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베트남 현지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을 설립한 후 베트남 PDH,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건설에 돌입한 가운데 2020년말까지 23만톤 규모의 LPG저장시설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효성이 베트남 현지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을 설립, 베트남 PDH 및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건설에 돌입한 가운데 2020년말까지 23만톤 규모의 LPG저장시설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효성이 국내에서 이루지 못한 LPG사업에 대한 꿈(?)을 베트남에서 완성하게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효성은 베트남에서 LPG를 수입해 이를 저장하고 대리점이나 충전소를 비롯한 LPG유통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트레이딩을 통해 주변국가에 수출하는 사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효성은 원료공급에서부터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일괄생산체제를 국내시장에서 갖추고 싶어 했지만 원재료인 납사를 대신해 LPG를 도입 및 저장하고 이를 유통시킬 수 있는 인프라시설 구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상태다.

효성은 현재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납사)가 비쌀 땐 원가 절감을 위해 대체재인 프로판(LPG)를 울산 소재 SK가스 LPG저장시설로부터 가스를 공급받고 있아 프로필렌은 물론 하부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같은 생산체계 한계 극복의 일환으로 효성은 지난해 6월 사업부문을 4개로 분할, 석유화학제품인 프로필렌을 생산해 폴리프로필렌수지, 폴리에스터 필림, 폴리케톤 등의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효성화학을 신설한 바 있다.

베트남 현지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대표 최영교)을 설립한 후 13억달러를 투자해 바리아붕따우성(省) 까이맵공단에 60만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효성은 올해 말 절반수준인 30만톤 안팎의 PP생산시설 건설을 완료하고 2020년부터 상업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24만톤 규모의 LPG저장시설을 2020년 말까지 프로판 탈 수소화공장인 PDH와 PP 등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입출하 부두 조성 등의 건설공사를 2023년 말까지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약 40분 거리의 바닷가에 위치한 현지 PP공장에 LPG공급을 위해 효성은 프로판 17만톤, 부탄 7만톤 등 총 24만톤의 대형 LPG터미널 구축을 2020년 말 완료할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에 갖춰질 LPG저장시설을 통해 PDH공장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물량은 베트남시장의 대리점이나 충전소 등을 통해 LPG를 공급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트레이딩을 통해 LPG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비롯한 주변국에 농어업, 상업 및 산업용 등의 용도로 스팟시장을 이용해 중계무역으로 수출해 수익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방안도 포함시켜 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LPG사업을 위해 효성은 전 SK가스 임원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장 건설 등에 필요로 하는 현지인들도 대거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의 베트남 LPG사업 추진에 관련 업계에서는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정기보수가 진행되거나 원료 구매 전략이 실패하게 될 경우 고가의 원재료 투입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의 탈출구가 베트남에서 PDH와 연계한 LPG사업에 나서게 된 배경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판탈수소화(PDH)공정과 연계된 LPG를 매개로 문턱이 높은 베트남 내수 에너지시장에 진출하게 될 뿐 아니라 다른 연관사업으로의 진출 및 사업 확장이 용이한 인프라 또는 기반시설 사업 마련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미국에서 셰일오일 및 가스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국제LPG가격이 납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효성의 베트남 LPG사업 추진의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프로필렌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정유사의 CDU나 NCC 증설 공백에 따른 프로필렌 수급 부족이 LPG를 원재료로 하는 PDH 공정의 가동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물론 초과 공급되는 미국산 LPG와 수입선 다양화에 도전받는 중동산 LPG의 가격 경쟁에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수익을 추가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하지만 베트남에서의 LPG사업이 그렇게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통상 에너지를 비롯해 통신 등은 한 국가의 기간산업 내지 인프라사업으로 평가되고 있어 시스템적으로 리스크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효성은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베트남과 협렵해 LPG와 석유화학 사업에 나서는 만큼 사업 시작단계부터 밀접한 관계에 기반해 사업에 착수함에 따라 베트남정부에서도 정책 및 금융지원을 뒷받침하거나 향후  LPG저장시설을 완공하게 되면  사업허가 내지 면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LPG시장이 국내와 비교할 때 규모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가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처럼 수요비중이 큰 난방용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수송용도 제한적이며 음식 조리를 위한 취사용이나 산업용 등이 LPG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조업의 성장에 따른 산업용 수요가 늘고 효성 이외에 PP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도 있어 이들 기업과 산업체에 대한 LPG공급이 앞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LPG협회에서 집계한 베트남 LPG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97만9,000톤의 LPG를 소비하고 있어 현지에서 LPG생산이 75만7,000톤에 그쳐 나머지 물량은 중동이나 미국,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용도별로는 용기 등을 통해 유통되는 가정용이 112만톤, LPG저장탱크 등을 이용해 공급되는 산업용이 84만7,000톤, 수송용은 1만2,000톤에 그치며 충전소는 65개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을 주력제품의 복합생산기지로 삼은 효성이 해외시장 공략 전초기지로 PDH와 연계한 LPG사업에 대한 기초를 제대로 갖춰 앞으로 얼마나 육성시켜 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편 지난 2017년 울산 남구 용연공장에 30만톤 규모의 PP생산시설 증설에 나서면서 폴리프로필렌사업을 확대한 효성의 자회사인 효성화학과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SK종합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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