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국 부회장
한국LPG산업협회

[투데이에너지]언제부턴가 희뿌연 하늘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거리풍경이 일상화됐고 청명한 하늘을 보는 것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미세먼지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이런 이유로 만물이 소생한다는 계절의 여왕 ‘봄(春)’날이 오는 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는 국내 배출원과 국외 영향으로 생성되며 평상시에는 국내요인이 50~70%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출원은 사업장 배출(39.5%)이 가장 많고 건설기계(15.6%), 자동차(13.5%), 발전소(13.4%) 순이지만 수도권만 떼어놓고 보면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9.4%로 1위다.

환경부와 미항공우주국(NASA)이 참여한 공동연구결과(2017)는 직접 배출되는 미세먼지(28%)보다 질산염 등 가스결합으로 생성되는 2차 미세먼지(72%)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 배출가스 대책은 매우 시급하다.

배출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은 질산(HNO3) 또는 오산화이질소(N2O5)를 매개로 PM2.5의 주요 성분인 질산염을 생성해 고농도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연료별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경유차가 LPG차보다 93배, 휘발유차는 3배 더 많이 배출하고 리터당 환경피해 비용도 경유 1,126원, 휘발유 601원, LPG 246원으로 범용화된 내연기관 차량 중에서는 LPG차가 가장 친환경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연료별 자동차 등록대수는 휘발유차가 1,145만대, 경유차 996만대, LPG차 202만대였고 최근 5년 사이 휘발유•경유차는 각각 172만대, 196만대 증가한 반면 LPG차는 오히려 33만대 감소했다.

정부는 LPG규제를 전면폐지하고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LPG차 보급에 적극적이지만 자동차사는 수익성 등을 이유로 LPG신차 개발과 생산에 미온적이다.

그렇다면 기존 운행 중인 휘발유•경유차를 LPG로 개조(튜닝)하는 애프터 마켓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휘발유•경유차를 친환경 LPG차로 개조 전환하면 미세먼지 감축에 효과적이다.

주행거리가 일반차량의 2~3배 이상 많고 중대형 세단이나 RV 위주로 개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튜닝시장이 확대되면 신규고용이 창출되고 정비공장•공업사 등 중소상공인 매출이 확대된다.

소비자입장에서는 연료비가 절감되는 등 LPG 개조시장 활성화는 1석3조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미세먼지 대응예산으로 수송부문에만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대부분 전기•수소차 보급과 노후경유차 대책으로 사용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친환경차 보급보다는 엔진교체, LPG화물차 전환 등 기존 차량의 전환사업이 재정투입 효과가 크다며 사업효과 등을 고려한 재원배분 필요성을 주문했다. 노후경유차 DPF 부착사업도 논란이 많다.

LPG차는 재정투입 없이‘LPG규제 폐지’로만 미세먼지 감축효과를 기대하는 만큼 LPG 개조관련사업에 재원을 투입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최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European Automobile Manufacurers' Association)는 자동차 및 에너지단체와 함께 EU집행위원회에 LPG 등 친환경 대체연료차 지원정책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LPG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은 친환경연료로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 않고 이미 입증된 기술로 기존 차량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기질 개선과 EU 2050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와 결합한 LPG하이브리드도 해법으로 제시했다.

유럽은 LPG 개조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개조비용 지원,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정책을 통해 친환경 LPG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영국은 도심 대기질 개선을 위해 LPG차 개조 시 1,500파운드(한화 225만원)를 지원하고 무료주차 혜택을 준다.

이탈리아에서는 LPG차에 2,000유로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며 일정기간 자동차세를 면제하기도 한다.

터키는 LPG차가 전체 등록차량의 40%에 이르며 연평균 9%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LPG개조 등 관련 산업종사가가 50만명에 이른다.

현재 국내에 운행 중인 휘발유•경유차는 2,000만대가 넘는다. 이중 일부만 LPG로 전환해도 미세먼지 감축효과는 물론 신규 고용창출과 중•소상공인 상생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LPG 개조시장을 정책적으로 활성화 시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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