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동북아지역의 에너지현안을 해결하고 나아가 전력망 연계를 통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선 풍력과 태양광 중심의 재생에너지 개발 확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 등 원활한 전력망 연계를 위해 해결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이 지난 1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동북아 전력망 연계 사업 실현을 위한 역내 재생에너지 잠재력 분석 및 상호개발과 활용방안’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각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잠재력과 동북아 전력망 공급을 위한 공동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청정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이러한 시기에 역내 잠재된 재생에너지원의 공동 개발을 통해 청정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을 이루려는 노력이 매우 시의적절하다”라며 “동북아 전력망 연계 사업은 러시아의 수력자원, 몽골의 태양광 및 풍력 자원의 커다란 개발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한편, 한국, 중국, 일본이 청정하고 저렴한 발전원을 바탕으로 한 전력수급 안정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나아가 동북아 전력망 연계는 역내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동북아 지역의 주요 에너지 현안과 역내 에너지협력을 저해하는 장애요인에 대한 의견이 오갔으며 동북아에너지포럼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동북아지역의 에너지 협력은 먼저 실현 가능성이 높은 3개국 기업간 협력 사업과 정부간 협의체를 우선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역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협의체로 발전시키는 것이 적절하며 이를 위해 동북아에너지포럼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대 에경연 신재생에너지연구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전원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대두되고 있는 간헐성 문제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방안 중 하나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사업이 대두되고 있다”라며 “국내에서 태양광 비중이 확대되면서 오전부터 오후 1시까지 전력 수요가 감소하는 ‘Duck Curve’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전력 공급시스템에서 개선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근대 선임연구위원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에너지저장장치 보급과 양수발전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으며 역내 주변국과의 전력망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 중국, 일본 등 각 국가별 재생에너지와 동북아 전력망으로의 공급 잠재력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Ming Su 중국NDRC(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장은 “중국 정부는 2005년 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 관련 법을 제정한 이후 △수력 18.5%(350GW) △풍력 9.7%(180GW) △태양광 9.2%(180GW) △바이오매스 0.9%(17.8GW)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며 2018년 기준 총 발전설비용량의 37.4%를 차지했다”라며 “현재 중국 서북, 화북, 동북 지역에서 생산된 잉여전력이 베이징과 동부 연안지역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부족한 송배전설비로 인해서 아직도 이들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이 개발되지 못하거나 생산된 전력이 계통에 접속되지 못하는 기풍·기광 문제를 겪고 있는데 향후 중국 정부와 전력기업의 송배전설비 확충 계획에 따라 한국으로의 전력 수출 잠재력도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츠키 타카하시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산업·신재생에너지연구실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규슈) 간 전력망 연계 사업의 비용편익 분석을 위한 모델링 결과 규슈 지역에서 태양광을 통해 생산된 잉여 전력을 한국과 융통함으로써 태양광 발전설비 출력제약 문제를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한국도 잉여전력을 규슈 지역에 송전함으로써 상호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 양국의 시간별·계절별 부하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서 잉여전력에 대한 양측의 수요를 추산하는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며 전력망을 양자에서 다자 연계로 확대했을 경우에 대해서도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네브 보리스 러시아 에너지시스템연구소 본부장은 “러시아 정부는 재생에너지원의 발전량 비중을 현재 0.5%에서 2035년 2.5~4.5% 규모로 증대시키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라며 “물론 러시아는 풍부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화력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발 수요는 아직까지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리스 본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극동지역에는 매우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전력도 석유와 가스 못지않게 동북아 국가들에게 중요한 에너지공급원이 될 것”이라며 “특히 아직 미개발 상태로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 내 풍부한 수력자원과 사할린 북부 해상 풍력자원을 역내 국가들이 공동으로 개발하면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청정하고 저렴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보리스 본부장은 역내 국가 전력망을 잊는 ‘동북아시아 슈퍼 그리드(Northeast Asia Super Grid)’ 시나리오로 한국-러시아-일본, 러시아-중국-몽골, 그리고 역내 국가가 모두 포함되는 러시아-일본-한국-중국-몽골을 제안하기도 했다. 

Sarangerel Purevsuren 몽골에너지부 국제협력과장은 “몽골은 일조량이 높아 태양광발전 잠재력이 높고 풍력 역시 80m 기준 풍속 7.0~8.5m/s를 가지고 있어 개발 가능성이 높지만 몽골의 재생에너지 전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이 동북아 전력망으로 공급되기 위해서는 먼저 몽골 내부의 송배전망 확충과 전력시스템 고도화가 이뤄져야 하며 역내 주변국과 연계망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규모 합작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최된 Round Table 세션에서 한국, 몽골, 러시아의 정부 관계자와 한국, 중국, 일본 전력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각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확대를 위해 시급한 문제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특히 동북아시아 슈퍼그리드 사업 실현을 위해서는 각국별 기술·경제부문 실무그룹 구성을 통해 타당성 조사, 공동연구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초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동북아에너지포럼은 에너지분야의 민관 전문가들이 모여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현안을 논의하고 실질적인 에너지 협력 사업 개발과 이행 방안 모색을 위해 2016년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5개국 에너지정책 전문 연구기관 주도로 설립된 다자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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