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급격한 도시화, 지구온난화, 에너지 빈곤층 확대 등이 전세계적인 경제·사회적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로에너지빌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이란 단열성능을 극대화해 건물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건물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빌딩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미래형 건축물 ‘제로에너지빌딩’을 국토교통 7대 신산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2016년까지 사업모델을 마련하고 기술 개발 및 제도기반 조성을 통해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2019년까지 상용화 단계를 거쳐 2025년까지 단계적 의무화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2030년 신축 건축물의 70%가 제로에너지화되면 1,700만TCO₂ep의 온실가스 감축과 5,300만톤TOE 에너지절감이 기대된다. 동시에 연간 10조원의 추가투자유발과 연간 10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첫 고층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국토부와 현대건설(주)이 함께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국내 최초 고층형 제로에너지 공동주택(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이 인천 송도에 준공하고 지난해 6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고단열·고기밀 등 패시브 공법과 고효율 기기, 신재생에너지설비 등 액티브 공법 및 에너지 최적제어를 위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등 첨단 공법이 적용돼 공동주택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 5등급(에너지자립률 23.37%)을 취득했다.

특히 단지 내 설치된 태양광·연료전지 등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가 공용부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대부분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존 공동주택대비 약 50% 수준의 1차 에너지소요량 달성으로 인천시 공동주택 평균대비 전기에너지의 약 50%, 난방에너지의 약 40% 이상 절감시킨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제로에너지빌딩센터(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공단)의 컨설팅 등 기술지원, 취득세 감면 15% 및 용적률 완화 5% 등 다양한 지원으로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공동주택 수준의 분양가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확대 보급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국내 첫 제로에너지 공장

토탈 환기기업 (주)힘펠은 제로에너지 공장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힘펠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화성시 ‘제로에너지 신사옥 및 제3공장’을 준공했다. 이는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장으로 21세기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비전 그리고 미세먼지와 기후온난화로 힘들어하는 이 시대에 에너지다소비형 공장도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전환 가능함을 보여준 국내 첫 모범사례다.

연면적 4,560.51m²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힘펠 제3공장은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장을 목표로 건축물에너지효율 1++등급과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예비인증은 기 취득했고 본 인증은 1월 취득 예정이다.   

총 건축공사비는 약 52억원으로 일반공장(1등급) 수준에서 제로에너지 공장(1++ & 5등급) 수준으로 향상시키는데 일부를 에너지공단과 경기도에서 지원받아 실질적인 민간 추가 부담금은 기존 건축공사비 45억원대비 약 13.7% 높은 수준이다.  

제3공장은 일반공장과 달리 공장에서 소비하는 난방, 냉방부하를 줄이기 위해 건축물 외피의 단열 및 기밀 등의 패시브설계 요소기술을 적용했고 열회수를 통한 에너지절감뿐만 아니라 실내공기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효율 전열교환기인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설치했다.

즉 제3공장은 패시브설계 요소기술 및 고효율 설비 기술의 집합체다. 특히 단열재 보강으로 에너지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했다. 바닥 단열재는 압출법 1호 110mm 동일적용해 공장 기초부위 단열 보강을 통한 전도 열 손실 절감시켰다. 벽체 단열재는 PF보드 160mm, 지붕 단열재는 PF보드 200mm를 적용해 전도 열 손실을 줄였다.

기밀성능을 위해 자재 접하부 및 개구부 설치부위에 기밀자재를 설치했으며 기존 복층유리를 42mm 로이삼중유리로 교체해 창문을 통한 열 손실 절감 및 자외선을 차단했다.

건축물 내 필요 환기량을 공급하기 위해 총 12대 열회수환기장치를 설치해 배기로부터 열을 회수해 환기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이와 같이 단열 강화로 에너지를 기존대비 8% 절감, 기밀과 열교 등을 포함한 패시브설계 요소기술과 전열교환기까지 적용해 에너지를 35% 절감했다.

청정에너지 생산 및 IT 기술 접목도 제3공장에서 볼 수 있다.

제3공장 옥상과 벽면에 태양광설비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옥상 태양광발전설비는 에너지공단 태양광보급사업을 통해 그리고 입면 태양광은 에너지자립 선도사업을 통해 일정부분 지원받았다.

공장 옥상태양광발전시설은 365W 태양광 패널 98장과 25KW 인버터 2기, 태양광 모듈지지대, 태양광 모니터링 설비 등으로 총 용량 35.77kW이며 공장 벽면 태양광발전시설은 370W 태양광패널 126장과 25kW 인버터 2기, 태양광 모듈 지지대, 태양광 모니터링설비 등으로 총 용량 46.62kW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으로 공장 건물에너지와 공장설비 운영에 사용된다.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전자식 원격검침계량시스템’을 도입했다. 에너지원별로 사용량을 측정하고 신재생 태양광 에너지 생산 효율, 액티브 기술 EHP(냉난방), LED 조명설비 사용 효율, 운송설비 등을 용도별, 층별로 구분해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같은 에너지생산설비부터 에너지절감설비까지 고루 갖춤으로써 에너지를 총 53% 절감함으로써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 그리고 에너지 자립률은 28.25%를 달성했다.

힘펠 신사옥 및 제3공장.

힘펠 신사옥 및 제3공장.

■제로에너지빌딩 성공 사례 ‘더 많이’

미국, EU,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로에너지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향후 5년 내 글로벌 제로에너지빌딩 시장은 4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국가에서는 제로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모든 공공건물과 기존 건물의 50%를 제로에너지빌딩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EU는 신축건물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짓도록 의무화했다. 일본도 일반주택을 중심으로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의 가장 큰 과제는 건축비다. 힘펠 제3공장의 경우에도 에너지공단과 지자체에서 일부 지원을 받았어도 기존 건축물대비 약 13.7% 높았다. 이는 일반 설비보다 비싼 창이나 차양·이중창 등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시범사업을 통해 냉난방, 조명, 건자재 등을 모든 포함해 경제성이 고려된 표준 모델 개발하는 이유다. 표준 모델은 건축의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작동해야만 경제성이 확보된다.

업계의 전문가는 “제로에너지빌딩 보급 확대를 위해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와 힘펠 제3공장과 같은 다양한 성공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라며 “이러기 위해서는 제로에너지 관련 각 부처의 협업된 정책 및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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