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남동발전이 우드펠릿 이용항만 비용분석을 하면서 조작된 연구용역을 발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에 조작된 용역으로 1순위가 된 항만엔 지난해까지 한국남동발전 본부장으로 근무하던 A씨가 대표이사로 영입됐다는 주장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철규 의원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강원도에 위치한 영동화력발전소의 ‘중장기 우드펠릿 조달’을 위한 항만별 물류경제성 검토를 올해 상반기 착수했다. 영동 2호기가 완공되는 내년부터 매년 100만톤 이상의 우드펠릿이 수입됨에 따른 조치다.

올해 4월5일 남동발전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항만별 물류비 사전검토를 요청했다. 정식연구용역을 위한 사전단계다. 요청당시 남동발전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항만별 경제성 자료’를 KMI에 제공했다.

남동발전이 제공한 자료는 ‘포항영일신항’을 통한 운송비(국내외)가 3만7,222원으로 경제성이 가장 좋고 동해항은 3만9,329원으로 돼있다.

KMI는 4월 30일 남동발전이 제공한 해상운송비 산정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재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남동발전이 호치민에서 포항까지의 톤당 해상운임은 9,081원인데 동해항은 1만6,800원으로 두 배나 높이 설정했기 때문이다.

용역사전검토에서 KMI가 동해항에 유리한 답변을 하자 남동발전은 연구용역기관을 물류사의 이익단체인 ‘한국통합물류협회’로 변경했다. 용역을 맡게 된 ‘한국통합물류협회’는 7월12일 용역중간보고를 내놨다. 중간보고는 동해항이 1위, 포항영일신항이 2위였다.

그러자 남동발전은 우드펠릿 선적항을 기존 이용항인 ‘호치민항’에서 ‘하이퐁항(베트남)’으로 변경을 요구했다. 그 결과 최종보고에서는 1,096원 차이로 순위가 뒤바꼈다.

중간보고 당시 없던 ‘하이퐁항(베트남)’이 선적항으로 갑자기 등장한 것도 의아한데 선적항이 바뀌었다고 용역결과가 바뀌는 비상식적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이철규 의원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KMI에 보고서의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다.

KMI의 결과는 남동발전과 상이했다. 동해항이 포항영일신항보다 톤당 4,604원의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용역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이 의원실이 한국통합물류협회와 남동발전에 해상운임의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모든 자료가 폐기됐다며 제출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국내운송부분도 조작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한국철도공사가 최근 10년간 150km 이하 구간에 대한 철도운송을 중단해 동해항과 영동화력간 철도운송은 불가하다는 한국철도공사 물류사업본부장과 인터뷰를 담았다.

반면 이철규 의원이 철도공사에 확인결과 이는 명박한 허위로 밝혀졌다. 철도공사는 물류사업본부장이 어떠한 입장을 밝힌 적도 없으며 최근 10년간 150km 이하구간에 대한 운송도 3만3,232회 운송해 왔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 의원은 보고서가 조작되는 과정에서 남동발전 전·현직 직원들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남동발전 본부장을 지낸 A씨가 포항영일신항만 대표이사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조작된 경제성평가로 비용이 가중되면 그만큼 전기요금 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라며 “허위 조작된 보고서가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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