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용훈 교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투데이에너지]최근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자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전력생산 및 판매에 치우친 사업구조는 오히려 제4차 집단에너지공급 기본 계획에서 내세운 지속가능한 사업구조 구축 목표와는 반대로 전력수급 안정화에 따른 SMP가격 하락과 온난화에 따른 난방부하의 지속적인 감소 등 예상치 못한 에너지사용 환경변화 추세와 맞물려 최근 대부분 사업자들의 사업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두개의 축에서 안정적인 사업성을 견인할 수 있는 열사업부문이 간과하면 결코 모든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이 바라는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사업 환경구축은 앞으로도 요원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급변하는 대내·외적인 사업환경에 적응해 집단에너지사업자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재도약의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5차 집단에너지 공급 기본계획에 반드시 담아야 할 정책적 사안에 대해 제언해보고자 한다.

먼저 ‘미활용 열에너지를 통한 저비용 구조로의 전환 촉진’부분이다. 제4차 집단에너지 공급 기본계획에서는 이에 대한 세부 추진 방안으로 민간 사업자간 열네트워크 구축 확대와 공공부문을 통한 광역 열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자 했다.

다만 기존 사업자 중심의 열네트워크 구축 및 사업자간 열거래 모델 대신 사용자와 사업자간 열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에너지프로슈머 개념을 기반으로 한 신모델로의 개념 전환이 필요하다.

또 열에너지의 특성상 실질적인 열흐름(거래)이 발생할 수 있도록 기존 대규모 집단에너지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는 저온 열공급모델이 적용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단위의 신규 사업모델의 활성화를 촉진할 실행방안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현행의 중·대규모의 열병합발전사업이 분산형 열병합발전 모델의 최소 단위로 고려되고 있는 국내의 다소 기형적인 상황에서 탈피해 건물 단위, 커뮤니티 단위의 중·소규모 분산형 열병합발전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융·복합형 분산열병합발전사업모델의 수립으로 신수요 창출을 통한 외연 확장으로 향후 지속가능한 신규 수요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4차 집단에너지공급 기본계획에서 추가적으로 다루고 있는 지역냉방 보급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개선 정책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

제4차 집단에너지공급 기본계획에서 지역냉방 보급 확대를 위한 세부 실행 방안으로 제습 및 흡수식 냉동기 시범사업 추진과 관련 기술개발 추진을 수립한 바 있으나 현재 관련한 냉방기술의 개발 및 보급현황은 매우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지역냉방 보급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기존의 열공급 배관시스템에 대한 큰 보완이나 혁신적인 시스템의 도입 없이 상대적으로 보급이 수월한 열구동방식 냉방시스템 보급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사업 접근방식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신규 집단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냉방시장에서 지역냉방사업의 기술적, 경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발상의 대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특히 기존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친환경성이 강조되는 현 시장 환경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혁신적인 냉방기술의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의 사업자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기반 에너지전환정책 기조에 부응 할 수 있는 집단에너지사업의 기여도 및 관련한 목표 설정을 구체화할 것을 제안한다.

기존의 집단에너지 공급 기본계획은 점진적으로 사업자 중심에서 소비자 및 공공의 이익에 기여 가능한 집단에너지사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으나 명확한 공급 목표 및 정부의 에너지기본정책 비전 및 목표에 대한 집단에너지사업의 기여도를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집단에너지사업의 보급 확대를 위한 명분 확보와 이에 기반한 사업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 필요성에 대한 이정표 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이번 제5차 집단에너지 공급계획에서는 단순한 사업 보급 확대와 편익 증대를 위한 정책중심의 제안에서 탈피해 국가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집단에너지 기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과 관련한 명확한 기여도 목표에 대한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미래 친환경 분산전원의 대표 주자로서의 집단에너지사업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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