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간 합의에 국제유가 낙관론 VS 비관론, 무엇이 맞나?
산유국간 합의에 국제유가 낙관론 VS 비관론, 무엇이 맞나?
  • 조대인 기자
  • 승인 2020.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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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정제마진 축소 등에 정유사 수출·수익성 동반 악화 우려 지속
공급과잉 지속에 석유화학기업 경기회복 당분간 어려울 듯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세계 석유수요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석유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중재 움직임이 유가 하락폭을 제한시키고 있다.

유가 급락에 미국 등 비OPEC 산유국의 원유생산량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국제유가는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 낙관론인 반면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과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감산 합의 및 각국 경기부양에 유가 안정 찾는다(?)
국제유가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산유국 간 감산 합의와 각국의 경기부양에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낙관론의 배경이다.

국제 원유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을 위한 경쟁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앞 다퉈 원유 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이 가속화됐지만 양국은 유가 하락 저지를 위해 향후 합의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유라시아 그룹, Vital Knowledge 등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제한적인 수준의 가격 전쟁' 끝에 양국이 새로운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의 석유수입국인 중국의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사태로 2월부터 상당 부분 중단되고 중국 외 지역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제 원유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증산 경쟁은 국제유가 폭락을 가속화해 산유국들의 경상수지 및 재정 건전성을 급격히 악화시키므로 합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균형재정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국제유가 수준은 최저 83.60달러로 매우 높고 아람코 역시 부분 상장 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산유량 및 가격을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지시하기 곤란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증산 및 유가 인하의 실질적인 결정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이 아직 절대적이지 않아 정치적 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전면적 유가 전쟁은 무리라는 점 등도 근거로 제시했다.

러시아의 경우 올해 예산 편성 기준 유가가 배럴당 42.2달러여서 러시아 정부로서도 배럴당 40달러 미만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것은 재정건전성에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노박 장관은 기존의 원유 감산 연장 등을 위해 협상할 수 있다고 밝히며 협상 참여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미국도 자국 셰일원유 업계의 이익을 위해 유가 폭락을 막으려 개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인 IEA는 미국 셰일원유의 생산 원가는 배럴당 30달러 전후이며 유가가 40달러를 밑돌면 셰일원유 감산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응한 각국의 대규모 투자 확대 등 실물 경제 지원과 금리인하 등의 정책에 따른 경기 회복으로 유가가 일정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들도 다수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원유수요 감소에 유가 20달러대 추가 하락(?)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과 중국의 원유수요 감소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의견이다.

세계 각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과 민간소비 감소는 국제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져 유가가 당분간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에 따른 것이다.

IEA는 3월 세계 석유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시장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의 세계 석유시장 전망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및 중국의 석유수요 둔화 지속에 따른 올해 세계 일일 원유수요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전년대비 73만배럴, 중국의 석유수요 상황이 2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기본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전년대비 9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 보고서는 운송, 산업, 통상 활동 둔화로 1분기 세계 석유수요가 일일 250만배럴 감소할 것이며 이 중 180만배럴이 중국의 감소분이라고 설명했다.

IHS Markit은 올해 1분기 세계 일일 원유수요가 전년동기 대비 380만배럴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9년 1분기의 360만배럴보다도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 수년간의 국제 원유시장 공급 과잉에 세계경기 침체가 더해져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성공해도 유가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Goldman Sachs, IHS Markit 등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중 배럴당 50~60달러선으로 전망되던 국제유가는 20달러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을 내놓기도 했다.

역대 최대폭 수요 감소 전망에 국내 석유시장 ‘타격 크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올해 1분기 세계 석유수요 감소가 역대 최대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HS Markit은 2월 세계 최대의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활동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되고 중국 외 지역으로 코로나 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올해 1분기 세계 석유수요가 전년동기대비 38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분기 360만배럴 감소보다도 큰 폭의 수요 감소로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중국내 대도시 중심의 이동 통제, 각국의 해외여행 자제 등 세계 운송용 수요 급감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석유제품 소비 둔화에 따른 석유 수출시장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SK에너지를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 수출 비중이 약 20%에 육박하는바 중국의 내수둔화에 따른 수출 증가 전망으로 수출시장에서의 타격이 커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10.2% 감소한 29억8,000만달러였던 것이 올해에는 0.9% 감소한 30억달러로 잠정 집게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3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유가급락 영향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축소 등에 따른 국내 정유사의 수출 및 수익성 악화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 유가 급락과 함께 중장기적인 수요 둔화 및 공급과잉 이슈 등으로 당분간 정유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2월말 넷째 주 배럴당 2.3달러, 3월 첫째 주 배럴당 1.4달러로 3주 연속 하락하며 손익분기점 배럴당 4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수요가 견조하지 못한 상황에서 3월 초 큰 폭의 유가하락, 중국의 3월 수출 증가 전망 등으로 정제마진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단기간 내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도 우려되고 있다.

