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
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

[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경제성, 친환경성이 뛰어난 CNG이지만 정부의 미진한 지원정책으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 수소차가 기술적인 문제, 안전성, 미흡한 충전인프라 등 아직은 한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브릿지 연료’로서 CNG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CNG연료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은 CNG는 가격이 저렴하고 오염원 배출량이 적어 활용도가 높은 연료지만 정부의 지원부족으로 서서히 도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그는 경유로 운영되는 장거리운행 버스보다 시내에서 단거리로 주행하는 CNG버스가 먼저 전기차로 대체되고 있다며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제 CNG뿐만 아니라 LNG업계도 단합을 통해 주어진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는 업계에 대한 희망사항을 밝힌 김창기 연구위원에게 수송연료로써의 CNG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CNG가 경유 등 다른 수송 연료에 비해 가지는 강점은
경유차기술의 지속적 발전으로 최근에는 CNG차와 경유차의 유해물질 배출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연료자체가 가지는 청정성은 변함없이 CNG가 우수하기 때문에 CNG차량에도 경유차와 비슷한 수준의 환경 관련 기술을 적용한다면 차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은 CNG가 더욱 적을 것이다. 그러나 경유차시장보다 CNG차시장이 워낙 작다보니 기술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연료가격은 천연가스가 경유보다 훨씬 싸고 LPG보다도 싸기 때문에 충전소만 확충된다면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트럭시장에서는 천연가스가 더 큰 시장경쟁력을 가질 전망이다.

■ 과도기적 연료, 이른바 ‘브릿지 연료’로써의 CNG 역할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확대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CNG가 수소시대의 브릿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CNG충전소가 수소충전소와 연계돼야 한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가스안전기준이 갖춰진 기존의 CNG 충전소를 활용해 수소충전소를 함께 구축한다는 점과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수소공급에 유리하다는 점 등 두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 중에 CNG충전소의 활용측면을 보면 우리나라의 CNG충전소는 시내버스를 대상으로하다 보니 대부분 버스차고지가 있는 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것도 대도시에만 주로 있는 것이 현실이자 문제다.

수소차는 차량가격과 출력성능을 고려하면 초기에는 승용차 내지는 SUV 위주로 보급돼야 하기 때문에 수소충전소는 시내 근처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나 국도 상에도 있어야 하며 중소도시를 포함해 전국 어디에서든 접근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의 CNG충전소가 이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브릿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경유버스보다 오히려 친환경적인 CNG버스가 더 빠르게 전기버스로 전환된다고 지적했는데
우리나라에서 CNG로 대체된 버스는 CNG 충전소가 구축된 대도시를 대상으로 차고지를 두고 일정거리를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대부분이다.

반면 버스 대수가 적어 CNG충전소를 구축하기 어려운 지방이나 도시간 이동이 필요한 장거리용 버스 또는 일정하지 않은 경로로 운행되는 버스들은 여전히 경유버스로 남아있다.

앞으로 보급하고자 하는 전기버스나 수소버스 모두 막대한 비용의 충전소 구축이 필요하고 초기 보급에 나타나는 버스들의 문제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도시에서 차고지를 두고 운행되는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기버스나 수소버스가 보급하고자 하는 대상이 현재의 CNG버스시장과 겹치기 때문에 경유버스보다 더 빨리 CNG버스가 대체되는 것이다.

원래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경유버스를 중심으로 교체가 이뤄져야 하는데 친환경차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CNG버스를 교체하는 형국이다. 개인적으로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 CNG의 확대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필요한 정책은
대체에너지, 친환경연료 등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은 수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CNG버스 보급지원이 약 20년동안 이뤄지다 보니 정부에서는 CNG연료는 더 이상의 지원이 필요없거나 줄여나가야 하며 앞으로는 시장경쟁력을 가지고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시내버스 위주로 CNG차와 인프라를 구축하다보니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국적으로 운행돼야 하는 승용차나 트럭과 같은 다른 차종으로의 변경이 어렵고 준비 자체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된다.

CNG시내버스시장은 계속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채로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하게 되면 CNG는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된 책임은 당사자인 가스업계가 가장 크지만 정부의 너무 빠른 판단과 정책의 편향성도 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CNG차의 차종에 대한 확대를 위해서는 CNG충전소 확충이 필수적이며 이때 정부의 경제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도시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고속도로, 국도 등에 우선적으로 충전소가 확충돼야 하며 중소도시에도 CNG충전소를 보급해 전국단위의 충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CNG차 보급이 시내버스 위주에서 트럭이나 승용차로 확대될 때 자동차 구입비의 일부에 대해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은 충전소가 어느정도 확충될 때까지이며 그 이후가 돼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무한으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 CNG차량의 엔진 기술력은 타 연료에 비해 어느정도 수준인지
2016년 기준으로 세계에 보급된 자동차 중 CNG차의 비중은 1.8%인 반면 현재 우리나라는 0.17%에 지나지 않는다.

시장규모가 클수록 투입되는 연구개발비가 클 수밖에 없는 시장논리를 생각한다면 불리한 구조이지만 CNG차에 대한 세계 기술 수준은 타 연료와 대등하다고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외국에서 인정하는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시장 흐름에 역행해 우리나라는 CNG차가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기술력은 아깝지만 점차 CNG시장은 쇠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 CNG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차라리 LNG벙커링, 열병합 발전에 투자하는게 낫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러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CNG차가 CNG시내버스에만 국한되고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트럭과 훨씬 더 많은 보급대수를 차지해야 하는 승용차분야에는 확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NG 버스 보급을 통해 구축됐던 충전인프라를 기반으로 해 트럭, 승용차 등의 다른 차종으로 CNG차가 보급됐어야 했는데 시내버스에만 머물다 보니 비중이 커질 수 없었다.

이것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시기적절하게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LNG 벙커링이나 열병합 발전에 투자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본다. 아무리 좋은 분야에 진출을 하더라도 적절한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 수소연료로 트랜드가 변하는 과정에서 CNG-수소 융복합 충전소로의 투자가 향후 LNG업계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지
먼저 블루오션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워낙 변수가 많아 아직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2000년대 들어서 수소에너지 시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을 중심으로한 세계적인 수소차 붐이 일어났으나 2010년대 초부터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관심이 사라지고 수소 관련 기술이나 기업들이 퇴출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 당시 막대한 비용으로 구축됐던 수소충전소는 거의 쓸모없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최근 수소차에 대한 붐이 다시 일어나고 있고 그 중심에 우리나라가 있다보니 국내기업들이 예전 2000년대 보다 큰 기대감을 갖는 것 같다. 언젠가는 반드시 수소차로 대변되는 수소에너지 시대가 올 것이다. 그 시대가 도래했을 때가 블루오션이겠지만 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이냐 일 것이다.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수소충전소 설치기업에게는 블루오션이 맞지만 LNG업계에게는 블루오션이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 업계에 하고픈 말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업계인 가스공사와 도시가스사의 입장이 서로 다르고 도시가스사 내에서도 지역마다 입장이 다르다보니 투자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나오기 어려운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기회들이 지나가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신속, 과감하게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업환경이 조성돼야만 발전할 수 있는데 천연가스업계도 그런 환경이 조속히 조성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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