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미래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전기와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서비스, 플라잉카 등으로 요약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이 중에서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 전기와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시장이다. 

이는 미세먼지 저감을 통한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함께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감축을 시켜 지구온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들 주요 배출원을 찾아 추적하고 배출물질을 차단 내지 관리하면 된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산업체와 자동차, 공사장, 석탄발전소가 전체 배출원의 82%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농촌과 생활쓰레기 등에서 유발되고 있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배출시키는 내연기관 차량이 적게는 10%, 많게는 30%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 정부에서도 전기와 수소차 보급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 나가기 위한 로드맵을 지난해 제시하기도 했다. 

전기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 선결 과제로 꼽히는 것은 부족한 충전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차량 경제성과 이들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데 사실상 이견이 없다. 

부족한 충전시설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차는 300만대, 수소차는 85만대 등 총 385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는 2022년 310개소, 2030년 660개소, 2040면 1,200개소를 구축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해 구체적 이행을 위한 과정에 있지만 여의치만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미세먼지 감축을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정부에서 다양하게 쏟아내지만 부족한 경제성에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안전성 확보와 경제성을 위한 액체 수소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50~300kg의 수소를 카트리지로 운송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인 넥소에 충전하기 위해서는 빈번한 충전에 따른 운송비용과 충전가격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LNG나 LPG 등을 통한 수소 추출도 전기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미비한 현실적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전해를 통한 수소생산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 시켜 나가야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석연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거나 탈피해 2035년 내지 2050년경 수소로 전환시켜 나가야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대응 사회로 발돋음이 가능하다. 

수송, 전기, 열 등 미래산업으로 주목받는 수소

차량을 중심으로 한 수송 분야와 전기, 열 등 에너지분야에 이르기까지 수소가 다양한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창출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기대다. 승용차에서 상용차, 열차, 선박, 드론, 건설기계 등 모든 운송분야에 수소가 활용돼 새로운 산업 생태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조달러에 이르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규모 가운데 10%를 수소차로 전환하면 디스플레이시장의 약 1.5배, 4,19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시장의 약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친환경이면서 고효율의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가 분산전원 최적의 에너지전환 기술 및 설비로 부상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215MW 규모의 세계 발전용 연료전지시장도 연평균 22% 증가세를 나타내며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다. 특히 협력 부품업체가 많고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등의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다양한 산업과 연계가 가능해 후방산업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메리트 또한 적지 않다. 

수소차 및 연료전지의 협력부품업체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이기 때문에 활용 확대에 따라 협력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로 연계 가능하다. 내연기관차의 부품 수는 3만개, 수소차는 2만4,000개, 전기차는 1만9,000개이며 연료전지는 발전용 연료전지가 약 1만개, 가정 및 건물용이 4,000개 안팎에 이른 부품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수소 생산, 운송·저장,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은 금속·화학·기계설비 등 관련 산업의 투자와 시장 및 고용 확대를 유발시키며 수소 생산, 운송·저장 등의 밸류체인 고도화를 위한 R&D와 투자 확대로 새로운 시장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원천기술 확보, 인프라, 경쟁력의 근간이다 

지난 2013년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세계 최장 주행거리와 핵심부품 99%(부품수 기준) 국산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연료전지의 경우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과의 제휴·M&A 등을 통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시켜 나갈 계획이다. 미국의 FCE사와 기술제휴, CEP사 및 퓨얼셀파워와 M&A 등과 함께 수소 공급에 필요한 석유화학·플랜트 산업 기반과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울산, 여수, 대산 등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수소 파이프라인, 고순도 수소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64만톤의 수소를 활용중이다. 충분한 수소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경우 설비증설, 공정전환 등을 통해 대규모 부생수소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상태다. 

