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대면 확산 추세가 주유소 시장에 셀프주유소를 증가시키고 기대보다 낮아지지 않은 기름값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알뜰주유소가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이 8,270원으로 오르고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비용부담이 늘어난 주유소 업계가 셀프주유소를 확대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1만2,800개였던 주유소는 알뜰주유소 정책과 함께 3교대 등을 실시하는 주유원들의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셀프주유소 설치에 나선 후 지난해말 3,875개를 돌파하면서 34%를 차지했던 셀프주유소가 6월말 현재 4,297개로 무려 422개가 늘어났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의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전국 1만1,400개의 주유소 가운데 셀프주유소는 37.7%의 점유율을 차지해 지난해말대비 3.7% 성장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017개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이 402개, 경북이 397개로 뒤를 이었다.

또 충남이 278개, 전북이 268개, 부산 250개, 충북 227개, 서울 215개, 강원 203개, 인천 182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셀프주유소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주변에 비해 기름값이 저렴할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비대면 주유가 가능하다는 일석이조 효과 때문이다.

일반 주유소에서는 차량 운전자가 직접 주유 과정을 밟아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주유 금액과 카드 또는 현금 결제를 자체 해소하면서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우려를 차단시키고 기름도 저렴하게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일반 주유기에 비해 셀프주유기가 비싸 기기 설치에 대한 부담이 따를 수 있지만 24시간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주유원들에게 줘야 할 임금 등의 비용을 세이브해 몇 년에 걸쳐 주유기 설치비용을 회수하고 차량 운전자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기름값 할인이 기능해 셀프 주유소 확대 현상을 불러오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을 통한 기름값 정보 제공이 점차 편리하게 이뤄지면서  주유소간 가격경쟁도 셀프주유소를 확대하게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네비게이션이나 T 맵 등 각종 위치 또는 지리 안내시스템에서도 기름값에 대한 정보가 연계돼 있어 차량 운전자들이 가격과 석유제품 품질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SK에너지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상표별 주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주유소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1만2,803개 주유소 가운데 410개로 6.5%에 불과했던 알뜰주유소는 지난해말 1,93개로 10.4% 차지하던 것이 6월말 현재 1,200개를 넘어서면서 전년대비 점유율이 10.6%로 0.2%p 상향 조정됐다.

땅값이 높은 도심보다 가격이 낮은 지방 도시나 고속도로, 국도 주변에 주로 설치된 알뜰주유소는 편리성이나 지리적 위치 장점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트럭이나 휘발유나 경유차 운전자를 공략하고 있다.

기름값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속구매계약, 사후정산 등의 관행이 아직 유효한 가운데 정부는 알뜰주유소 전환을 위해 캐노피, 폴사인 등 도색과 광고판 서리 비용의 90%를 지원해 주고 있는 것도 알뜰주유소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혜택이 되고 있다.

특히 기름값 인하를 위해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휘발유와 경유 등 많은 물량을 앞세워 정유사 입찰을 통해 저렴하게 공급받은 뒤 알뜰주유소에는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려는 정책 기조 또한 알뜰주유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석유관리소가 품질검사 등을 통해 석유제품에 대한 품질을 보증 및 지원도 알뜰주유소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이 없게 된다.

정부 차원에서 석유공사와 석유관리원 등을 통한 각종 지원 영향으로 6월말 현재 농협알뜰주유소의 경우 3개 늘어난 613개, 고속도로알뜰은 2개 늘어난 1802개, 자영알뜰은 7개 늘어난 410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 업무를 진행해야 할 자영알뜰주유소가 회원들간 이견, 회비 수납 등의 문제로 사분 오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를 맡아 진행해야 할 사무국장이나 직원에 월급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나빠지면서 모두 퇴직을 한 상태여서 회장 혼자서 정부와 석유공사 등 주유소와 관련된 업무를 보는 실정이다.

정부나 석유공사 등에서는 알뜰주유소 정책의 필요성에 협회 등 사업자단체 조직이 제대로 꾸려져 잘 운영되길 희망하고 있지만 정작 회비 납부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임금도 못주는 지경이어서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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