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도시가스 고객만족 헌장 선포식이 열렸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참석할 정도니까 산자부는 이 행사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고객만족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산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도시가스사는 가스공급 중단 유예 대상 확대, 도시가스 판매량 오차 개선에 2,352억원 투자, 신용카드 납부제 도입, 연체료 일할제 적용, 소비자통합콜센터 설치 등을 통해 연간 488억원의 도시가스 요금을 절감시키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례적일만큼 도시가스사의 과감한 결정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도입건은 업계가 그동안 수수료 문제로 도입에 난색을 표했던 사항이고 연합콜센터 설치도 투자금액이 만만치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아 보인다.

이처럼 도시가스사가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은 고객만족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판매량 오차로 인한 부당이득 제기 등 소비자의 불만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산자부도 계속되는 도시가스 관련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선 초강도 방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선포식 행사가 끝난 후 여러 도시가스사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은 기자는 방안 추진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등 걱정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산자부가 지역독점 도시가스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데만 함몰된 나머지 너무 서둘러서 방안들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산자부가 도시가스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방안을 내놓은 것은 아닌 지 생각해볼 일이다. 나중에 유야무야 되지 않도록 세밀한 검토와 연구로 성공적인 정책으로 기록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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