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류희선 기자]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신재생에너지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지역난방(4세대)’ 실증을 시작한다.

마곡지구 내 신축 예정인 ‘(가칭)농업공화국’에 2021년 11월 설치를 완료하고 실증에 들어가며 마곡지구 전체에는 2023년 본격 운영 예정이다.

‘4세대 지역난방’은 40~70℃의 저온수를 공급하고 태양광 등 열수송관 주변의 신재생에너지도 함께 활용해 다양한 열원이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3세대 지역난방으로 구축돼 있으며 3세대 지역난방은 열병합발전 같이 지역거점의 대형 열생산 설비에서 100℃ 내외 고온‧고압수를 만들어 장거리 열수송관을 통해 각 가정과 건물에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4세대 지역난방’ 구축으로 △안전성 강화 △다양한 열원 활용 및 온실가스‧미세먼지 저감 △에너지산업 활성화 △발전효율 향상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먼저 현재보다 낮은 40~70℃의 저온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만일의 누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100℃ 내외 고온수에 비해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어 안전성이 강화된다.

또한 사용할 수 있는 열원도 다양해진다. 기존 고온수를 사용하는 방식에선 재사용이 불가능했던 지역난방 회수관 온수(50~55℃)를 다시 사용하고 태양열‧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료 사용량이 줄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스마트 열 그리드’ 구축으로 에너지 프로슈머간 ‘열 거래’가 가능해져 에너지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가 설치된 건물에서 활용하고 남은 열을 지역난방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사업자는 다시 열이 필요한 다른 곳에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한 예로 들을 수 있다.

또한 별도 설비를 갖출 필요 없이 기존 열 공급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고온수와 달리 열수송 과정에서 열 손실이 적어 발전효율이 향상된다. 기존 3세대 지역난방 방식에선 고온수를 장거리로 보내는 과정에서 약 10~30% 열손실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4세대 지역난방에 ‘스마트 열 그리드’를 구축한다. 전력망(전기 등 공급용 배급망)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해 난방열 공급‧사용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열 생산자와 사용자가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이로써 난방열 사용 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생산자는 난방생산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소비자는 남는 열을 팔 수 있어 생산자와 사용자 간 열을 사고파는 ‘스마트 열 거래’가 가능해진다. 

실증사업은 농업공화국 건물 일부에서 이뤄지며 실증을 통해 4세대 지역난방을 실제로 가동하면서 열원을 원격으로 실시간 최적 제어하는 ‘스마트에너지시스템’과 4세대 지역난방이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지 효과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스마트에너지시스템’은 농업공화국으로 들어오는 기존 지역난방 회수열을 측정해 열이 부족하면 건물 내 분산 소규모 열원(태양열, 연료전지 등)을 끌어다 쓰는 원격 제어 장치다.

김호성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도시에서 난방은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분야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발생비중도 높다”라며 “이를 줄이기 위해 난방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은 서울시의 중요한 과업이며 4세대 지역난방 도입 확대는 도시 난방에너지 이용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마곡지구의 상용화 기반 마련을 통해 보급 활성화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마곡지구를 서울의 대표적인 스마트에너지시티로 조성하고자 각종 4차산업 기술을 활용, 시험하고 있다. 이번 4세대 지역난방은 정부 ‘스마트제로에너지시티 개발 R&D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마곡지구는 개발 당시 친환경에너지 도시로 계획돼 상업‧업무 지역 건물의 수요 부하 5%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해야 해 신재생에너지 설치 비율이 높은 곳이다. 마곡지구 내 기반시설과 생활환경의 이상‧사고 등을 감지해 체계적‧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통합관제센터’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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