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이 원전 핵심설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원자력연구원이 원전 핵심설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기존 해외기술대비 성능이 대폭 향상된 ‘원전 핵심설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원전 핵심설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은 해외 선진국에서도 완성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로 광섬유 레이저를 이용해 두꺼운 금속을 효과적으로 절단한다.

원전 해체 작업을 쉽게 설명하면 커다란 원전설비를 작게 잘라낸 후 제염을 통해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고 원래 환경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원전에 사용되는 주요 설비는 스테인리스 스틸, 탄소강 등 단단한 금속으로 이뤄져있다. 원자로압력용기와 원자로내부구조물과 같은 핵심설비는 두께가 보통 100mm 내외에서 최고 300mm 이상에 이르는 금속으로 만들어져 절단이 쉽지 않다. 아울러 고방사능 환경에서 절단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고 안전한 방법이 필요하다.

기존의 원전 해체용 절단기술로는 톱을 이용하는 기계적 절단, 열로 녹이는 열적 절단이 있으나 안전성과 기술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기계적 절단은 장비가 커 움직임이 둔하고 로봇과 같은 2차 장비에 연결하기 어렵다. 열적 절단은 다량의 2차 폐기물이 발생하고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적이다.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레이저 절단기술은 독자 개발한 레이저 절단헤드로 레이저 빔을 강하게 집속(focusing)해 대상을 녹이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설계·제작한 초음속 노즐로 가스를 초음속으로 분사해 레이저로 녹은 용융물을 불어내 절단한다.

6kW급 레이저를 이용하면 공기 중에서는 최대 100mm, 물 속에서는 최대 70mm 두께의 금속을 절단할 수 있다. 또한 60mm 두께의 금속의 경우 공기 중에서 90mm/min, 수중에서는 최고 60mm/min의 속도로 절단할 수 있다. 이 속도는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선진기관에서 개발 중인 기술을 4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초음속 노즐이 물 속에서 공기층을 형성해 레이저 빔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수중 절단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레이저의 출력을 높여 10kW급 레이저를 사용하는 경우 물 속에서 최대 두께 100mm의 금속까지 절단해 세계 최고 수준의 레이저 절단기술임을 확인했다.

독자 개발한 레이저 절단헤드는 기존 제품에 비해 매우 가볍고 작아 향후 원격해체 로봇과 같이 레이저를 사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이로써 연구원은 대상과 공정에 따라 레이저 절단헤드를 최적화할 수 있는 독자설계 및 제작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연구를 주도한 신재성 박사와 오승용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레이저 절단기술은 국외 선진기술과 견줘도 매우 뛰어나다”라며 “핵심요소를 독자 개발해 국내 고유의 기술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원격해체기술과 함께 실용화 과정을 거쳐 실제 국내 원전 해체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원석 원장은 “이번 연구는 레이저 연구를 주로 하는 양자광학연구부와 원자력시설 해체를 연구하는 해체기술연구부가 협업해 만들어낸 성과”라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시설의 안전하고 경제적인 해체를 위한 다양한 기술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가 현안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레이저 관련 기술분야 저명 학술지인 ‘Optics and Lasers in Engineering’, ‘Optics and Laser Technology’ 등 총 6개 저널에 게재됐으며 2건의 관련 특허가 출원 완료돼 현재 심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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