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의 고양 복합에너지스테이션.
현대오일뱅크의 고양 복합에너지스테이션.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미세먼지를 줄이고 온실가스를 감축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다양화되면서 전통적인 수송용 연료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시장을 이끌어 왔던 정유사들은 인프라 역할을 해온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갖추기 시작했다.

또 SK가스와 E1 등 LPG수입사는 택시와 트럭 및 어린이통학차량 등을 대상으로 LPG를 판매해 온 충전소에 수소충전소 부지를 제공하고 수소 충전시설을 갖춰 나가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수소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생산 거점시설을 구축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중장기 계획과 플랜이 짜여지기 시작했다.

에너지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석유소비 증가 둔화 현상이 나타난 대신 전기와 천연가스 소비가 석유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이는 ‘전기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부가가치 1단위 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소비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에너지효율은 높아지고 있다.

증가세를 보였던 에너지소비는 2010년 들어서 둔화세로 돌아섰고 에너지효율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에너지원별로도 석유소비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전기와 천연가스가 이를 대체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수소로의 전환이 가속화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도 친환경에너지믹스로의 전환과 에너지 신산업 창출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온실가스 및 오염배출 저감, 에너지효율 개선, 신규 고용 창출 등을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승용차부문을 대상으로 한 LPG수입 및 정유사의 경쟁은 화물차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버스와 트럭 등 화물차부문은 수소와 전기, LNG 관련 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40년까지 석유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휘발유와 경유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연료시장이 LPG와 LNG에 이어 전기와 수소차로 전환될수록 석유와 LPG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점차 위축되거나 수요 감소 상황에 직면하게 될 석유와 LPG 등 관련업계에서는 그동안 각광받아 왔던 전통 연료시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거나 수요를 유지 내지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수송용시장 선점 위해 분주한 에너지업계

정유사들은 기존에 운영 중이던 주유소 또는 복합에너지스테이션과 함께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미래차 연료시장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강동구 소재 주유소·LPG충전소에 현대차와 공동으로 수소충전소 구축에 나섰다. 휘발유, 경유, LPG, 수소, 전기 모든 연료 공급 가능한 Total Energy Station을 마련해 주유소에 전기차 배치 및 충전기 확대 등 모빌리티 변화에 따른 대응력을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GS칼텍스가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한 수소충전소는 ‘휘발유·경유’ 주유와 ‘LPG·수소·전기’ 충전이 모두 가능한 Total Energy Station을 서울·수도권에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

GS칼텍스는 주유소와 LPG충전소가 함께 있는 서울 강동구 소재 주유소·LPG 충전소 유휴 부지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옆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착공함으로써 모든 차량이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약 3,306m2(1,000평) 규모의 Total Energy Station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H 강동 수소충전소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자 GS칼텍스가 직접 운영하는 상업용 수소충전소다.
이번에 설치하는 수소 공급설비는 튜브트레일러를 통해 외부로부터 수소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GS칼텍스 강동 수소충전소는 시간당 5대 이상의 수소전기차를 완충할 수 있는 충전용량을 갖춰 하루 70대 이상의 수소전기차가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가 부족한 서울시에 수소 충전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친환경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친환경차 인프라 확산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운전자의 편리한 충전환경 조성을 위해 현재 전국 23개 주유소 및 LPG충전소에 27기의 100kW 급속충전기를 설치·운영 중이다.

신용카드로 환경부 충전기와 동일한 가격(173.8/kW)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모바일앱(EV Infra)을 통한 간편결제(QR)도 지원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까지 40기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향후 전기차 보급속도에 맞춰 지속적으로 확대·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GS칼텍스는 국내 최대의 전기차 공유 업체 그린카와 제휴하고 전기차를 접근성이 뛰어난 주유소들에 배치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GS칼텍스의 관계자는 “모빌리티 변화에 맞춰 전기·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및 전기차 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주유소가 모빌리티 허브(Mobility Hub)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까지 서울, 부산, 대구, 속초 소재 주유소와 대형 소매점 10곳에 급속 충전기를 설치, 운영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기간이 지나면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2,300개 자영 주유소에 수익모델을 전파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대수가 2030년까지 매년 평균 15% 증가해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관공서와 공영주차장 등에 충전기가 주로 설치돼 있어 운전자들이 이동 중에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운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요 도로마다 판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정유사 참여가 필수다.

수도권 일부 직영사업장에만 충전기를 운영 중인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거점 도시 내 대형마트와 카페,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도 충전기를 설치, 운영한다. 지난해 9월부터는 ‘차지인’이라는 현재 운영 중인 전기 충전기에 현대오일뱅크 보너스카드 결제시스템이 도입된다.

차지인은 ‘산업부 1호 규제 샌드박스사업’ 대상 기업으로 전국에 1,300개의 전기충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 운전자들을 보너스카드 회원으로 확보, 맞춤형 마케팅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기회도 모색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도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충전소’ 조성에 나섰다.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충전소’란 사람과 차 등 이동 주체가 Mobility와 lifestyle 측면에서 모두 충전 가능한 미래형 친환경 충전소를 뜻한다.

