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급락과 반등 등 냉온탕을 오가는 국제유가의 변동폭에 SK에너지를 비롯해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북해산 Brent유는 지난 2016년 2월23일 배럴당 33.27달러 이후,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는 2016년 2월19일 배럴당 29.64달러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하루 뒤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 협의 재개 가능성,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추진, 미국 셰일 생산업체 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 지속에 따른 세계 석유수요가 하향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인 IEA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석유제품 수요와 공급,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같은 움직임에 정유사들은  국제유가는 물론 수요 및 공급량 변동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비롯한 주변 석유수출국에서 신규 정유설비를 상업 가동을 시작했고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에 따라 SK에너지를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이 대부분 매출액은 물론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제마진 하락 수준에 그치지 않고 마이너스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까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상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통상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라고 하는데 수입 원유가격과 정제비용 수송 및 운영비 등과 같은 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배럴당 7달러를 웃돌던 정제마진은 이후 8월 4.9달러, 9월 9.2달러, 10월 8.1달러, 11월 7.4달러, 12월 7.1달러 등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올해 1월부터 5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후 2월에는 제로 마진에 진입했으며 이후 이달들어 마이너스 정제마진 상태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분기인 4분기대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2분기까지 지속될 경우 비용 감축을 위해 인력감축이나 가동률 축소 등과 같은 고육지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대두되고 있다.

석유업계의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석유대리점은 물론 주유소, 석유 일반판매소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정부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들까지 어려운 상황에서 특정 업계를 위한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납사·에틸렌·프로필렌 등 석화시장도 경색
고도화설비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였던 정유사들이 시장 확대에 나섰던 석유화학시장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건설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들 산업에 원료를 공급했던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확산 국면이 연출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더 얼어붙기 시작했고 납사를 비롯해 에틸렌, 프로필렌, 파라자일렌(PX) 등  원료가격도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4년 이후 유지됐던 저유가 반사 이익도 하락해 지난 2018년 말부터 50~60달러대로 상승해 유지되던 것이 최근 급락했지만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에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석화제품 마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에틸렌 계열 석유화학제품은 북미의 저가 원료 ECC 기반의 폴리에틸렌 제품이 아시아시장으로 유입이 확대되고 있어 스프레드를 하락시키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방향족 계열 석유화학제품은 중국 내 대형프로젝트 등이 건설을 마무리하고 공장 가동이  가시화되며  시장 공급물량을 크게 늘어나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PE(폴리에틸렌), PX(파라자일렌), 에틸렌, 납사 등 석유화학 원료가격이 떨어지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수익성도 개선되지 않는데 수요 절벽까지 경험하게 되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않은 나쁜 상황을 이겨내는 것만이 앞으로의 실적 개선에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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