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류희선 기자] 서울에너지공사가 마곡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 강서구 주민들의 강한 반대가 일고 있어 사업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강서구민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측의 주장 및 지적에 대해 서울에너지공사의 반론을 들어봤다.

우선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 2019년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서울에너지공사가 LNG를 연료로 하는 열병합발전소(285MW)를 강서구 마곡지구에 오는 2023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이에 강서구의 주민들은 ‘강서구민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의 위치적 특성상 도심 내 특히 아파트 단지에서도 보이는 연돌(굴뚝) 연기를 내 집 앞에 두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비대위, 민간기업으로부터 받는 지역난방 충분

이홍상 강서구민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강서구 주민들의 반대는 단편적인 환경문제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강서구는 서울 9개구의 인분을 받아 처리하는 서남분뇨처리장과 서남하수처리장, 방화건폐장, 지하철 5‧9호선 차량기지 2개소가 자리하고 있는 등 이른바 ‘혐오시설’들로 희생을 감수한 지역으로 또다시 열병합발전소를 수용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마곡열병합발전소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서구에는 이 발전소가 전혀 필요 없기 때문”이라며 “이미 2035년까지 강서구 지역 열수요 7만5,000세대 난방공급을 위해 모 열병합발전소에서 수열받기로 협약했으며 아직 2만9,000세대 여유가 있고 앞으로 열수요가 늘어난다 해도 모 열병합발전소에서 추가로 받기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결국 강서구에 발전소를 건설해 서울 7개구에 열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이 때문에 강서구민들이 결사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너지公, 2024년 열공급 부족 전망

이에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7만5,000세대는 강서지역의 포화연도(2031년) 열공급대상 세대수이며 부천열병합발전소 수열로 7만5,000세대 모두 열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부천열병합발전소로부터 최대공급량은 130Gcal/h로 약 2만6,000세대 공급이 가능한 물량이다”라고 반문했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측은 2018년 마곡지구의 열수요 증가 대비 생산설비 부족으로 서남집단에너지 2단계 시설 건설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강서구 열수요 253Gcal/h 대비 마곡열병합발전소 1단계 설비로 생산하는 자체 열생산은 68Gcal/h(27%)에 불과하다”라며 “부족분 185Gcal/h(73%)는 목동 등 외부로부터 수열 중인데 향후 마곡지구의 지속적 개발로 가정용뿐 아니라 상업용 물량까지 보면 총 15만세대 수요량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돼 2024년부터 약 4만 세대분(197Gcal/h)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기존 목동열병합발전소는 시설이 노후 됐으며 앞으로 민간 집단에너지사업자 등 외부에서도 열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으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필요한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현재 마곡지구는 2~3층 저층부 상가가 많고 서울에너지공사가 주장하는 상업지구는 아직 구체적 건설계획이 없는데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은 열수요에 대해 주민들이 이러한 피해를 떠안고 가야하냐”라며 “마곡지구의 상가들은 대체로 개별난방을 사용 중이며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 이후에도 지역난방으로 바꿀 확률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발전소 건설예정 위치 부적당 vs 환경영향평가 통해 철저한 분석

이 위원장은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예정지 300m안에 개별난방을 사용하는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으며 600m 거리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자리하고 있다”라며 “건설예정위치도 부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집단에너지시설은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 냉·난방 공급시설로 소비자와 거리가 멀수록 열손실이 발생되는데 이에 집단에너지시설은 열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거지역과 인접해 건설된다”라며 “서남집단에너지 시설은 가장 가까운 아파트단지가 약 370m정도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집단에너지 시설보다 주거지와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경우 약 770m 정도에 양천초등학교가 존재하며 반경 1km내 유치원이 2군데 존재하고 있으며 서남집단에너지 시설의 사용연료는 일반 가정에서 도시가스로 사용하고 있는 안전하고 청정한 연료”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강서구는 김포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어 고도제한지역으로 연돌(굴뚝)높이가 다른 발전소에 비해 낮아 주민 피해는 더 심각할 것으로 건설예정위치가 부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서남집단에너지 시설 부지의 고도제한은 해발 약 57.68m이며 현재 완공돼 운영 중인 마곡열병합발전소 1단계 시설의 굴뚝높이는 해발 약 56m이다”라며 “대기환경보전법에서는 석탄사용 시설의 굴뚝높이는 100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천연가스를 연료로하는 발전소에 대한 굴뚝 높이 규정은 없으며 2단계 시설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대기질 모델링을 수행해 주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설계에 반영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질소산화물의 경우 서남집단에너지 시설이 가정용 보일러 대비 훨씬 낮은 수준이며 굴뚝 측정 장비를 통해 환경부에서 실시간으로 감시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집단에너지 사업장의 굴뚝 높이는 105m 가량으로 마곡열병합발전소 굴뚝 높이와 두 배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에 전기 장사? vs 전기 판매로 열원가 낮출 것

이 위원장은 “서울에너지공사는 설립 이래 2017년에는 약 30억원, 2018년에는 약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공사가 마곡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팔아 적자를 메꿀 계획이며 이로써 약 305억원의 흑자가 날 것”이라며 “이는 서울에너지공사가 결국 전기 장사를 위해 건설하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열병합발전소는 열생산 비율이 높지만 마곡열병합발전소는 지역난방공급을 위한 열생산 비율은 30%, 전기 생산 비율은 70%로 열보다 전기 생산 용량을 더 크게 계획하고 있다”라며 이는 명백한 ‘전기 장사’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 2016년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시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서남집단에너지 시설은 완공이후에도 강서 수요의 100%대응이 어려운 사항으로 타 지역에 난방열을 판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열병합발전은 한전에 전기를 판매할 수 있어 열원가를 낮출 수 있어 지역주민에게 열요금 인하 등 주민편익에 기여할 수 있고 서울에너지공사의 이익은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 시민들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유해물질다량 배출 vs 현존하는 가장 환경친화적 연료
이외에도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유해물질로 인한 주민건강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LNG열병합발전소는 석탄발전소에 버금가는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배출해 주민들의 건강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LNG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청정연료로 현존하는 가장 환경친화적인 화석연료이며 미세먼지, 온실가스 모두 석탄보다 훨씬 적게 배출한다”라며 “석탄발전의 초미세먼지 발생은 LNG의 6배에 이르며 온실가스 배출은 1.7배나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집단에너지 시설은 아파트, 업무단지 등에 지역냉난방을 공급하는 생활필수시설로 수도권 집단에너지 시설 대부분이 주거지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라며 “서울에너지공사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주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며 선진외국 사례를 도입하는 등 최고 수준의 환경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예산낭비 vs 근거없다

비대위는 이러한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은 서울시 예산도 낭비한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15년 11월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곡에 열병합발전소를 짓는 것 보다 인근 열병합발전소에서 수열 받아 공급함으로써 매년 100억원씩 20년간 총 2,000억원 예산을 절약하게 된다고 했다”라며 “마곡열병합발전소는 건설비용도 수천억원이 투입돼야하는데 향후 수십 년간 절약될 비용과 추가 건설비용을 감안하면 최대 약 7,000억원 예산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서울시 예산낭비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서남집단에너지 시설은 서울에너지공사의 열원가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며 열병합발전시설은 고효율 설비로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서울에너지공사의 열원가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열 생산원가가 낮아져 수익이 발생되면 열요금 인하 등 주민 편익에 기여 및 공공성을 높이는 활동에 사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서구 비대위는 발표 직후부터 9개월간 비대위의 지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8번의 대규모 집회와 수없이 많은 시위를 통해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6월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쳐 강서구민 1만572명이 서명했으며 지난해 9월 초 개최 예정이었던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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