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학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태안지부 위원장.
윤경학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태안지부 위원장.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태안지부는 조합원들과 소통과 공감을 통해 노사 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끌어가는 등 투쟁과 파업의 노조가 아닌 노사관계 신뢰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윤경학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태안지부 위원장을 만나 노조의 중점 활동 사항,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노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지부장이란 직책은

누군가를 대변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자리는 그게 어떤 자리든 책임이 막중하고 쉽지않은 자리라 생각한다. 지부장이란 직책도 마찬가지이며 누구나 다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지부장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돼 지금까지 활동해 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조합원의 권익과 지위 향상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 지부장이라는 직책도 노동조합도 그 존재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조합원의 시선으로 고충과 고민을 들어주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활동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의 지부장을 떠나 회사에서 최고참과 신입직원을 포함한 후배 직원들을 아우르며 대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도 능숙하게 해내야 하며 노사관계의 원활한 소통과 가교역할을 위해 경영진을 포함한 회사 간부들과도 활발하게 대화하는 것 또한 지부장의 주어진 역할이라 생각한다.

노동조합을 오랫동안 이끌어 오셨던 많은 선배님들이 해주시던 이야기에선 사업소의 부모역할을 노·사가 공히 해내야 한다고 하시던 것이 이젠 실감이 간다.

Q. 본사와 협력을 통한 태안발전본부 조합원들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과거 발전회사 출범전 한전에서 시작된 타향타지 사업소 근무는 입사한 직원들에게 항상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병을 유발하는 문제다. 그 나름의 근무지에서 적응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지만 낯선 환경, 낯선 사람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그리움은 누구나가 공감하는 문제일 것이다.

발전회사 출범 후 줄곧 수도권에 위치해 있던 본사가 태안으로 이전하면서 태안발전본부와 이런 맥락을 같이하는 상황이 됐다. 태안의 정주여건을 보면 태안발전본부가 태안화력으로 출발하던 시절부터 열악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안 좋았다.

한국서부발전의 발전소 건설과 맞물려 지역에 자본이 투입되고 간접자본이 건설되고 파생되는 수요에 따라 각종 공공시설과 편의시설, 교육시설들이 만들어진 역사가 곧 태안의 발전사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많은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직원과 조합원들이 공히 정주여건과 기반시설을 포함해 지역에 대한 개선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간부로서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민·관과 회사가 공히 협력해야 될 과제는 제쳐두고서라도 사업소 내에 있는 일들을 자체 해결이 어려워 본사를 통해 해결해야만 할 때가 많다.

얼마전에도 조합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본사 담당자들을 수시로 면담한 바 있고 잘못된 복지관련 규정개선과 직원들의 이용편의를 위해 수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가 태안으로 이전해서 인근에 위치하니 전화로 해결하기 보단 직접 방문해 담당자와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은 본사이전의 좋은 점이라 할 수 있고 본사도 이젠 태안이라는 공동의 울타리안에서 생활해야 되다 보니 오해와 편견을 떨쳐 내고 서로 상생하는 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Q. 태안발전본부 노조의 중점 추진사항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와 효율만능주의는 노동에 대해 상품으로만 취급했으며 기업은 물론 발전회사들도 지속적인 인력감축을 시행, 그 사이 설비는 끊임없이 증설됐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와 안전문제로 인한 인력수요가 교차되면서 업무에 필요한 인원은 태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업무강도는 매우 높은 상태이며 조합원 영역 뿐만이 아닌 사업소 소속 직원들의 불만이 가중되는 상황이고 얼마 전 있었던 경영평가와 인사제도시행에 대해 의구심과 불만이 도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과 연계해 경영평가 및 인사제도상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했으며 경영평가는 노동조합이 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며 문제가 많은 상황임을 분명히 알리고 엄중히 항의한 바 있다.

노사관계의 현안과 조합원의 일상을 개선하는 조합 활동은 당연히 해야 되겠지만 지부장으로서 우리 사업소가 한국서부발전의 얼굴로서 행복한 얼굴로 그려지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한 사업과제를 발굴하고 추진할 것이다.

Q. 임기 중 노조 활동에서 특화된 사업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태안에 팽배했었던 것은 원칙과 규정에 대한 불신과 신뢰의 실종이었다. 이해관계와 이익이 결정되는 모든 의사결정에 대해 사업소 구성원들이 신뢰하지 않았고 노동조합도 그 불신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노동조합도 구성원들의 신뢰를 먹고 사는 조직이며 그 신뢰속에서 지지가 싹트고 그 지지는 단결력이자 노동조합의 힘으로 나타난다.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나가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조합활동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에 대해 떠나간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부터 먼저 시작해야 하나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그 대답은 원칙과 규정 준수 및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와 소통이 절실하다는 것에서 찾았다.
조합원들이 목말라하는 정보에 대한 수요를 채워주고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도 양날의 과제로 주어진 상황임을 인식했다.

조합원들과 더 많이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필두로 요즘 시대의 문물인 SNS를 적극 활용했다. 카톡과 문자, 이메일 등을 활용하는 것은 요즘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세대 신입 조합원들에게 소통의 수단으로 반드시 활용해야 되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다만 규정과 원칙의 범주를 무너뜨리는 사업은 지양할 것이며 소통수단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허위사실과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단호하게 대응해 조합원들의 알권리와 올바른 판단과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노조에서는 회사와 어떤 관계를 통해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부응 할 수 있다고 보는가

회사는 조직논리와 관료사회의 상명하복의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나라도 관료주의에 의해 국가가 운영되고 있으며 권위적인 문화는 아직도 공공기관의 경영에 많이 침투해있다.

회사는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회사의 경영과 의사결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시장형 공기업이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현실에서 정책을 시행하는데 있어 맹점과 시정해야 될 사항과 수정돼야 마땅한 수단들을 강하게 어필할 없는 것이 회사의 입장임을 노동조합은 잘 알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비록 올바른 방향이고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정책이라 할지라도 해당 산업전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됨을 부인할 수없기에 노동조합은 이런 일에선 노사가 따로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회사가 해야 될 말에 힘을 실어주고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그 와중에 반노동적이고 반민주적인 일들은 결코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이런 입장을 공고히 한 상황에서 노사가 공히 협력해 정부 정책이 올바른 방향에서 시행되고 그 정책에 에너지산업의 체질변화와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Q.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노조의 노력은

안정적 전력 수급은 어느 한 가지 요소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통해 달성할 수 없다. 그리고 꾸준해야 하고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 흐르듯 불협화음 없이 시스템이 동작하고 사람이 움직여야 가능한 문제다.

이 역시도 사람의 문제다. 장치산업의 기술자들은 기술의 축적과 숙련도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수한 관련 인재들이 유입되고 세대교체가 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고 고용의 안정성과 좋은 노동조건들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지금의 시대는 과거 해방 이후 개발 독재시대와 IMF라는 경험을 공유하지 않은 세대가 등장한 세대다. 누구보다 자신감 있고 불의를 용서하지 않으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이들에게 과거의 경험과 행동방식을 강요할 수 없다.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이제 다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그것을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해 지나온 이들도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이런 길을 설득하는데 있어 회사도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길 노동조합은 원한다. 조합원의 삶의 질과 노동조건의 개선, 안전한 일터 구현을 위한 산업안전보건 정책의 실행 그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노동조합도 감시하고 협력하겠지만 회사 경영진과 실무진들의 적극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결국 정부가 이야기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유지와 맞닿아 있다.

노동조합은 이런 목표를 위해 새로운 노동조합활동을 추구할 것이고 성실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안정적 전력수급은 이런 노력들과 요소요소가 더해져야만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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