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자동차 상품본부 부사장(앞줄 좌)과 아이오니티 마이클 하제쉬 CEO(앞줄 우)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투자 및 전략적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박설민 기자] 초고속 충전 인프라의 확대는 충전속도향상과 함께 전기차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미래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핵심요소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가 전기차 경쟁력인 충전속도 우위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유럽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구축 전문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유럽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보다 풍요로운 이동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유럽 내 전기차 판매 우위를 지속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지시각 지난 6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아이오니티 본사에서 각 사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및 전략적 사업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전역의 대규모 전기차 충전 인프라구축에 힘써 고객에게 충전에 대한 걱정없이 편안한 장거리 여행을 지원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이오니티는 BMW그룹, 다임러 AG, 폭스바겐그룹, 포드 모터 등 유럽 중심의 완성차 업체 4개사가 유럽 전역에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2017년 11월 공동 설립해 현재까지 유럽 전역 고속도로망에 140여개의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완료하며 유럽 내 최대 초고속 충전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아이오니티가 설치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이다.

아이오니티는 2020년까지 유럽 24개국을 관통하는 주요 고속도로 내 약 120km 간격으로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 구축을 완료 후 고객이 충전에 대한 걱정없이 유럽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이오니티는 디지털 결제 방식과 유럽 전기차 충전 표준을 적용해 전기차 제조사에 구애 받지 않는 광범위한 호환성을 자랑한다.

전기차의 충전속도는 충전기의 공급전력(kW)이 좌우한다. 높은 전력으로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에도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충전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의 50~150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는 전기차의 경우 400V급 충전시스템이 탑재되지만 아이오니티가 제공하는 350kW급 전력으로 충전하려면 800V급 고압의 충전시스템이 요구된다.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로 충전하면 단 3분 충전만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코나 일렉트릭(배터리 64kWh 기준)은 100kW급 급속 충전기를 활용해 배터리 80%를 채우는데 54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800V 충전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의 경우 350kW급 초고속 충전기에서 충전시 약 15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이에 아이오니티는 기존 급속 충전기 대비 충전속도가 최대 7배 빠른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800V급 고전압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21년 이후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기차 전용모델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800V급 충전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아이오니티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초고속 충전사업 노하우를 내재화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보 전략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기아자동차는 효율성을 높인 전기차 전용모델은 물론 스포츠카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와 전기차 특화사양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현대‧기아자동차 상품본부 부사장은 “유럽의 핵심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유럽 전역에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확고한 전동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아이오니티와의 협업은 기존 주유 방식 보다 원활하고 쉬운 초고속 충전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하제쉬(Michael Hajesch) 아이오니티 CEO는 “현대자동차그룹의 e-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공헌으로 상당한 국제적 경험과 노하우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아이오니티가 신규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은 우리의 사업이 이미 결실을 맺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