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맹호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투데이에너지]에너지이용은 기술의 발전, 경제와 사회의 변화, 환경문제 등에 따라 역사적으로 변화해 왔다. 또한 자원과 기술상황에 따라 에너지정책에서 또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제3의 불로서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서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3월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안전 문제는 원전 이용 국가들에게도 사회적 정책 이슈로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간헐성 특징이 있는 풍력과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는 공급의 안전성과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에서 위험성이 또한 우려되고 있다.

반면 원전은 높은 온도에서 녹지 않는 핵연료 개발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안전성과 경제성 향상을 혁신적으로 추진하고 재생에너지와 공존하는 소형모듈 원전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에너지의 국제적 환경 변화로 세계 원전 시장에서의 주도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는 국가전략으로 11개국에서 35기 원전을 건설 또는 계약을 추진하고 세계 원전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또한 중국도 미국과 프랑스의 기술을 토대로 원전을 개발하고 원자력 굴기 전략을 통해 세계 40여개국과 원전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세계 원전 시장의 2/3를 러시아와 중국원전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강대국간 벌어지는 21세기의 미래 원자력기술의 패권 경쟁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아시아와 유럽간 항해를 10일 이상 단축하는 북극항로 개설과 세계적으로 미발견된 에너지 자원의 30% 수준으로 추정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우라늄 등 자원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인류의 미래 개척지인 우주 탐사에도 원자력 대국들은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원자력추진 쇄빙선, 부유식 해양원전, 원자력추진 우주선을 이용한 달과 화성 탐사에서 에너지공급용 초소형 원전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초소형 원자로는 군사적으로 활용 수요가 많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는 달과 화성탐사에 활용할 목적으로 우주선 추진력과 우주기지 에너지공급용으로 원자로 개발을 경쟁하고 있다. 중국도 해양원전과 원자력쇄빙선 개발에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위해 우주, 극지, 해양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혁신원자력시스템 기술 개발의 전략적 추진이 필요하다. 원자력대국에 비해 투자나 개발 규모에서 비교가 되지 않지만 원자력기술 소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후세대의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올해는 우라나라에 원자력이 들어온 지 60주년이 된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최빈국인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서도 1959년 연구로 1호기(TRIGA Mark-Ⅱ) 건설로 출발해 1978년 세계 21번째로 원자력 발전국이 된다.

이후 원전 기자재 국산화와 기술자립을 정책지원 아래 적극 추진해 핵연료 설계와 제조 기술의 자립, 연구로의 독자 설계 및 건설, 한국형 원전 설계기술 자립 및 건설 운영, 나아가 2009년 12월 요르단에 연구로 첫 수출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 첫 수출에 성공했다.

국내 원자력계는 이날을 원자력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개발 수출한 APR-1400 원전은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을 받았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을 입증하고 있다.

2015년 정부는 광복 70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을 선정 발표했다. 원자력분야는 국내 최초 원자로, 독자개발 연구용 원자로(HANARO), 한국표준형 원전 설계기술, 신형경수로 APR-1400, 중소형모듈 원자로 SMART가 선정됐다.

특히 연구로 1호기 TRIGA Mark-Ⅱ는 유물로서 보존과 활용가치가 아주 높아 문화재청은 근대 산업기술 문화유산 중 하나로 선정하고 2013년 12월20일 등록문화재 제577호로 지정한 바 있다.

광복 이후 최빈국에서 원자력선진국으로 부상한 현 시점에서 과거의 원자력 성과를 보존하고 후세들에게 교육과 역사 전통을 물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원자력기술 발전의 토대가 된 최초의 연구로 TRIGA Mark-Ⅱ와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는 현재 해체를 준비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선진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역사적으로 가치있고 우수한 과학기술 성과는 해체에 앞서 보존과 체계적인 활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수적이다. 이는 지속적인 국가발전에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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