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도의 LNG 도입 사업

가. LNG 도입 사업

1) Petronet LNG 도입사업

인도의 LNG 도입사업은 정부 부문과 민간 부문에 의해 이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정부 부문에서는 4개 국영 기업이 합작하여 설립한 Petronet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Petronet은 당초 Oil and Natural Gas Corporation(ONGC), Gas Authority of India Ltd (GAIL), Bharat Petroleum Corp. (BPCL), Indian Oil Corp. (IOC)의 합작으로 설립되었으나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IOC와 BPCL은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고, 최대의 LNG 구매자가 될 National Thermal Power Corp. (NTPC)이 지분을 참여하게 되었다.

Petronet은 부족한 에너지원을 LNG 도입을 통해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2개의 LNG 인수기지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는 Gujarat주의 Dahej 프로젝트와 Kerala주의 Cochin 프로젝트이다. Petronet은 이들 인수기지에 수입될 LNG 도입계약을 카타르의 Rasgas와 체결하고 25년간 LNG를 도입키로 하였다. Kerala주의 Cochin LNG 인수기지로는 Rasgas로부터 2백50만톤, Gujarat주의 Dahej LNG 인수기지로는 5백만톤의 LNG를 공급할 계획이며, 첫 선적은 2003년 7월로 예정되어 있다.


2) 민간 부문 LNG 도입사업

현재 민간 부문에 의해 4개의 LNG 프로젝트가 진행중에 있다. 이들 민간 사업에는 Enron, BG, Siemens주도 컨소시엄, Total 등의 외국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중 Enron LNG프로젝트는 2단계 파이낸싱이 마무리되어 있는 상태이다.


나. LNG 도입사업의 문제점

인도 정부는 LNG 인수기지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LNG 도입관세를 5%로 인하하였다. 인도가 LNG 도입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사업의 선별과 규제의 부재이다. 인도의 LNG 관련 투자 환경의 문제점은 일관된 규제가 없이 무분별하게 LNG 도입사업이 승인되고 있는 점이다. 예를 들어 Petronet의 Dahej 프로젝트와 BG가 Dahej 근처 Pipavav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모두 동일한 지역을 공급대상 시장으로 삼고 있으며, 두 인수기지가 건설될 Gujarat주의 시장규모가 충분히 커서 두 개의 LNG 인수기지가 건설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적 중복 투자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다.

이밖에 인도가스산업은 가스사업의 성격상 가스 수요를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 문제와 수입되는 LNG의 대부분이 전력생산에 소요됨에 따른 적정한 전력요금의 보장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LNG 해상 수송을 위한 선박 건조 및 용선 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 파이프라인 가스 도입

인도는 모자라는 가스자원의 확보를 위해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구상은 인도 주변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란, 중앙아시아 등의 풍부한 가스자원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입하는 것으로 이란의 가스자원을 도입하는 사업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South Pars 가스전에서 파키스탄과 인도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는 방안이 가능한 대안중 하나이며, 이란의 National Iranian Oil Company (NIOC)와 호주의 BHP사는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에 관한 협의를 위해 99년 5월에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협의하였으나 최근 핵실험을 둘러싼 파키스탄과 인도의 긴장 고조로 이란-파키스탄-이란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은 조만간 실현되기 힘들 전망이다. 한편 이란으로부터 해저 배관을 통해 인도로 가스를 수입하는 조사가 수행될 계획으로 이는 파키스탄을 경유하지 않는 파이프라인 도입 대안으로 제안된 것이다.

또 다른 가능한 대안은 방글라데시로부터 가스를 공급받는 것으로 현재 방글라데시의 확인매장량은 11 Tcf 이며, 이 곳의 가스탐사에 참여하고 있는 Mobil과 Unocal에 따르면 최대 80 Tcf 규모의 가스전이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정부는 향후 국내 수요 예측 규모를 넘어서는 가스 매장량이 추가로 발견되기 전까지는 수출에 나설 용의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도는 이란, 파키스탄, 중앙아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에 의해 가스를 공급받게 될 전망이며, 파키스탄과의 정치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인도의 에너지 수급에 파이프라인 가스 도입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4. 인도 LNG 도입이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 인도 LNG 도입의 의미

현재 인도의 에너지 개발의 문제점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에너지 수요의 엄청난 증대, 수년간 정체된 석유·가스자원의 개발, 미흡한 에너지 인프라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인도는 모자라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단기적으로 LNG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세제를 개정하고, LNG 도입 및 전력 생산을 연계한 해외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인도의 입장에서 LNG 도입은 모자라는 에너지 자원을 해외 자본의 힘을 빌어 도입하고, 이 과정에서 가스 인프라 구축과 중단기적인 에너지 수급을 맞추게 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따라서 LNG 도입 사업은 자국산 에너지 개발과 유통을 위한 인프라 건설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목적으로 LNG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인도 정부는 지나칠 정도로 LNG 관련 해외 투자 승인을 남발하고 있으며, 차라리 적정한 규제와 사전 사업검토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아시아 LNG 시장에 미치는 영향

1) 천연가스 자원 보유국의 LNG 도입

아시아 LNG 시장에 있어서 인도의 LNG 시장 참여는 자국산 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한 국가가 LNG 수입국으로 진입한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 서해안 지역에 높은 천연가스 수요를 겨냥하여 중동 LNG 생산국들은 풍부한 가스자원을 수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동국가들은 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한 인도가 자국 천연가스 개발 또는 파이프라인 가스 도입이 이루어지기 전에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판매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인도는 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LNG 도입 협상에서 충분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게 되었으며, 중동의 가스 생산국들은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인도에 LNG를 판매하여 20년간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 LNG 공급국에 대한 영향

