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민경천 지앤원에너지 대표
[외고] 민경천 지앤원에너지 대표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20.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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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제로에너지빌딩과 제로에너지시티
제로에너지시티, 제로에너지건물 보급 위한 합리적 방법
신규 단지와 기존 주택 리모델링 통해 제로에너지시티 노력
민경천 지앤원에너지 대표.
민경천 지앤원에너지 대표.

[투데이에너지] 환경과 균형을 이뤄 생활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적어도 모든 재산을 팔고 광야의 소박한 오두막으로 이사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른 바 ‘제로에너지건물’은 도시 중심에서 살면서도 환경과 균형을 이뤄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도시가 환경과 균형을 이루면서 지속 가능하려면 적어도 소비하는 만큼 에너지를 생산하는 제로에너지(net-zero)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 현재 전세계 모든 에너지의 40%가 건물에서 소비되고 있다. 특히 도시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앞으로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ZEB(zero Energy Building)’는 사전적으로 사용에너지와 생산에너지의 합이 0이 되는 건물(Net Zero)을 의미한다. ZEB는 단열성능을 극대화해 건축물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하고(패시브),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액티브)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잉여에너지를 생산하는 건축물이다.

ZEB는 일반적으로 도시 공급망에서 독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망으로 다시 반환함으로써 소비한 에너지를 보상한다.

건물의 소유자는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충분한 잉여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고(넷 제로(net-zero)에서 넷 플러스(net plus)로 전환), 소유자에게 새로운 수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대체에너지 생산 및 자원절약 솔루션에 대한 비용 절감을 고려할 때 제로에너지에 도달하는 것은 훨씬 현실적인 목표가 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net-zero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개인 주택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부터 연면적 1,000m² 이상의 신축 공공건축물에 대해 ZEB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ZEB 의무화는 2025년 연면적 500m² 이상 공공건축물, 연면적 1,000m² 이상 민간건축물,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도 적용된다.

2030년에는 연면적 500m² 이상 모든 용도의 민간·공공건축물에 의무화가 적용될 계획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전세계적인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건물부문의 중요한 달성 전략으로 정부는 ZEB의 보급 확대, 기존 건축물의 그린 리모델링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건물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다. 아쉽게도 제로에너지주택단지나 시티에 적용되는 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다. 제로에너지시티는 제로에너지건물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제로에너지시티는 일정한 단위를 이루는 건물군 규모에서 에너지 사용 중립상태를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제로에너지시티는 제로에너지주택의 집합이 아니다.

즉 시티를 조성할 때 모든 건물을 제로에너지로 만들지 않아도 제로에너지시티를 조성할 수 있다. 이는 개별 건물과 다르게 제로에너지시티의 경우 자체에너지 생산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별 가구 혹은 건물 한 동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태양에너지와 지열, 연료전지 정도이다. 수력, 풍력, 열병합(CHP) 등은 생산시설 규모와 에너지생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개별세대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독일 보봉의 경우 주택들은 일반 주택에 비해 최소 70% 정도 에너지소비를 절감하도록 지어져 당시 신규 주택대비 40% 정도 절감했다. 건축 당시 난방에너지 소비 기준은 65kWh/m²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45kWh/m²를 소비했고 15kWh/m²을 소비하는 패시브 하우스도 150호도 건축됐다.

단지 전체적으로는 CHP 지역난방이 보급돼 난방에너지를 60%까지 절감했고 후에 지은 쉘러태양단지(Schieler Solar Settlement)에서 전기를 100% 생산하는 것은 물론 남는 전기를 판매했다. 쉴러태양단지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독일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태양)에너지 관련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일본은 정부에서 2002년에 가정용 태양광발전시설을 클러스터화하고 전력망시스템을 시험하기 위한 사업을 기획했다. 정부 기관인 신에너지 및 산업기술 개발기구(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 NEDO)가 시범단지를 공모해 오타(Ota)시의 단독주택단지인 팰타운(Paltown)을 선정했다. 

팰타운은 지형이 평탄하고 상대적으로 일조시간이 길다. 빈 땅에 대규모시설을 설치해 에너지망에 공급하는 기존의 경우와 다르게 이 사업의 목표는 수백세대 단위의 가정용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원활히 운영하는 것으로 가정의 지붕을 이용해 클러스터 시설을 조성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

팰타운사업은 기존 주택에 집합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전력망과 연동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건물에너지효율이나 난방부문과는 관련이 없다.

프로젝트 시작 당시 팰타운의 총 태양광 발전용량은 2,160kW로 가정 당 평균 3.85kW 시설을 갖췄으며 가정마다 2.6kW에서 5.0kW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각 가정의 태양광발전시설은 가정용 전기의 100%를 공급한다. 팰타운은 수익성부문의 성과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지원이 있었다. 또한 일본정부는 이후 유사사업을 위한 예산을 97억엔에서 240억엔으로 약 3배 가까이 증액했다.

이렇게 늘린 예산은 팰타운보다 좋지 않은 기후조건에서 더욱 큰 규모의 실험을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일본정부에서 예산을 증액한 이유는 보급과 시험, 관리까지 모두 정부에서 진행해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 향후 관련 지식과 기술을 미리 축적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해당 기술의 보급 확산과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영국의 애시포드는 2003년에 부총리가 지정한 성장지역 중 하나이다. 애시포드 ZED주택 프로젝트는 이러한 지역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고속도로변 공지를 고밀도 중심지형 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최근에 계획 승인이 완료돼 착공했다.

착공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는 없으나 기존 제로에너지시티 중 밀도(1만세대 이상)가 가장 높다. 현재 승인된 민간 주도 계획 중 영국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Zedhomes라는 개발업체가 중심이 돼 개발 중이다. 애시포드 ZED주택은 모든 주택을 BREEAM(Building Research Establishment Environmental Assessment Method) 기준 최우수 등급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BREEAM 제도가 지속가능주택기준(Code for Sustainable Homes)으로 바뀌었지만 최우수 등급 주택 건설 계획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애시포드 ZED주택은 모두 제로카본 주택이 될 계획이다.

애시포드 ZED주택 역시 CHP를 주요 시설로 도입하고 있으며 우드칩을 이용해 난방 1.2MW, 전력 1.1MW의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 소형 풍력과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의 제로에너지시티가 저층 건물 중심이었던 것에 반해 애시포드와 같은 고밀도 형태의 제로에너지시티 개발은 주거 밀도가 높은 국내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향후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소비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화석에너지 이용을 줄이는 문제가 시급하다. 따라서 도시의 제로에너지화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이 점을 인식해 1990년대 중후반부터 제로에너지시티를 조성하고 있으며 제로에너지시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서야 제로에너지시티의 한 부분인 제로에너지건물이 시범적으로 선보였고 신규 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제로에너지시티의 계획요소 정도가 선보인 상황이다.

제로에너지시티는 에너지복지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규 단지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 리모델링을 통해 제로에너지시티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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