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중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초전도 과학시연방법을 청소년에게 설명하고 있다.
김찬중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초전도 과학시연방법을 청소년에게 설명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거중기 창제와 화성 축조의 일등공신으로 알려진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조선후기 사회·경제분야에 남긴 뛰어난 업적만큼이나 훌륭한 저서를 많이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약 500여권에 달하는 그의 책에는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애민(愛民)정신을 바탕에 둔 평생의 연구 노력이 오롯이 담겨있다. 후대의 자손들이 다산의 역작을 ‘현재의 교훈’으로 기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의 김찬중 책임연구원이 다산의 역작만큼이나 미래 세대에 길이 영향을 남길 저술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발간한 초전도 자기부상 영문 실험·실습서, ‘초전도 자기부상, 개념과 실험(Superconductor levitation, concepts and experiments)’ 때문이다.
 
김찬중 박사는 대한민국 초전도 과학분야를 대표하는 과학자로 33년째 양자역학적 현상인 초전도체의 합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과학기술전문위원(2013년)과 한국초전도학회장을 역임했으며(2016~2017년), SCI 집계 기준으로 150편에 달하는 초전도 관련 국제 논문을 게재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성과를 보유한 ‘국제 과학자’이다.

해당 저서는 과학기술교육에 대한 김찬중 박사만의 남다른 애정으로 탄생했다. 초전도 현상은 물리학의 역사에서 100년 이상을 차지하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5차례나 배출한 유서 깊은 연구 영역이다. 그러나 눈부신 성과에 비해 해당 분야를 종합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전문 서적의 공급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김찬중 박사의 ‘초전도 자기부상, 개념과 실험’은 그간 종합 연구·교육 서적 등장에 목말라 있던 학계와 교육계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책에는 김찬중 박사가 고안한 20여가지의 실험 기법과 데이터, 직접 촬영한 400장의 독창적인 사진자료로 ‘자기부상(마이스너 효과, Meissner effect)주1) 현상’, '고기잡이 효과(Fishing effect)’, 자기부상열차의 제작 방법 등 초전도 자기부상 현상의 다양한 원리 및 응용 연구 결과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서가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 초전도 과학의 세계화’이다. 김찬중 박사가 개발한 국산 연구 콘텐츠에 기반한 영문 실습서는 현재 국제과학기술도서 출판 점유율 1위인 독일 스프링거(Springer)사의 출판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청소년과 대학(원)생에게 공급 중이다. 특히 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고온 초전도체를 활용한 ‘초전도체 합성기술’ 편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초전도 연구개발 성과 대목을 엿볼 수도 있다.

김 박사에게 이번 영문 실습서는 곧 ‘과학으로 쓴 한 편의 자서전’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올곧게 담아내는 자서전처럼, 해당 저서에는 초전도 자기부상 연구를 비롯한 과학문화 활동에 평생을 바친 김 박사의 흔적이 집약돼 있다.

김 박사는 “해당 영문도서가 전세계 과학도들에게 초전도 과학분야에 대한 친밀감을 심어줄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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