인도의 서해안 지역은 중동에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고, 인도 동해안은 중동과 아시아지역으로부터 비교적 등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도는 현재 경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진 서해안 지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이 절실하며 이는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동 LNG 생산국들의 공급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인도의 LNG 도입은 중동 LNG 생산국의 지위가 강화되는 의미를 가진다. 저렴한 원료가스와 지리적 근접성, 기존 프로젝트의 잉여물량 및 확장 물량에 따른 낮은 LNG 가격으로 인도 구매자들은 중동 LNG의 가격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하와이 동서센터의 연구에 의하면 인도의 LNG 공급가격은 FOB 기준으로 $2.30/MMBtu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수송비용은 $0.40/MMBtu로 다른 아시아-태평양지역의 LNG 수송비용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편, 인도의 동해안에 대한 LNG 공급은 중동국가와 동남아 LNG 생산국간의 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동남아 국가들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잠재적인 수요 규모가 매우 큰 인도 LNG 시장에 진출하기를 바라고 사업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3) 기존 동아시아 LNG 수입국에 대한 영향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LNG 시장에서는 기존 도입 물량을 축소하거나 신흥 시장의 잠재 수요 성장 제한으로 인해 장기 LNG 도입 계약이 제약되었다. 또한 LNG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있어서도 도입국의 신용 저하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금융부문에서는 자본 조달을 위해 정부의 보증을 추가로 요구하는 등 자본조달 시장이 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프로젝트가 신규 잠재 프로젝트에 비해 엄청난 이점을 가지게 되었으며, 잠재 수요 감소로 신규 잠재 프로젝트와 기존 프로젝트간의 경쟁이 조장되고 이로 인해 신규 가스 구매자는 이익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신규 프로젝트는 대부분 연기되거나 포기되었다.

아부다비의 Adgas와 Enron이 인도에 공급하기로한 LNG 도입계약 물량 48만톤은 모두 잉여설비로부터 충당되었으며, 인도 Petronet과 카타르의 Rasgas간의 LNG 계약 물량도 기존 프로젝트의 액화설비 확장에 의해 충당되고 있어 기존 프로젝트의 잉여 물량이 모두 신규 가스 수요자에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아시아 경기 회복과 함께 기존 동아시아 LNG 도입 국가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증대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기존 프로젝트의 확장과 함께 심지어는 LNG 프로젝트의 신규 개발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인도 LNG 시장의 형성과 아시아 경제위기로 인해 동아시아 LNG 수입국들은 중동 LNG에 대한 접근이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경제 회복과 함께 신규 LNG 도입을 추진할 때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의 LNG를 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5. 한국 가스산업 대한 영향

한국 가스산업은 아시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동아시아 LNG 도입국가 중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어, 지난 1998년에 천연가스 도입이 약 1백만톤 가량 감소하였다. 경제위기 이전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NG 수요를 주도하면서 중동 국가로부터 좋은 조건으로 LNG를 도입하는 등, 주요한 수요자로 LNG 공급국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인도가 중동으로부터 LNG를 도입하는 계약을 속속 체결하면서 과거 한국이 누렸던 도입 협상에서의 지위가 약화되고 향후 중동 LNG의 도입 조건이 상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들은 인도가 자국의 천연가스 자원을 가지고 있고, 수요 잠재량 규모가 매우 큰 점을 인식하여 인도에 대한 LNG 공급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도 등의 신흥 LNG 도입국에 대한 LNG 공급원은 기존 프로젝트의 잉여 물량 또는 용량 확장 등에 의한 확대 물량으로 신규 도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스를 공급받게 될 것이다. 한국은 향후 중동지역으로부터 좋은 조건의 LNG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신규 도입은 기존 프로젝트의 확장 사업이나 신규 프로젝트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도 클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과거 급증하는 LNG 수요로 인해 LNG 시장에서 커다란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으나 잠재 수요규모가 엄청나게 큰 새로운 수입 그룹의 등장으로 아시아-태평양 LNG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가 LNG 도입국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LNG 공급국들로부터 지대한 주목을 받고 LNG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게 되는 것은 인도가 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엄청난 잠재 수요를 가지고 있는 것 이외에, 주변국들로부터 파이프라인 가스를 도입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어 파이프라인 가스와 LNG 도입간의 보이지 않는 잠재적 경쟁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까지 한국이 누려온 LNG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궁극적으로 높은 수요 성장에 따른 공급국가들의 잠재적 경쟁에서 비롯된 것처럼, 향후에도 이러한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여 좋은 조건의 LNG 도입을 시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요 확대를 통해 공급자들의 주목을 끄는 한편, 기 추진되고 있는 파이프라인 가스 도입 사업을 LNG 도입사업과의 잠재적 경쟁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NG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의 LNG 산업은 해외 LNG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참여등을 통해 상류부문에 대한 사업 확대를 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신규 도입국의 LNG 인수기지, 저장탱크 및 배관설비 건설, 설비 운영 부문에 참여하여 그간 한국이 국내 LNG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 창출, 그리고 새로운 기술 축적과 해외 하류 부문 진출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도전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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