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병성 원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투데이에너지]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주변에서 다양한 전기자동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솔린엔진의 보조동력으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가 주를 이뤘던 것에 비해 이제는 순수한 전기모터로만 작동하는 플러그인 전기자동차(Plug-in Electric Vehicle)를 쉽게 볼 수 있다.

전기자동차가 다시 운송 수단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예전에는 잊힐 수밖에 없었던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다시 한번 동일한 잣대로 그려보려 한다.

2013년 테드(TED Talk)에서 테슬라(Tesla)의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Tesla S의 특징으로 배터리의 무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의 대부분을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함으로서 한 번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새로운 배터리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의 경량화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보다 엄밀하게 표현하면 전기자동차의 운행거리를 결정하는 것은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이다.

소주 한잔 량의 휘발유로 1km를 운행할 수 있는 가솔린엔진과 비교한다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배터리의 경우 대략 150~ 200Wh/kg의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다. 완전 충전 시 200km 내외의 거리를 주행 할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한 미래 기술로는 리튬-메탈(Lithium-metal), 리튬-황(lithium-Sulfur) 및 리튬-공기(Lithium-air)와 같은 기술들이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에너지밀도를 기존에 비해 2배이상 올릴 수 있다. 실제로 2030년까지 에너지밀도를 500Wh/kg 이상으로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배터리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짧은 수명과 낮은 효율과 같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

두 번째는 충전속도다. 현재는 대략 30분 내외의 급속충전시간(완전 충전량의 80%를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이러한 급속충전시간을 2030년까지 10분 이내로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배터리의 요구사항은 2,000회 이상의 충·방전 이후에도 배터리의 용량을 80% 이상 유지할 정도의 수명과 안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의 화재사고가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발화성 액체전해질을 비활화성 고체전해질로 교체하는 전고체상전지기술이다.

마지막으로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이다. 이 중에서도 배터리의 가격은 상당히 그 소재 가격에 의존한다.

현재 리튬이차전지의 단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대 소재는 리튬, 니켈, 알루미늄이다. JP모건의 발표에 의하면 현재 배터리 팩 가격(~209$/kWh)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소재의 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소재의 단가비중은 현재의 27%에서 최대 56%까지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고가소재를 대체하거나 사용량을 감소하기 위한 소재의 연구개발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배터리만 아니라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잣대는 200년 전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전기자동차의 충전문제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전력망을 이용해 충전할 경우 수 GW의 추가적인 전력생산이 필요하다. 이는 각 충전소가 소형발전소 정도의 전력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전기자동차의 미래에는 매우 독특한 변수가 있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시장상황은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결정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고려된다. 2021년 중국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폐지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는 배터리성능 및 안전성 향상, 충전을 위한 젼력망 확충, 가격 및 국제시장상황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한국은 이러한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플레이어로 전세계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 비해 뒤쳐졌다고 평가돼왔던 소재부품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역시 다양한 소재부품분야에서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의 미래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위에서 정리한 잣대를 기준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분명 현재 전기자동차의 미래는 200년전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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