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상무이사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상무이사

[투데이에너지]가스산업 선진국에 비해 일천한 사업력에도 불구하고 2,000만 고객시대에 다가선 국내 도시가스산업은 최첨단 ICT 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안정공급과 공급망 안전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그러나 계량부문은 아직도 인력에 의한 방문 검침과 소비자의 사용량 기재에 의존하는 등 첨단 인프라에 어울리지 않는 재래식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가스산업 선진국에서는 계량선진화사업이 이미 진행됐거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인력 검침과 저성능의 기계식계량기에 의한 검침시스템은 소비자의 사생활 침해, 계량정보의 불신과 계측의 애로는 물론 관련산업 발전 저해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계량부문의 선진화는 가스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낙후된 계량시스템 선진화와 혁신을 위해 스마트계량기 보급을 계획하게 됐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스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실증사업을 시작한다.

AMI는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무선원격검침으로 이뤄지며 가스안전 및 에너지효율 제고에 최적인 지능형 계량인프라로 정의할 수 있다.

실증사업에 투입되는 AMI는 원격검침, 누출알림 등을 지원하는 IoT 기반 계량기, 계량기와 AMI플랫폼을 연결하는 무선통신시스템과 AMI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운영체계(AMI플랫폼)로 구성돼 있다.

AMI실증사업에는 총 22억5,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먼저 실증사업 여건이 양호한 제주도에 1만5,000대의 스마트계량기 보급이 지난해 12월말부터 시작됐다.

이어서 수도권 등 5개 권역에 1만5,000대를 공급할 계획이며 정부는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권역 선정과 보급물량을 확정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계량기와 플랫폼간의 보안 및 상호인증 체계를 마련해 계량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가스협회는 가스 AMI사업의 전국 보급을 위해 스마트계량기의 객관적인 검증 및 인증에 필요한 단체표준을 제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실증사업 운영과 성과분석을 통해 제도, 운영상의 미비점을 보완해 궁극적으로 전국의 모든 가정에 가스AMI를 보급하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가스AMI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국내 가스산업의 디지털화가 비약적으로 진전될 것이며 아래와 같은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첫째, 계량시스템 선진화로 계량정보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다. 그동안 인정고지, 자가검침, 난 검침지역과 이기(移記) 과정의 검침오류 등의 문제점이 대폭 개선되기 때문이다.

둘째, 소비자 보호 및 검침관련 민원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검침원의 가구 방문에 따른 소비자의 사생활 침해와 검침원 사칭 호객행위, 검침원 성추행 등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사회적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셋째, 자동 누출알림 기능으로 가스누출 시 소비자의 긴급대응이 가능하고 실시간으로 도시가스사에 관련정보가 접속돼 즉각적인 출동 서비스가 가능해 안전관리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향후 자동차단기능까지 진전되면 지진 등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더 높은 수준의 안전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넷째, 계량시스템의 고도화로 관련산업의 발전과 산업연관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계량기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생산업체간의 출혈•저가경쟁으로 아사 직전에 있다. 기술혁신을 통한 고성능, 고부가가치의 스마트계량기 대량생산과 수출확대는 관련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AMI는 통신산업과 2,000만 고객에 대한 빅테이터의 결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할 수 있고 실시간 사용량 데이터의 인식으로 에너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AMI실증사업의 성공적 안착으로 전국 보급을 조기에 달성해 계량선진화와 소비자 편익 증진에 기여하길 희망한다.

아울러 AMI가 연관효과 창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로 도시가스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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