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환경문제, 인증인프라 구축에 달려
[창간 기획] 환경문제, 인증인프라 구축에 달려
  • 홍시현 기자
  • 승인 2019.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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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측정 신뢰성 높이자
2018년 미세먼지 피해 4조230억원··대응비용 ‘빈익빈부익부’
환경부, 미세먼지 저감설비 지원 및 측정기 성능인증제 시행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이 전망된다.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이 전망된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환경 문제 최대 이슈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정부에서는 매년 미세먼지 관리 예산을 확대하며 미세먼지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확정된 2019년 추가경정예산에도 미세먼지 관리 예산이 대폭 편성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시설 지원 및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성능인증제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발생원부터 줄이고 미세먼지 관리의 기본이 되는 측정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미세먼지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편집자주 

■미세먼지 경제적 피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2월 서울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최고농도는 66㎍/㎥(나쁨일수 12일)이였으나 지난 1~2월 초미세먼지 최고농도는 123㎍/㎥(나쁨일수 23일)에 달했다. 4년 전 동기간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는 짙어졌고 나쁨일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1월 중순과 3월 초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올해 3월 호흡기질환자 수는 7,618명으로 지난해 3월 5,904명 보다 29%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미세먼지로 인해 일생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주로 핸드폰 어플이나 뉴스·신문을 통해서 미세먼지 정보를 얻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악화와 실외활동 제약을 가장 심각한 피해로 봤다. 실제로 국민들은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활동 대신 실내활동이 증가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일상생활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년간 가구당 월평균 약 2만1,000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체 소비지출의 0.83%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30·40대, 고소득가구에서 미세먼지 대응비용을 많이 지출했으며 상대적으로 50대 이상, 저소득가구에서는 미세먼지대응 비용을 적게 지출했다.

향후 정부가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를 반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국민 절반 이상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불 의사 금액은 가구당 월 평균 약 4,500원이다. 20대 청년층과 고소득가구에서 미세먼지 감축위한 월 평균 지불 의사 비용이 큰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1일당 손해 비용은 약 1,586억원으로 전국 평균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 25.4일을 감안하면 미세먼지로 인해 2018년 연간 약 4조23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일본은 1967년 공해대책 기본법을 만들었고 1973년까지 공장 굴뚝의 연기 배출 상한 및 자동차배출가스 규제 등을 입법화했다. 2000년대에는 대기오염 주범인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해 경유차를 규제했으며 2013년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시기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자동차배출가스 기준을 연방정부 기준보다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1990년대부터 배기가스 없는 배출가스 제로(Zero emission) 자동차 보급에 나섰으며 최근 대기질 개선을 위해 ‘전기차 온리(only)’ 대중교통 정책도 도입했다.

 

프랑스에서는 기상청이 초미세먼지 농도를 ‘나쁨’으로 예고하면 정부, 각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등이 제재한다. ‘나쁨’이 예고되면 선제 조치를 발동해 도로바다 최고속도를 시속 20km씩 줄인다. 또한 자동차에 ‘친환경 등급제’를 적용해 4, 5등급 오염물질 배출차량은 파리에 진입할 수 없다.

중국도 석탄 중심에서 청정에너지 위주로 변경을 집중하고 있다. 스모그가 심한 중국 북부에서 지난해 청정에너지 난방 방식을 채택한 도시가 약 3배 늘었다. 

■미세먼지 관련 산업 ‘급성장’

 

필터 마스크 성능 시험 장비.

필터 마스크 성능 시험 장비.

미세먼지 환경이 악화되고 실제 국민 생활을 위협함에 따라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시장 규모는 2016년 1조원에서 2017년 1조5,000억원, 2018년 2조5,000억원 등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며 필수 가전으로 급부상했다.

미세먼지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이러한 제품을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상황별 적정한 선택정보와 성능인증이 뒷받침돼야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세먼지제품은 사용자의 건강과 직결되면서도 효과를 직접 체감하기 힘들어 소비자가 신뢰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되고 검증된 성능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표적인 미세먼지제품인 공기청정기의 경우 국가표준원인 KS인증과 한국공기청정기협회의 CA인증이 있지만 필수인증은 아니다.

국내에서 공기청정기 성능시험을 하는 곳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 부산테크노파크 등 3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공기청정기의 주요 성능 시험항목은 KS의 경우 △풍량 △미세먼지 제거 능력 △표준사용면적 △유해가스 제거 능력 및 용량 △소음 △전기자기적합성 △오존발생 농도시험 등이다. CA의 경우 △적용면적(청정화능력, CADR)△유해가스 (탈취) 제거효율 △소음도 △오존발생도 등이다.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 표준사용면적, 유해가스 제검 및 탈취, 소음, 유지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일부 제조기업에서 검증되지 않는 방법으로 시험을 진행해 부정확한 결과를 얻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공기청정기 제조회사 중 한 곳은 실생활과 거리가 먼 제한된 환경에서 얻은 시험결과를 토대로 ‘미세먼지 99.99% 제거’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시험결과를 과대포장해 식품의약처 조사를 통해 1분기에만 1,478건이 성능·품질 과대광고, 허위광고로 적발됐다.

