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개념도.
양자암호통신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개념도.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김숙철)은 전력설비를 외부 해킹이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할 목적으로 전력 통신망에 양자암호화 통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송전탑에는 전기를 보내는 전선뿐만 아니라 각 변전소끼리 전력 설비의 운용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광통신 케이블도 들어 있다. 전력설비의 상태 감시와 제어뿐만 아니라 각종 사무 자동화 등의 정보도 이동하기 때문에 광통신 케이블의 보안이 중요하다.

양자암호화 통신기술은 양자물리학적 특성을 정보통신기술에 적용해 정보통신 설비를 보호하고 초고속으로 대용량 자료의 전송이 가능해 복잡한 연산이나 초정밀 계측을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이다.

기존 전력망은 외부에 연계되지 않고 폐쇄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 분산 전원의 확대로 인해 전력망과 외부의 연계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또한 전기의 생산·운반·소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 그리드에서는 암호화 기술을 통한 정보의 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

전력망 운영을 위한 통신망에 사용되는 광케이블은 구부리거나 홈을 파서 새는 광신호를 분석해 통신을 도청할 수 있으며 도청 감지도 쉽지 않아 이를 방지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 데이터의 도·감청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기술이 필요하게 됐다.

2014년 일본 몬주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사내 메일, 직원 개인정보 등 4만여건의 문서가 유출됐으며 2015년 12월에는 우크라이나 키보브레네르고 발전소가 해킹돼 8만 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다.
 
양자암호화 통신은 동일한 암호키를 생성해 수신자와 송신자에게 보내는 양자암호키분배(QKD) 기술을 사용한다. 이때 임의의 양자 상태는 완벽하게 복제가 안 된다는 ‘복제불가원리’에 의해 안정성이 보장된다.
 
도청자가 선로 중간에서 정보를 취득하면 ‘양자의 얽힘’에 의해 양자 상태에 변화가 발생하고 통신 내용이 변해 도청 사실을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다.

양자암호화 통신은 보안성은 뛰어나지만 통신 거리에 제한이 있다. 전력연구원은 송신부와 수신부 사이 거리가 최대 100km 이상 떨어져 있는 송전선로의 특성을 고려해 양자 암호키 분배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전력연구원은 대전광역시 유성변전소에 있는 50km 길이의 송전선로를 대상으로 양끝단에 양자암호키 분배장치를 설치하고 장거리 통신에 적합한 양자 암호키 분배 기술의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전력 ICT 나주센터와 2022년 완공예정인 전력 ICT 대전센터 간 양자암호화 장거리 통신을 시험할 예정이다.

전력연구원의 관계자는 “양자컴퓨터 출현과 사이버 공격의 지능화에 대비해 세계 각국은 국방 및 금융분야에 양자암호통신기술 개발적용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한국전력은 전력망의 보안성 강화를 위해 차세대 보안기술인 양자암호화 통신기술을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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