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국제에너지기구인 IEA가 코로나19 확산이 주요 에너지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석유와 석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가운해 올해 에너지수요가 6%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2020 세계에너지리뷰(Global Energy Review)’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조치의 영향을 받는 에너지의 비중이 3월 중반 전체의 5%에서 4월 중반에는 50%로 확대됐는데 몇몇 유럽 국가와 미국이 5월부터 경제활동을 일부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4월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중반까지 IEA의 일별 데이터 분석 결과 에너지수요는 완전 봉쇄된 국가에서 주간 평균 25%, 부분봉쇄된 국가에서는 주간 평균 18% 감소했다.

세계 에너지수요의 2/3를 구성하는 30개국에서 수집된 4월14일까지의 일간 데이터에 따르면 수요침체 정도는 봉쇄 정도와 기간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동안 세계 에너지수요는 3.8% 축소됐으며 특히 석탄과 석유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연료는 석탄으로 올해  1분기 세계 석탄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8% 축소됐다. 이는 △석탄 이용이 많은 중국에서 코로나19 대거 확산 △낮은 가스 가격과 재생에너지 이용 증가로 타 지역에서 석탄소비 감소 △온화한 동절기 날씨에 따른 석탄소비 감소등에 기인했다. 

석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받은 원유 수요도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는데 이는 대체로 이동 및 항공여행이 제한된 때문으로 이들은 세계 원유 수요의 60%를 차지했다. 

올해 3월 말까지 세계 도로수송과 항공수송은 2019년 평균대비 각각 50%와 60% 감소했지만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1분기 가스 소비가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에 수요가 증가한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가 유일하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이 증가한 데다 재생에너지가 다른 발전원보다 우선 급전되기 때문이다. 

봉쇄조치로 전력소비가 대폭 감소하면서 전원믹스도 변화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완전봉쇄 조치가 내려진 기간 동안 상업·산업용 전력소비 감소분이 가정용 전력소비 증가분을 크게 앞질러 전체 전력소비가 20% 감소했다. 이로 인해 수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공급비중은 증가한 반면 석탄, 가스, 원자력 등 다른 발전원의 수요는 모두 감소했다.

IEA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및 사회·경제활동 제한조치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에너지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quantify)하는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이를 통해 올 한 해동안 세계 에너지 수요를 전망했다.

IEA의 시나리오에서 경기회복은 서서히 나타나며 회복이 진행되는 동안 거시경제정책이 추진됨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은 상당히 감소했다. 

그 결과 올해  세계 에너지수요는 전년대비 6% 감소할 전망인데 이는 절대적인 수치로 볼 때 사상 최대 수준이자 비율로 볼 때도 7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코로나19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세계 에너지수요에 7배 이상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모든 에너지원이 영향을 받을 것이나 특히 세계 원유 수요는 전년대비 평균 9%(하루 900만배럴) 축소돼 2012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석탄 수요는 전년대비 8% 감소하는데 올해 전력수요가 전년대비 약 5%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다. 하지만 중국에서 산업용 및 발전용 석탄수요가 회복돼 다른 지역의 석탄수요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것이다.

올 한 해 동안 천연가스 수요는 지난 1분기보다 더 크게 감소할 것이며 수요 감소는 특히 전력 및 산업 부문에 집중됐다.

전력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자력발전 전력수요는 줄어들 전망인 반면에 발전단가가 낮고 다수의 전력계통에서 급전 우선권을 가진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이 증가한 데다 신규 프로젝트 중 일부가 올해부터 가동 예정이어서 이 역시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세계 전력 수요는 5% 감소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폭이 10%에 달할 것이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저탄소 발전원의 이용이 석탄화력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올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은 전년대비 8%(약 26억톤) 감소해 10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이 같은 연간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감소치(-4억톤)보다 6배 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달성한 모든 탄소배출 감축량을 누적한 것보다 2배 많았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투자가 더 청정하고 더 탄력적인 에너지 인프라에 집중되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위기 이후에 더 크게 반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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