SK네트웍스는 서울 강동구 길동 소재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세계 최초로 미래형 친환경 이동 수단인 전기차 중심의 모빌리티 스테이션으로 탈바꿈 시키는 결정을 함으로써 기존 주유소의 Biz. 모델을 급변하는 환경에 맞게 새롭게 테스트하고 고객에게는 새로운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사람이 충전하는 공간인 라이프스타일 공간 기획 및 운영 등을, 현대자동차는 차를 충전하는 공간 및 기기를 담당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연면적 3,306m2(1,000평) 이상의 랜드마크 신축을 통해 고객의 Mobility Lifestyle 편의성을 높이고 SK네트웍스의 모빌리티 통합 멤버십 브랜드인 ‘Most’ Member 전용 Lounge를 포함한 복합 콘텐츠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를 새로 개발해 충전시간을 단축시키고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자체개발해 고객편의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6년 2차전지 연구에 돌입한 SK이노베이션은 2005년 초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팩 개발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에너지와 화학기업이 생소했던 전기차 배터리를 시작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도 있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0여년간 에너지, 특히 화학산업을 선도해온 국내 대표 기업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2009년 10월 다임러 그룹 산하 미쯔비시 후소(Mitsubishi Fuso)의 하이브리드 상용차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 첫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듬해 7월에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시장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선 수주, 후 증설’ 전략을 기반으로 국내외 생산공장 확대를 가속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충남 서산에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한 SK이노베이션은 착공 후 1년 4개월만인 2012년 9월 완공과 동시에 첫 상업 양산에 돌입했다.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 서산 2공장 건설을 착공, 2018년 9월 2공장에 총 4개 라인(4~7호기) 건설을 완료함으로써 국내에만 총 4.7GWh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유럽에 처음으로 독자적인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월 헝가리 코마롬에서 기공식을 가진 후 모든 생산라인이 완공되는 2022년에는 연간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유럽지역에만 약 17GWh 수준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있는 유럽시장 공략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자동차시장이자 친환경자동차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중국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약 30만m²(약 9만평) 부지에서 건설, 올해 양산에 돌입, 2022년 약 7.5GWh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헝가리, 중국 이어 미국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9.8GWh/연 규모의 배터리공장 건설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양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모델에는 △원재료 투입부터 완제품의 검사 및 포장 공정까지 전공정의 설비 자동화와 △빅 데이터 기반의 설비 운영 모델 고도화 △제조 운영 관련 중앙관리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한국, 유럽,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하며 모든 공장이 완공되는 2022년 약 40GWh 규모의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 SK이노베이션은 이후 추가 수주에 따라 2022년까지 60GWh의 생산 역량을 확보, 세계적인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LPG자동차와 수요 두 마리 토끼 잡아라

택시, 렌터카 등 사업용과 비사업용의 구분이나 장애인 또는 국가유공자 등 계층에 따른 차별도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모두 LPG자동차를 구매·사용할 수 있는 LPG연료사용제한이 지난해 3월26일 전면 폐지되면서 LPG업계도 분주하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LPG연료사용 규제를 전면 폐지한 것은 전기·수소차가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휘발유·경유차를 LPG자동차로 대체해 미세먼지를 감축하고 온실가스 등에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2년부터 37년 동안 이어져왔던 연료사용 규제의 폐지를 기회로 살리지 못하게 된다면 그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LPG자동차 등록대수의 반등과 수송용 부탄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연비가 많이 개선되고 저렴한 연료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LPG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는데 LPG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경쟁연료는 물론 전기와 수소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라는 틈바구니에서 LPG자동차 숫자와 수요를 통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PG자동차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경유차의 1/93, 휘발유차의 1/3 수준으로 미세먼지 감축에 효과적이다.

환경피해 비용도 경유의 경우 리터당 1,126원, 휘발유는 601원, LPG가 246원으로 LPG의 환경피해비용이 휘발유·경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LPG연료사용제한 규제의 폐지로 LPG자동차가 수소 및 전기차 등 무공해 친환경차로 이어지는 과도기의 현실적 대안이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수송용 LPG시장이 연착륙할 기회로 활용해야 될 입장에 놓인 셈이다.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LPG자동차를 친환경 대체연료로 지정해 다양한 보조금과 인센티브제도를 운영하며 LPG자동차 보급·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LPG가격은 저세율 정책에 따라 휘발유가격대비 40~50%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차량구매 보조금이나 자동차세 및 취·등록세 감면 등 세제우대와 LEZ(Low Emission Zones)지역의 LPG차량 통행 허용, 차량부제에서 LPG차량을 제외하는 등 다양한 정책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LPG사용규제 전면폐지를 계기로 LPG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방안 등 후속조치가 뒤따르고 있다.

2018년부터 경유를 사용하는 노후 어린이통학차량을 LPG자동차로 전환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노후경유 1톤 트럭을 LPG트럭으로 전환하면 차량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총 950대에 대해 국비 19억원, 지방비 19억원 등 38억원 규모로 편성됐지만 신청 마감이 조기에 이뤄지면서 4,050대의 1톤 LPG트럭 추가경정 예산 편성될 경우 총 5,000대가 지난해 보급됐다.

올해에는 1톤 LPG화물차 1만대와 어린이통학차량 6,000대에 총 3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국내 유일의 SUV LPG차량인 르노삼성의 QM6 판매 확대 등의 영향에 힘입어 감소했던 LPG자동차 등록대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며 수송용 LPG수요도 늘어나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OECD 주요 국가들이 LPG가격을 휘발유 가격대비 50% 이하로 정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환경비용 등 사회적비용을 반영해서 오히려 LPG세율 인하를 통해 LPG자동차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저세율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자동차 제작사에서도 다양한 LPG자동차 선택이 가능하도록 세단형 승용차, RV승용차, 승합·트럭 상용차 등 다양한 모델의 LPG자동차 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책과 LPG출시 환경이 조성되도록 업계 상호간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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