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북한과 에너지협력, 첫 단추는 재생에너지로
[시평]북한과 에너지협력, 첫 단추는 재생에너지로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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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성 책임연구원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투데이에너지]북한과의 관계는 언제나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많다. 더욱이 요즘처럼 대북관계가 다시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하고 미 대선도 다가오는 시기에는 앞일을 가늠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언제나 대북관계는 갑작스러운 결정과 만남들이 있었기에 우리도 에너지협력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구상과 현실적인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잘 알려져 있듯 에너지공급이 매우 부족하다. 북한의 1차 에너지공급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4% 수준이다. 전력설비 용량은 1/15 정도이고 전력공급률은 World Bank 기준으로 44% 수준이다.

노후된 화력발전소 8곳을 갖추고 있지만 그나마 북한의 수도권인 평안남도와 공업지역인 함경북도에만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본격적인 개방과 산업화가 이뤄진다면 여느 신흥 공업국들처럼 에너지 수요가 매우 빠르게 높아져갈 것이다.

만약 어느 날 경제협력이 현실이 되고 새로운 산업단지와 도시가 경기도와 맞닿아 있는 황해남북도에 들어선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대규모 에너지 투자가 뒷받침될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에너지원이 투입돼야 할까?

오로지 경제적인 기준으로만 판단한다면 북한 당국은 산업시설 열, 전기 공급과 일반주민들을 위한 난방, 온수 공급에 석탄을 제일 먼저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투자은행들도 석탄이 가장 유리하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 석탄은 북한에서 가장 흔한 연료이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비록 OECD는 회원국가의 공적수출신용기관은 초초임계 기술을 사용하는 발전소나 최빈국에 설치되는 소형발전소로 아임계 200MW 미만, 초임계 500MW 미만을 제외한 모든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분명한 최빈국이니 석탄 투자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의 대기질과 한반도의 온실가스 배출을 생각한다면 북한에서 석탄이 열과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주된 연료가 돼선 안 될 것이다. 수도권은 심각하게 오염된 수도권지역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수도권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운용하고 있다.

수도권의 대기질이 워낙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기존의 대기환경보전법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특별법을 만들게 된 것이다.

지금도 대기가 정체될 때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순식간에 상승한다.

북한은 정서적으로는 멀리 떨어져있을지라도 물리적인 거리는 매우 가깝다. 개성은 서울에서 54km, 해주는 123km 떨어져 있어서 평택(61km)이나 화력발전소가 밀집된 보령(140km)보다 가깝다.

북한의 수도권에 화력발전소와 대규모 석탄 보일러가 밀집한다면 우리가 아무리 수도권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해 여러 조치를 해도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개발협력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록 재생에너지가 아직은 산업시설에 필요한 주 열원이 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배후에 건설될 신도시와 주거단지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미 수많은 개도국 에너지 협력이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매스에 기반을 둬서 이뤄지고 있고 아시아개발은행(ADB)나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국제 개발은행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평화적인 에너지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협력을 에너지개발 협력에서 우선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처럼 송배전망이 열악한 조건에서는 마을단위 소규모 그리드나 독립형 그리드로 즉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가 더 경제적으로 비용효과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우리가 앞서가는 녹색건축기술과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시스템을 제안해야 북한이 저탄소의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역시 2017년 평양에 과학기술자들을 위한 주거단지인 ‘여명거리’를 건설하며 북한이 보유한 최첨단 녹색건축기술들을 이용했다고 홍보한 바 있어 녹색건축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수용도는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실패위험이 적은 시범사업으로 시작해서 점차 사업범위를 다양화하고 정책협력을 확대해 간다면 북한이 석탄 중심 시스템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지원할 수 있다. 남북 에너지협력, 어느 방향이 우리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가. 이제 첫 단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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