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리튬 이온배터리 등 이차전지의 핵심 음극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고순도 흑연, 이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불산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고순도의 흑연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 KIGAM) 광물자원연구본부 자원활용연구센터 장희동 박사 연구팀은 고순도 흑연의 정제 과정에서 불산 정제법이 아닌 킬레이트 침출, 저온소다배소 등의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 ‘친환경 고순도 흑연(순도 99.99% 이상) 제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습식 제련법의 적용을 통해 고순도 흑연의 정제 과정에서 투입되는 시약의 양, 반응온도 및 반응시간 등을 최적의 조건으로 유지, 순도 99.99% 이상의 흑연을 제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불산 정제법에 소요되는 시약과 폐불산 처리 비용 등을 시뮬레이션해 비교한 결과 이번 기술이 기존대비 70% 수준의 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확인했다.

대부분의 리튬 이온 배터리 음극소재용 흑연은 정제 기준 순도 99.9%이면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흑연의 정제 순도는 99.99% 이상(4N) 수준이다.

이번 기술은 최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환경 오염 문제 등으로 인한 흑연의 불산 정제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중국 등은 앞으로도 경제성 있는 고순도의 정제된 흑연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 경제적·기술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흑연은 전세계에 약 7,100만톤이 매장돼 있는데 이 중 중국 매장량이 5,500만톤으로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 리튬이온 2차전지 음극소재 시장에서는 중국이 6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일본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SNE 리서치가 발표한 ‘2020 리튬이온 이차전지 음극재 기술동향 및 시장현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음극소재 수요량은 약 19만톤으로 2025년까지 전체 음극활물질 수요량이 약 136만 톤 수준으로 연 평균 3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번 기술의 적용을 통해 음극소재 시장에서의 국제적 영향력의 확대 및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 개발이 그동안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의 난제였던 ‘친환경성’과 ‘경제성’이라는 숙원을 해결하는 한편 중국 등 국내외 관련 기업체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높은 산업적 활용도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기술개발을 주도한 장희동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은 기존 99.9% 순도보다 더 높은 99.99% 이상의 최고 순도 흑연 정제 기술”이라며 “친환경성과 경제성의 장점을 바탕으로 중국 등의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효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복철 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KIGAM의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의 개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차세대 에너지 원료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성과”라며 “이번 기술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기술이전 등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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