을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뒤늦게 이월제한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라며 이는 시장의 신뢰를 깨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하며 다배출기업에는 이익, 감축기업에게는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변호사는 제한을 하면 가격이 떨어진다라며 이월제한 하겠다는 발표 후 이미 15%정도 떨어진 25,500원대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조치로 웃는 기업은 다배출기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다시 말해 선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응해온 기업은 울 수밖에 없다라며 배출권 부족한 기업을 살리자고 감축을 위해 대응해온 기업을 죽이는 상황이라고 이월제한정책을 질책했다.

이는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감축에 개입하면 시장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주장이다. 규제행정으로 하겠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으로 결국 시장질서를 흩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시장을 망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무너진 시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궁금하고 또 이러한 조치는 감축투자를 기업들에게 하지 말아도 된다고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무엇보다 이 변호사는 급하면 추가할당을 하고 강제적 수단을 통해 이월제한을 해주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라며 감축이 해법이 돼야하는데 이월제한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감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배출은 쉽게 한다는 것에 대해 정부가 과연 온실가스 감축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도 토로했다.

이 변호사는 매월 플랜이 있었어야 하고 수단들을 통해 완급 조절을 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크다라며 빨리 경험을 쌓고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며 이번 공청회에서 유의미한 의견을 환경부가 받아들이고 반영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사실상 철회를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만큼 환경부가 이러한 의견을 어떻게 반영해줄지 기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김태선 에코시안 금융공학리서치센터장은 중립적인 측면에서 말하겠다라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데 있어서 투자하는 것도 옵션이고 감축 구매도 옵션이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배출권시장은 엄청나게 유동성이 위축돼 있다라며 금융공학을 한 입장에서 코스피 시장과 대비해 본 결과 위험한 시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이월제한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지만 이러한 가운데 8월 말로 데드라인이 옮겨진 것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를 희석시켜줬다고 본다라며 시장조치를 미리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많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나 이월제한이 시장의 유동성측면에서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월과 차입에 대한 가변에 대한 영향을 주는 팩트들이 있고 일관성이 깨져 있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차입에 대한 한도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월은 순매도로 했지만 차입은 순매수로 하면되지 않냐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SellBuy를 조절하면 된다라며 “Sell & Buy 가운데 앞으로 업체의 상황이 변경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상당히 키워서 부족이든 잉여든 모두 옵션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김 센터장은 이월제한 플러스 리저블 물량을 조금 더 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라며 고통에 대한 부담을 업체들에게만 넘기지 말고 정부도 이에 대해서 분담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장이재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환경부가 포기했다, 이월제한을 풀어서 부족한 업체들을 해결하려는 등 끝까지 몸 사리려고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장 과장은 “1,357만톤 부족한 업체들 중에 그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상쇄배출권을 판다고 하더라도 590만톤에 대해서는 해소가 안된다라며 배출권거래제의 취지자체가 감축을 하든지 비용부담을 하든지 등 옵션으로 정해져있고 감축이 최종목표이기는 하지만 시장에 물량이 없어서 계속 구매해야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장 과장은 부족기업들도 노력이 있었을 것이지만 결국은 유동성이 부족해서 의무달성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현재 1,350만톤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590만톤이 시장에 공급된다고 말했다.

부족업체가 배출권가격이나 배출권 정산에 대한 의무달성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하는데 이월제한해서 노력에 대한 부담을 모두 해소해 주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 과장은 이월제한을 한다고 하니까 부족기업들이 물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가격이 그렇게 많이 떨어질거라고는 안본다라며 예비분과 이월은 많은 차이가 있고 예비분을 공급하게 되면 사실상 그 물량을 물리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장 과장은 또 이월제한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명확하게 내년도에 배출량이 얼마나 될지, 추가할당량이 얼마나 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평균적으로 대략 2차 이행년도에 45,000톤 정도로 예측되는데 1차 이행년도에서 차입 또는 스왑을 하게 되면 2차 이행년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유동성 제고가 문제라고 보는 것이지 다른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에서 배출권거래제법 제1조에 취지 목적 자체가 거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감축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 할당계획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며 시행령 30조에 대한 법률상의 안정화조치로 이월제한을 시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장 과장은 법구도를 보면 목적에 맞춰서 법이 이뤄져야한다라며 할당계획이 움직여지면 법취지에 어긋나지만 가장 먼저 고민해야하는 것은 제도의 운영취지를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 과장은 캘리포니아 위탁경매제도는 처음 알았는데 이러한 부분도 검토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설계당시부터 하자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장 과장은 제도가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라며 그렇게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고 2018년물 2019년물 등 이러한 빈티지도 필요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된다면 정부는 더 이상 개입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2018년도 분에 대해서는 소급규제에 대한 이슈가 있다라며 법정용어로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이 있는데 진정소급의 경우 행위가 완료된 후 규제로 백퍼센트 불법이며 부진정소급은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중에 규제하는 것으로 반정도 불법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정소급입법은 이미 과거에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해 사후에 그 전과 다른 법적 효과를 생기게 하는 입법을 의미하며 부진정소급입법은 과거에 개시됐지만 완결되지 않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와 그 법적효과에 장래적으로 개입하는 입법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 변호사는 법적인 이슈를 챌린지 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할 것이라며 환경부가 시장의 운영철학과 법적인 부분을 재검토했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관계전문가들 역시 이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배출권 관련 한 전문가는 정부가 이월제한을 통해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이월제한 예고 후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해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고 변경안을 바로 들고 나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초안에 있었던 1차계획년도 부족량, 공급가능량 직접명시로 시장 잉여량이 많다는 시장파괴적 내용이 삭제된 건 다행이라며 규모가 줄어든 것 일뿐 달라진 것은 전혀 없으며 당초 610일까지 하겠다 해놓고 8월 말로 변경한 것 역시 편의대로 제도까지도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기업이 실시간 제도변경을 모두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기업입장에서 이런 부분 역시 쓸데없는 비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계에서 배출권거래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가 중심을 잡고 제도를 안정화 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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