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데이터 3법과 에너지 데이터산업
[시평] 데이터 3법과 에너지 데이터산업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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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지난 1월9일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데이터 3법의 통과는 4차산업과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우리나라의 데이터산업 육성 지원을 강화하는 근간이 된다는 평가가 많다.

7월에 시행될 시행령 개정안과 시행규칙에는 금융, 보건, 통신, 에너지 등의 데이터의 활용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는 과거 주로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개방에 대한 요구가 중심이었으나 에너지 안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개방이 미뤄져 왔다.


그러나 데이터 3법에서의 에너지 데이터는 공공단위가 아니라 소비자 단위의 에너지 데이터로서 오히려 개인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여러 민간단체와 언론에서는 에너지 소비자 데이터와 소비자의 생활과 활동 내용과 관련 지을 수 있어 사생활 보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ICT와 연계된 에너지 신산업은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여과 없이 유출할 수 있어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데이터 3법의 하위법령에서 관련 제도를 잘 마련하면 소비자들은 쉽게 자신의 데이터 접근해 가치를 찾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은 데이터를 통해 혁신을 개발하고 효율적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커뮤니티는 데이터 사용과 개인정보를 신뢰를 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장밋빛 주장이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에는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낮은 자유도(degree of freedom)와 무관하지 않다.

우선 우리나라의 에너지요금은 아주 저렴하다. 예컨대 전기요금이 매우 싸서 해외 유수의 전기 다소비 기업과 클라우드 데이터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진출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가스가격도 저렴한 것이 LNG 도입가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리나라의 가스 소매요금은 1인당 소득기준 OECD 최저 수준이니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에너지시장은 에너지원별 대표 공기업에 의해 과점되고 있으며 관련 제도 또한 경직돼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에너지 데이터산업의 자유도는 필연적으로 매우 낮을 수밖에 없고 비즈니스 환경은 척박하다. 많은 기업들이 ICT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데이터산업에 뛰어들어 왔지만 아직까지 건재할 수 있는 기업들은 에너지 데이터를 측정하는 계측기를 주로 판매하는 기업들이다.

그리고 관련된 국책과제들의 결과는 모니터링 시스템 위주의 단발적인 시범사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낮은 에너지가격과 폐쇄적인 에너지 데이터의 흐름 속에서 실질적인 에너지 데이터산업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 에너지 데이터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때야 하는 것일까? 필자는 정부 및 민간의 의뢰와 연구활동의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의 에너지 데이터를 조합해 활용한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의 부실한 에너지 데이터에 실망한 적이 매우 많았다. 관리와 규제를 목적으로 기록된 원별 데이터가 중심이었고 정작 신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간혹 있더라도 부정확한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정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또한 정합성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적이 있는데 그나마 데이터가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양질의 에너지 데이터 부재는 결국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해외 데이터에 의존하게 만든다.  지금까지의 일관성 없는 에너지 정책은 제대로 된 에너지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일례로 난방용 히트펌프는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핵심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인 고려는 거의 받지 못해왔다. 이는 히트펌프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기나 자동차와 같이 엄격한 제도와 계량화에 의해 관리되지 않는 대부분의 분야에는 유사한 어려움이 있다.

다행인 것은 3차 에기본에서 에너지 데이터 플랫폼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에 관한 공공데이터와 주요 민간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정리하고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별도의 기관이나 조직을 설립해야 할 것이다.


이후 이러한 기반 하에서 국내의 에너지 흐름을 면밀히 분석할 때만이 우리나라의 에너지기술과 에너지산업이 발전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데이터는 다른분야의 데이터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에너지 보존법칙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에너지 보존법칙이라는 절대불변의 물리법칙에 기반해 모든 데이터는 계량화된 수치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 수치들의 정합성은 필수적이다.

모든 분야에서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지금이야 말로 에너지 데이터의 정합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데이터 3법의 통과와 함께 타당하고 바람직한 에너지기술과 정책이 개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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