특히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세먼지 차단방충망, 실내 공기순화 환기시스템, 다양한 미세먼지 필터 등 다양한 신규 제품군의 경우 적절한 성능평가나 인증없이 판매돼 실제 적절한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용도와 성능, 정확한 이해 필요
 

시험 평가 중인 미세먼지 측정기.

시험 평가 중인 미세먼지 측정기.

이러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제품에 대해 제대로 된 성능평가와 품질인증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의 발생과 유입경로는 외부환경→건축요소→설비요소→실내환경→공기정화→배출단계로 볼 수 있다. 각 단계별로 미세먼지 측정 및 저감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마스크, 미세먼지 차단망, 전열교환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주방후드 등이 그 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고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성능인증제를 실시했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는 온·습도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공인 측정방법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최근 관심이 증가하면서 저가형 휴대용 간이측정기의 활용이 많아짐에 따라 초미세먼지(PM2.5) ‘간이측정기 성능인증제’가 도입된 이유다. 이를 위해 간이측정기 성능인증기관을 지정하고 표준화된 측정기준과 등급을 마련했다.

미세먼지 마스트의 경우 무조건 KF(Korea Filter) 숫자가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상황과 개인의 호흡량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걸러내고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낸다는 의미다.

시중에 창문필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미세먼지 차단망은 간단한 고정틀로 설치하는 제품의 경우 완벽한 부착이 어려워 미세먼지 차단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전열교환환기시스템은 원래 신축공동주택의 새집증후군에 대응하기 위한 실내 환기시스템이었으나 최근에는 환기장치에 미세먼지 필터를 설치해 공기청정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줄여준다. 일반 가정용 공기청정기는 대부분 필터식으로 최근 HEPA, ULPA 필터를 장착한 제품들이 출시되는데 미세먼지 제거능력, 탈취효율, 오존 발생농도, 소음도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아울러 에어컨도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실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필터의 상태를 점검해주는 것이 좋다.

주방후드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시켜 준다. 밀폐된 공간에서 주방후드만 가동하면 압력손실이 발생해 환기유닛이나 차단망이 설치된 창을 통해 환기를 해줘야 한다. 또한 조리 중에는 공기청정기를 꺼두고 요리 끝나면 환기를 충분히 실시한 후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듯 미세먼지대응 제품은 공기청정기 외에도 유입경로와 상황별로 다양하다. 소비자들이 효과적으로 미세먼지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각각 제품이 갖는 용도와 성능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성능인증 사후 관리 중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관계자가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에 대한 시험 평가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관계자가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에 대한 시험 평가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성능시험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원장 윤갑석, 이하 KCL)이 미세먼지 관련에서도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KCL은 지난 2월 ‘공기청정기의 부유세균 저감성능 평가방법’에 관한 국제표준(ISO 16000-36:2018) 등록을 완료했다. KCL에서는 이를 통해 관련 산업의 활성화 및 소비자안전과 제품 신뢰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등록된 ISO국제표준은 일반 가정 및 실내 환경에서 사용되는 공기청정기가 공기 중 세균을 얼마나 저감시키는지에 대한 평가방법이다.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이와 관련한 국제규겨이 제정돼 있지 않아 공기청정기 관련 업체들은 표준화되지 않은 시험방법으로 해외에서 시험을 진행, 시험비용 부담과 품질관리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KCL은 부유세균 저감성능 평가방법과 연계해 ‘부유공팡이 저감성능 평가방법’의 국제표준도 추진 중이다. 

산업부는 지난 3월 3,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공기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광주시에 미세먼지센터와 연구소 등 관련 기반을 구축해 미세먼지 기술개발 R&D 및 인증, 미세먼지제품 성능개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자체 중 충청북도는 최근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KCL, FITI시험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충북대학교 등 산·학·연·관 12개 기관으로 구성된 ‘미세먼지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관련 산업의 표준화 추진과 시험인증, 성능평가와 더불어 R&D 지원 및 기술개발에 협력하게 된다.

특히 KCL은 충북 진천군에 종합안전환경시험장을 지난해 4월 개장, 에어필터 및 미세먼지 대응 제품에 대한 종합시험인프라를 구축해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마스크, 실내 환기시스템, 미세먼지 차단방충망, HEPA필터 등 다양한 미세먼지 관련 제품의 시험인증 및 성능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에 대해 KCL의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가 장기화됨에 따라 장소와 상황별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이 관련 제품을 믿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정보 제공과 체계적인 성능평가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 측정기 성능 인증 및 측정기의 적절한 관리가 되고 있는 지에 대한 사후관리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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