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제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김원식 수소에너지네트워크 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박설민 기자] “현재 국내 수소차 보급대수는 약 3,000여대로 규모의 경제가 형성돼 있지 않아 충전소 판매마진으로는 운영이 힘든 상황으로 차량보급이 늘어나 상업적으로 자립운영이 가능한 시기까지는 운영보조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자동차산업연합회(회장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가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개최한 ‘제5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김원식 수소에너지네트워크(대표 유종수, 이하 하이넷) 부장이 이같이 밝혔다. 

‘수소모빌리티산업의 인프라 구축과 안전성 확보’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포럼은 수소모빌리티산업 확산을 위한 수소충전소 보급 등 인프라 구축방안을 모색하고 수소전기차 및 수소에너지 대한 안전성 확보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김원식 수소에너지네트워크 부장, 곽채식 한국가스안전공사 처장,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가 주제발표를 했고 김민수 서울대 교수 주재로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소연료전지 PD, 현철 (주)효성중공업 전무, 우항수 울산테크파크 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2부에서는 김병관 (주)한국에너지재료 대표와 이동활 (주)범한산업 이사가 신기술‧신제품 발표를 했다.

첫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원식 하이넷 부장은 ‘수소충전소 구축애로 및 건의사항’에서 수소 차량증가에 따라 25kg/hr 충전소의 경우 2026부터 가동률이 100% 지속되고 50kg/hr 충전소는 2030년 가동률이 9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현재 수익구조로는 수소충전소사업이 2028년까지 계속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이넷의 경제성 분석에 의하면 kg당 수소판매가격 8,000원, 수소매입가격 6,000원, 수소마진 2,000원을 가정하고 정부 운영보조금 없이 운영할 경우 2019년 20억원, 2021년 66억원, 2023년 144억원, 2025년 128억원 등 2027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2028년에 겨우 5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또한 정부 운영보조금을 연간 1억원을 받을 경우 적자폭이 완화됐으며 정부에서 튜브트레일러를 지원할 경우 유통비 절감으로 kg당 수소 마진이 1,000원 추가 발생해 2028년에는 188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식 부장은 “일본의 경우 전년도 운영비의 2/3을 지급하고 최대 2억2,000만원을 지원하며 미국은 충전소당 연간 최대 30만달러를 3년간 지원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1~1.5억원 수준에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부장은 현재 단일 보조금 기준(1개소당 15억원)으로 지급되고 있는 충전소 설치 보조금도 설치 용량, 공급방식에 따라 보조금 지급방식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수소충전소 전기료 인하(산업용 전력요금 적용) △튜브트레일러 1기당 2억원 지원 △수소충전소 부지 확보 지원(공공기관 및 버스공영차고지 부지, 복층형 수소충전소 설치 등) 등을 건의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곽재식 한국가스안전공사 처장은 ‘수소자동차 충전소 안전확보 방안’에서 현재 수소충전소는 상업용 및 연구용을 포함해 35기가 설치돼 있으며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시설 및 제품 등에 대해 안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채식 처장은 지난 5월25일 발생한 강릉 강원테크노파크 수소저장탱크 폭발과 6월10일 발생한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폭발사건을 계기로 수소 전시설에 대해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국내 수소충전소 건설에 국내업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참가하고 있어 국가별 시공방법에 따른 혼선이 우려되고 △충전 등 연료로서 수소 시공 및 운전역량은 수소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한 기간이 짧아 인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수소안전 설비 및 부품 국산화율이 낮아 사고 발생 시 긴급대처가 미흡한 점 △수소충전소 안전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곽채식 처장은 수소충전소 안전관리 방안으로 △(설계, 시공) 국제기준에 부합한 안전기준 강화 및 품질인증 확대, 충전소 표준시공 매뉴얼 제정 △(운영관리) 매년 정밀안전진단,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압력 등의 충전표준 제정 △(저장, 운송) 저장탱크 취성 및 이물질 검사 도입, 운송차량의 안전관리기준 강화 △(사고대응) 지역별 긴급대응체계 구축 및 사고대응 표준 매뉴얼 제정 등을 제안했다.

