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서울시가 추진해 오던 에너지생산을 위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서울시 에너지자립 목표가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에너지자립을 위해 수소생산기지를 강서구 마곡지구에 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마곡지구에 건설 예정인 열병합발전소까지 건설을 반대하고 나서 서울시가 이를 원활하게 협의해 나갈 수 있을지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수소생산기지건설사업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서울도시가스와 현대자동차가 수소충전소건설을 목표로 참여한다. 서울에 건립되는 수소생산기지는 하루 약 1,300kg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버스 1대가 25kg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약 52대가 충전이 가능한 양이다.

이는 정부가 생산기지에 대한 R&D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사업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수소생산기지건설과 함께 이미 예정돼 있던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까지 반대하면서 서울시의 에너지자립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서울시 의회에서는 성중기 자유한국당 의원(강남1)이 지난달 21일 열린 제287회 정례회 예산결산위원회 서울시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마곡열병합발전소 관련 예산의 전액 삭감할 것과 사업 재검토를 촉구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성 의원에 따르면 마곡열병합발전소가 위치할 강서구 일대 주민들의 의견수렴 및 청취가 미흡하고 아직 환경영향평가조차 받지 않은 상황에서 추경을 통한 예산처리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현재 양천구 목동열병합발전소 및 부천 소재의 GS파워로부터 열을 공급받아 마곡지구에 공급하고 있으며 마곡지구의 입주가 완료돼 열사용가구가 포화될 경우 자체적인 열 생산‧공급이 이뤄져야한다. 무엇보다 목동열병합발전소가 노후돼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효율향상을 위해서도 마곡열병합발전소건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수소생산기지를 매개체로 한 열병합발전소건설 반대까지 이어지면서 사업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마곡열병합발전소가 주민밀집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 주민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열병합발전소는 일반발전소와 달리 분산형에너지시설로 소비지 인근에 위치하도록 돼 있으며 도심에 들어서는 만큼 주변지역의 대기질을 고려해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해 적용토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지역난방열을 목적으로 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신규개발되는 지역난방지정 지역 내에 들어서도록 하고 있다. 이는 송열 시 발생할 수 있는 열 손실을 줄임으로써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마곡열병합발전소와 수소생산기지는 관리주체도 다르고 상호 상관관계가 없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민원이 서울에너지공사로 쏟아지고 있어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어떠한 부분에서 우려하는지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소생산기지와 관련 서울에너지공사가 관여돼 있는 상황이 없어 사실상 답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에너지공사가 연료전지사업자로부터 수열을 검토 중이어서 이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우려로 알고 있는데 연료전지사업과 수소생산기지와는 별개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환경영향평가 부분은 1차시설에서는 평가 대상이 아니고 2차시설은 평가를 받을 예정”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 서울시의 관계자는 “특히 마곡열병합발전소의 경우 10여년 전 마곡지구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지역지정을 통해 계획돼 있던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미 계획돼 있던 에너지공급체계를 갑자기 바꿀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계획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열병합발전소건설은 전적으로 서울에너지공사가 중심이 돼서 운영되는 사업이고 서울시가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또 환경영향이라거나 지도의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서울시가 적극 개입할 문제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에너지는 기반시설이기 때문에 도시개발 계획을 세우게 되면 해당 도시에 어떠한 에너지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계획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지구를 지역난방지역으로 지정, 이이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을 세운 바 있다. 각 지자체의 에너지계획은 중앙정부로 모아져 국가 에너지계획을 세울 때 역시 열과 전기 공급 및 수요와 관련 내용이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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