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배출권거래제에 대한 회고
[시평]배출권거래제에 대한 회고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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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장 책임연구원

[투데이에너지]아시아에서 국가단위로 최초로 시행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된 지 이제 만 5년이 됐다. 그동안 배출권거래량은 2015년 570만톤에서 2018년 4,440만톤으로 770% 상승했고 거래대금은 1,500% 상승했다. 현재까지 배출권거래규모는 2조8,000억원에 달하는 단일국가 규모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시장으로 성장했다. 거래량과 더불어 2015년 첫 시장가격8,000원대에서 시작한 배출권가격은 지난해 12월 4만900원까지 480% 상승했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는 배출권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 경영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 이행년도별 대부분의 할당대상 업체는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1개 기업을 제외하곤 모든 기업에서 배출한 만큼 배출권 제출을 완료했다. 얼마 전 녹색성장위원회에서는 기존의 유상할당비율을 10%(기존 3%)로 증가시키는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기본계획의 변경에 따라 많은 기업에서 배출권 구매비용은 더욱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의지는 매우 명확하고 단단해 보인다.

제도시행 초기 유래 없는 온실가스 감축제도를 시행함에 있어 제도적 불확실성이 많고 현재까지 탄소시장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출권거래제도가 없어질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 배출권가격이 더 오를까? 아마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배출권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과거 5년간 배출권거래시장은 배출권 제출시기인 6월에 최고가격을 찍고 일부 하락하고 다시 다음연도 제출시기에 상승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배출권가격은 배출권이 제출된 이후인 10월을 넘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아마도 정부의 시장안정화조치를 통해 예비물량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는 한 내년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탄소배출권거래시장에서 배출권 총량개념의 더하기 빼기 시뮬레이션은 매번 실패했다.

가격이 상승할수록 배출권이 남는 기업은 잉여배출권을 판매하기보다 이월하고 그 이상의 물량은 스왑 등 다른 방법을 통해서 보존하려는 전략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배출권시장에 배출권 매물은 점점 더 부족해 질것이고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배출권을 사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반복된 과정에서 배출권 가격은 점점 더 상승하게 될 것이 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5년동안 기업은 아직까지도 많은 할당대상 업체에서 온실가스를 직접적 경영전반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온실가스 감축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배출권거래제도를 하나의 환경규제로 본다. 배출권을 세금 내는 듯이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배출권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물론 현실적이고 타당한 의견이다.

하지만 이제 기업도 변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기업경영의 핵심 축으로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기업 내부의 온실가스 담당자 한 두명이 최소한의 제도적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 배출권 수급전망과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기업 내부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모든 수단을 찾고 협력업체•중소기업의 투자처를 모색하고 배출권의 상호 매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해외배출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

내부에서는 줄이는 비용이 너무 비싸고 중소기업에서는 줄일 아이템이 없고 해외배출권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는 점점 더 기업 경영에 큰 지출을 요구 할 게 뻔 하기 때문에 마른 걸레도 쥐어짜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을 충분히 했음에도 온실가스 대응이 어렵다면 그 다음에 기업들이 협력해 제도에 대한 충분한 개선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가 갑자기 완화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지속될 것이고 온실가스 감축이슈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아니 강화될 것이다.

그럼에 이제 기업도 변해야 한다. CEO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온실가스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온실가스 배출저감 노력과 전략적 투자 등 집중적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제도적 추진과정에서의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제도적 신뢰를 갖춰가야 함은 분명하다.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동반될 때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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