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업계 내에서는 발전부문이 대부분 가스터빈을 일본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터빈 내 들어가는 부품들이 타사와 호환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혹여 있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치된 대부분의 가스터빈들은 일본제품이다. 가스터빈 제조사는 크게 GE(미국), 지멘스(독일), MHPS(일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두산중공업에서 가스터빈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국산화율은 95%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가스터빈 설치 시 GE와 지멘스측에서는 국내에서 제시한 기술이전 조건이 맞지 않아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MHPS라는 것이다. MHPS가 기술이전을 약속한 것. 그러나 막상 수주 후에는 MHPS 역시 핵심부품과 관련해서는 기술이전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가스터빈 제조기술을 100% 국산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무역규제가 발발되기 전 예방정비를 마치고 예비부품까지 모두 확보한 상태여서 무역규제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큰 무리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타 지역난방사업자들 역시 일부 일본제조사의 터빈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무역규제로 인한 여파는 드러난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발전소들은 예비품들을 보유하고 있어서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문제는 장기화 됐을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매번 같은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계기가 돼서 기술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관계자 역시 정부가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라며 업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요청을 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반도체부분에서 불화수소 수입과 관련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의 순도에 따라 반도체의 성능이 차이를 보이는 만큼 순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99.9999%의 순도를 보이는 불화수소가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해 왔다.

문제는 국산화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국산화하더라도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지 몇 개의 회사가 전세계에 모두 공급을 할 수 있을 만큼 시장규모가 작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좁은 시장에 기술개발을 통해 진입하기에는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관계 전문가는 중국처럼 국내시장이 내수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을만큼 규모가 된다면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현재 국내시장은 그런 수준은 턱없이 안되고 그렇다고 안쓸수는 없는 상황에서 여러모로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경제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반드시 필요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공기업을 설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고민해볼 가치는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아직은 무역규제로 인한 여파에 대해 예측만 할 뿐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에서는 이를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무역규제를 통해 관계 전문가들은 조금은 힘들겠지만 국내산업구조를 재정비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에너지업계들도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기술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무역규제가 향후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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