 
 

공급과잉 지속에 석유화학분야 경기회복 ‘쉽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사우디 증산 선언 등에 따른 유가 하락과 전방산업 조업 정지에 따른 수요 부진 등에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2월 국내기업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3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약 9.7%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2월 배럴당 64.59달러로 월평균 3.0% 증가했던 국제유가는 올해 2월 배럴당 54.23달러가 하락하면서 월평균 16.0% 감소, 지난해 2월 톤당 1,173달러로 14.3% 감소했던 석유화학제품 수출단가도 올해에는 톤당 1,000달러로 14.7% 감소하면서 자동차, 전기전자 등 전방산업 조업 정지에 따른 수요둔화, 입항 및 하역 지연에 따른 물류 차질 등으로 2월 석유화학 수출액이 급감했다.

특히 2월 중국향 수출이 중국 현지 다운스트림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36.2%가 급감해 전체 석유화학제품 수출 감소를 견인했다.

국내기업의 중국시장 외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으로 중국외 아세안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9.7%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액은 감소했다.

중기적인 공급과잉 지속으로 당분간 경기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초반까지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설비증설이 예정돼 있어 향후 코로나 19 영향력이 해소된다 하더라도 석유화학산업의 경기회복은 중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3월초 배럴당 30달러대의 유가급락으로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가격도 대폭 낮아지겠지만 석유화학제품 가격의 동반하락으로 3월 수출액 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를 샀다.

석유화학 대표제품인 에틸렌 마진은 2018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수요 증가분을 상회하는 미국, 아시아 등지의 공급확대 등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따라 당분간 마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 추락 배경 원인과 동향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 산유국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OPEC+는 지난해말 국제유가 지지를 위해 올해 3월 말까지 일평균 170만배럴 감산을 지속키로 합의했지만 2월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전 세계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국제 원유수요가 더욱 위축돼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OPEC의 대표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합의 기간 종료를 앞두고 현지시각으로 3월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동에서 국제유가 지지를 위한 일평균 150만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제안했으며 OPEC 회원국들은 동의했으나 비OPEC 산유국의 대표격인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가 실패로 돌아갔다.

감산 합의에 실패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역으로 원유 증산 및 수출가격 인하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4월 원유 판매가격을 모든 유종 및 수출상대국에 걸쳐 배럴당 6~10달러 인하(현재가격의 20% 이상)하고 4월부터 자국의 일일 산유량을 하루 1,000만배럴 이상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일평균 산유량은 970만배럴, 최대 생산가능 규모는 1,200만배럴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인 IEA에 따르면 현재 OPEC 주요 회원국들의 가능한 일일 증산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약 200만배럴이며 UAE, 쿠웨이트, 이란은 각각 약 100만배럴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코로나19 사태의 악화로 저유가 국면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산유국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에 충격을 주어 러시아로부터 감산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교차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및 수출가격 인하 선언으로 국제유가는 대폭락 상황이 연출됐다.

아람코의 증산 및 원유 수출가격 인하 계획 발표 다음날인 3월9일 국제유가는 일제히 폭락해 최근 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국제 원유시장에 혼란이 가중됐다.

런던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거래가격 종가는 배럴당 34.36달러로 전일대비 10.91달러(24.10%) 폭락했다. 장중 최저가는 31.02달러로 1991년 1월17일 걸프전쟁 발발 이래 최대 하락폭이자 지난 2016년 2월12일 이래 최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SE)의 서부텍사스유(WTI) 거래가격 종가도 배럴당 31.13달러로 전일대비 10.15달러(24.58%) 폭락했다. 장중 최저가는 배럴당 30달러로 역시 걸프전쟁 발발 이래 최대 하락폭이자 지난 2016년 2월22일 이래 최저 수준이다.

아람코는 이어 3월10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1일부터 일일 산유량을 1,23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람코의 2월 일평균 산유량보다 27%나 많은 규모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재 일일 생산가능 최대치인 1,200만배럴을 사실상 완전 가동하는 수준을 넘어 전략비축유까지 시장에 투입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제 원유시장에서의 경쟁국인 러시아, 미국과의 '유가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되며 러시아는 점유율 경쟁, 재정여력, 미국 셰일오일 업체 견제를 위해 원유 증산 정책결정을 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즉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제안이 국제 원유시장에서 러시아 석유기업의 점유율을 낮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해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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