세 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우리나라 R&D 투자현황과 개선방향에서 우리나라 R&D 투자액은 세계 5위, GDP대비 R&D비중은 세계 1위로 높지만 R&D 생산성은 논문 및 특허 점유율, 기술무역수지 등 산출물에 비춰보아 저조한 수준”이라며 “이는 정부 R&D 자금이 중소기업 위주의 나눠주기식으로 배분되고 연구성과보다는 절차적 합리성 확보에 치중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김준규 이사는 R&D 등 기술개발 및 제품기획 단계부터 대기업-부품업체간 협업관계가 형성돼야 이후 생산과정과 납품 관계에서도 원활한 협조관계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부터 정부 사업에서 대기업(완성차) 참여가 사실상 배제됐고 산업부 R&D 예산 중 대기업 지원 비중도 2011년 17.7%에서 2017년 4.6%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업체간 기술 협업기반이 와해돼 R&D분야에서의 효율성 저하와 이에 따른 핵심부품 국산화 및 원가절감 지연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우선적으로 대기업을 국책기술과제에서 배제할 것이 아니라 완성차-부품소재기업간 교류를 통한 기술협업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상생협력 모델이 되도록 지원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정부 R&D 지원방식은 과제선정 및 이행을 신속히 하고 연구결과와 자율성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현금지원 방식 보다는 기업 세액공제 방식을 확대해야 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이사는 주요 경쟁국처럼 R&D 세액공제는 투자비의 20~30%, 설비투자 공제는 1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 2부에서는 부품업체 신기술‧신제품 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병관 한국에너지재료 대표는 “고체수소 저장기술에서 수소저장 물질과 관련된 생산‧제조기술의 확보를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이 요구된다”라며 “한국에너지재료는 최근 자회사 ‘한국고체수소’를 설립해 세계 최고수준의 고체수소(수소저장합금) 생산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저장합금을 활용한 수소저장방식은 기존 고압저장 방식보다 저장공간을 1/10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수소의 저장, 운송 등에 매우 큰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병관 대표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수입, 수소 무역 등에도 적용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체수소 저장기술은 기술선진국에서는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는 미래 원천기술로서 국산화와 기술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너지재료의 수소저장합금은 일본과 독일의 것보다 저장성능은 약 35% 이상 우수하고 제조원가도 40% 이상 저렴하여 독보적인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라며 “고체수소 저장기술은 수소차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안전성도 크게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고체수소 저장기술 관련 산업체 제품표준 및 인증규정 마련, 국가 R&D 사업 우선지원 등을 정부 부처에 건의했다.

두 번째 발표를 한 이동활 범한산업 이사는 ‘수조 전기 굴삭기’에서 연료전지 시스템 제조사인 범한산업은 저소음‧고효율의 연료전지를 건설용 중장비인 굴삭기에 적용하기 위한 국책과제를 굴삭기 제조업체, 연구기관 등과 함께 수행 중이며 연료전지 파워팩 개발, 연료전지 굴삭기 시제품 개발 및 실탑재 운전 평가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동활 이사는 “이번 국책과제는 올해 종료될 예정으로 연료전지 굴삭기가 실질적으로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우선 실증을 통해 실제 건설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문제를 파악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연료전지 건설기계 관련 법‧제도가 전무한 상태로 형식승인 기관이 장비구축, 평가항목 선정 및 테스트 등을 적기에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마련이 조속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차 등 최근 글로벌 업체들은 수소차 생산을 확대하거나 양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수소차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라며 “수소차 시장도 각국의 보조금과 인프라 확충 등에 힘입어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만기 회장은 “수소충전소 이용상 불편 해소와 시장형성 촉진을 위해서는 충전소 설치 보조금 뿐만 아니라 운영보조금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라며 “수소충전소 운영에는 연 2억원이 필요하나 차량보급 댓수가 적어 상업적 운영만으로 비용을 조달하긴 어려운 실정으로 일본이나 미국처럼 당분간 정부의 운영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 주제와 관련해 세계 최초로 수소와 모빌리티라는 혁신적 변화를 주제로 한 수소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위원장 정만기 겸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이하 조직위)는 내년 3월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킨텍스에서 ‘2020수소모빌리티+쇼(H2 Mobility+Energy Show 2020)’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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