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진공용기 내부.
KSTAR 진공용기 내부.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8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핵융합 연구계 새로운 역사를 썼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유석재, 이하 핵융합) KSTAR 연구센터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진행한 2019년 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 핵심조건인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유지구간 평균 온도 0.97억도)을 8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는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 확보를 위해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는 연구시설이다.

KSTAR는 지난 2018년 실험에서 태양 중심온도(1,500만도)의 약 7배에 달하는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유지시간 약 1.5초)에 최초로 성공한 바 있으며 2019년 실험에서는 초고온 플라즈마 유지시간을 5배 이상 연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세계 모든 핵융합 연구장치에서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5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은 KSTAR가 최초다.

초고온, 고밀도 상태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핵융합로 안에 연료(중수소, 삼중수소)를 넣어 이온 핵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고 이온온도를 1억도 이상 초고온으로 가열해야 한다.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초고온 플라즈마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이다.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가열장치가 필수적이며 이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전모드 개발이 필요하다.

KSTAR는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 중 하나인 내부수송장벽(ITB : Internal Transport Barrier)모드를 플라즈마 형상 및 밀도 제어로 안정적으로 구현, 초고온 상태를 장시간 유지에 성공할 수 있었다. 더불어 중성입자빔가열장치 등 KSTAR 가열장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기도 하다.

윤시우 KSTAR 연구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본격적인 초고온 운전 실험 단계에 들어선 KSTAR가 다른 장치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 개발에 선도적인 성과를 확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KSTAR는 지난 플라즈마 실험 동안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뿐 아니라 고성능 운전시나리오 개발, 플라즈마 붕괴완화 실험 등 향후 건설될 ITER 및 핵융합로의 난제 해결을 위한 약 80여 개 주제의 실험들을 수행했다.
 
이번 성과를 비롯한 KSTAR 실험결과는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핵융합 연구자들의 올림픽 격인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Fusion Energy Conference)’에서 전 세계 핵융합 연구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KSTAR는 오는 8월부터 진행될 실험에서는 가열장치의 추가 확보와 제어기술의 개선으로 초전도 토카막의 초고온 운전모드를 포함한 여러 고성능 운전모드의 성능과 지속시간 향상을 위한 실험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25년 완공을 앞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의 성공적인 운전을 위해 필요한 여러 당면 과제들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석재 핵융합연구소 소장은 “KSTAR 연구로 얻은 성과와 연구 역량은 국제공동으로 개발 중인 ITER 운전 단계에서 연구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핵융합실증로 건설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로 이어진다”라며 “미래 에너지 개발이라는 전 인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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