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국내 미국산 천연가스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도입다변화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사장 채희봉)는 BP Singapore Pte. Limited(이하 BP)와 2025년부터 15년간 연 158만톤의 미국산 LNG를 도입하는 계약에 대한 서명 행사를 지난 9월23일(현지시각) 뉴욕에서 가졌다.

BP는 글로벌 LNG 포트폴리오 사업자로 미국 Freeport LNG와 Calcasieu Pass LNG 등의 물량(연 640만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간 소비량의 약 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가스공사는 2016년부터 미국 사빈패스 장기도입계약을 통해 연간 280만톤의 LNG를 도입해오고 있다. 이번 신규 장기도입계약으로 인해 미국산 LNG 도입량은 2025년부터 연간 438만톤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에 향후 가스공사에서 차지하는 미국 물량은 현재 10% 내외에서 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미국 LNG 수입 물량은 2018년 466만톤, 10.6% → 2025년 790만톤, 22.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2월31일 기준, 가스공사가 도입하는 전체 LNG 물량은 약 3,817만톤이다. 미국 물량은 약 395만톤으로 이미 가스공사의 물량에서 약 1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물량의 증가는 예상된 일이었다. 가스공사는 그동안 중동 지역 등에 몰려 있는 천연가스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8년 말 기준 가스공사가 도입하는 물량을 보면 전체 물량 중 카타르, 오만 등 중동산이 50%에 육박한다. 

특히 중동의 경우 정세불안 등으로 도입이 불안정해 위험요소가 큰 특징이 있다. 9월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에 대한 드론테러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게 그 반증이다. 가스공사 측에서도 이같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미국산 도입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중동의 비중을 줄여 안정적 도입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한편 BP와의 가격도 기존 계약대비 약 70% 수준으로 국내 직수입을 포함한 국내외 미국산 도입계약 중 최저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입다변화에도 미국 물량 증가는 국제정세와 연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세일즈 외교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미간 에너지 교역은 2016년 이후 7배 이상 증가할 만큼 양국 에너지협력은 크게 확대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은 2018년 이래 미국의 LNG 1위 수출대상국이 됐다. 2018년 미국 LNG 수출 현황(EIA)을 보면 1위 한국(522만톤), 2위 멕시코(384만톤), 3위 일본(257만톤) 등의 순이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의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이번 계약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체결되는 한국의 미국산 LNG 장기매매계약으로 양국간 에너지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천연가스 도입선 다변화 및 천연가스 수급의 안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처: 한국가스공사.
출처: 한국가스공사.

하지만 도입다변화라는 긍정의 효과에도 지나친 미국 편중은 경계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무기, 천연가스, 곡물 등 수출을 위해 우방국을 대상으로 수입을 적극 천명하고 있다”라며 “우리측에서도 단순 도입다변화 외에 국제정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향후 의도치 않은 미국 물량 증가는 안정적 천연가스 수급 차원에서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도입을 하는 만큼 다양한 대내외 변수 등을 고려해 향후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의 관계자는 “도입다변화 및 가격면에서 미국산 도입은 장기적으로 계획됐던 만큼 다양한 연동지수 적용으로 고유가 시 도입비용 증가 위험 완화 등 긍정의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천연가스의 수급 안정이 가스공사의 목적인 만큼 손실을 보면서 도입을 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해 향후 미국산 도입에 대한 확대해석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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