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경제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남북러 PNG사업은 동북아 국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성그룹(회장 김영훈), WEC 한국위원회가 28일 공동 주최한 ‘남북러 가스파이프라인과 동북아 에너지협력 컨퍼런스’에서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이같이 밝히며 PNG사업은 각국의 이해관계와 계산법이 달라 정치적 접근 보다는 경제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용성 에경연 원장은 “냉전시대에도 소련과 서유럽은 성공적으로 파이프라인을 연계 및 천연가스 교역으로 상호 에너지 수급 안정 및 경제적 이득을 획득했다”라며 “경제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PNG사업은 남북한은 물론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경제적 이익과 이를 토대로 지역의 평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서유럽은 역내 천연가스 생산량 감소 및 석유파동(1973∼1974)에 따른 에너지 수입다변화가 필요했으며 소련(현 러시아)은 외화 획득 및 가스산업발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서로간의 경제적 필요에 의한 러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교역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교역은 냉전시대에도 러시아와 유럽이 안정적인 경제관계를 지속시키는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조용성 원장은 “북한은 남북한 관계보다는 직접적인 경제효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은 남북러 PNG사업을 기반으로 한 남북관계 개선이나 부수적 경제효과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남북의 이해관계의 차이를 설명했다. 

또 조 원장은 “러시아는 경제적 목적과 대북관계 복원 및 한반도 영향력 등에 관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3국간 분쟁 해결 및 협력구조 마련 그리고 명확한 북한 리스트 관리 방안 마련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LNG 수급 전망을 보면 2025년 이후 한국가스공사는 카타르, 오만,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LNG 장기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후속 신규 계약이 필요한 실정이다.

중장기 국내 천연가스의 수요의 증가가 예상돼 조속한 계약체결 및 다양한 수입다변화가 절실하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물론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러시아의 천연가스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워 LNG뿐만 아니라 PNG형태로도 공급가능하다. 한국입장에서도 PNG형태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해상운송에 드는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어 PNG도입을 위한 남북러 PNG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2016년 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 간 협력협정 재체결을 통해 PNG사업을 다시 타진 중이다.

원래 이 사업은 2011년 한러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합의됐으며 원래 계획은 2013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공사에 착수해 2016년 건설을 완료하고 2017년 1월부터 가스 공급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남북러 PNG사업은 현재 답보상태다. 정치적인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PNG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북한 관계 개선을 통한 리스트 해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조 원장은 “남북한 PNG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대러 제재가 풀려야 한다”라며 “그외 사업의 명확한 추진 원칙 설정, 3국간 분쟁해결 및 협력 구조방안, 명확한 북한 리스크 관리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가스 및 동북아 PNG시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패널들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글로벌 가스 및 동북아 PNG시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패널들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반면 남북러 PNG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치적 리스크의 해소가 전제돼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류지철 미래에너지전략연구협동조합 이사(천연가스산업연구회 회장)는 “남북러 PNG사업은 정치적인 리스크 해소 없이는 진전을 보기 힘들다”라며 “역내 동북아시아 다자 에너지사업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스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류지철 이사는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다면 동북아 에너지협력이 촉진 될 것이며 더불어 남북러 PNG사업 역시 포함된다”라며 “북한 비핵화 이후 가능한 사업 구상과 북한이 에너지협력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사전에 준비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류 이사는 “북한의 비핵화는 현재 동북아 국경간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가로막는 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이거나 제거할 것”이라며 “북한의 에너지 부족 위기 회복을 위한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려면 지역 자원의 다자적인 접근법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PNG사업의 키를 쥐고 있는 러시아와의 협력도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시아는 동부지역 및 북극지역 육산 가스전 개발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해상 가스전 개발은 서방의 제재로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아태 천연가스시장의 의존도는 향후 40%까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시장을 대상으로 수출 물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 대한 의지가 높다는 것이다.

이성규 에경연 북방에너지협력팀장은 “러시아, 북한과의 협력사업은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향후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동 사업은 한러간 협력에서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글로벌 가스 및 동북아 PNG시장 현황과 전망,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 추진 방안에 관련한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지며 심도 있는 논의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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