현재 추정되는 부생수소의 생산 여력은 수소차의 약 25만대 분량인 약 5만톤이며 발달된 LNG공급망을 활용한 전국 단위 수소 공급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LNG공급망에 추출기를 설치해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도 쉽게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인천, 평택, 삼척, 통영 등 전국 4개 LNG인수기지에서 공급받은 천연가스를 적정 압력으로 조정하는 143개소의 정압관리소 등을 중간 생산·공급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요자 중심의 전기·수소차 충전시설 구축 ‘시급’

수소차 보급을 확대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수소충전소를 당초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계획보다 앞당겨 조기에 구축할 필요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 충전의 편리성이 높아져야 하는데 이는 접근성을 높여 수요자 중심의 도심지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소차 등록이 많은 경기도를 비롯해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충전수요가 많은 지역에 우선적으로 집중 구축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통한 공모, 계약, 설계, 시공구축 과정에서 소요되는 거래비용을 대폭 줄여주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구축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

또한 주유소, LPG충전소 등 민간 에너지 사업자들이 수소충전소 구축 시장에 조기에 진입이 가능하도록 정책적 조력도 필요하다. 주유소, 병원, 주차장, 공동주택, 직장시설, 휴게소, 체육시설 등에 공용 급속 전기차 충전기 구축을 확대시켜 운전자의 차량 운행 동선과 접목시켜 나가야 한다.  

민간사업자가 수소충전에 뛰어들 수 있도록 보조사업비를 확대해야 하며 구축후 연간 2억원 안팎으로 소요될 것으로 파악되는 운영비에 대한 정부 지원, 버스수소충전 또는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소충전소에 대한 정부 지원의 단일 보조금 체계에 대한 변화가 검토돼야 한다. 

2022년까지  전기차는 43만3,000대, 수소차 6만7,000대를 보급해 미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0.8%까지 높이고 급속 전기차 충전소를 1만개, 수소충전소는 310개를 보급한 후 2025년에는 전기차를 11만3,000대, 수소차는 20만대, 급속 전기충전소는 1만5,000개, 수소충전소는 450개소로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은 정부가 설정한 목표가 얼마나 제대로 이행되느냐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진정세를 보였던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에 진입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 마저 지연시킬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가스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을 통한 전기수소차 구입은 예산과 목표, 경영평가를 통해 어느정도 확산시켜 나갈 수 있겠지만 개인 또는 법인형태의 민간기업을 통한 확산에는 예산과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영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인프라 측면에서 6월 말 현재 1만1,400개의 주유소, 1,200여개의 LPG충전소 등과 같은 기존 인프라에 수소충전소를 설치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수소충전소 설치 및 운영에 따르는 수익성이 낮아 이에 대한 호응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운영 따른 수익성 확보 해법 필요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하게 될 경우 확보될 수익성(경제성)이 무엇보다 수소충전소 확대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이넷은 경제성 분석을 통해 수소 차량증가에 따라 25kg 저장 용량의 수소충전소는 2026년부터 가동률이 100% 지속되고 50kg/hr 수소충전소는 2030년 가동률이 9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의 수익구조로는 수소충전사업이 2028년까지 계속 적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kg당 수소판매가격 8,000원, 수소매입가격 6,000원, 수소마진 2,000원을 가정해 정부 운영보조금 없이 운영하게 될 경우 2019년 20억원, 2021년 66억원, 2023년 144억원, 2025년 128억원 등 2027년까지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다 2028년에야 겨우 5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정부 운영보조금을 연간 1억원을 받게 될 것을 가정했을 때 적자폭이 완화됐으며 정부가 튜브트레일러를 지원할 경우 유통비 절감으로 kg당 수소 마진이 1,000원 추가 발생해 2028년에는 188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전년도 운영비의 2/3를 지급하고 최대 2억2,000만원을 지원하며 미국은 충전소당 연간 최대 30만달러를 3년간 지원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1억원 내지 1억5,000만원 수준에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충전소 1개소당 지급되고 있는 단일 보조금 기준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 주문되고 있다. 수소충전소당 15억원 지급되고 있는 설치 보조금은 설치 용량과 공급방식에 따라 보조금 지급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수소충전소 전기료를 산업용 전력용요금으로 적용해 인하해야 하며 튜브트레일러 1기당 2억원 지원, 공공기관 및 버스공영차고지 부지, 복층형 수소충전소 설치 허용 등으로 수소충전소 부지 확보 지원도 보다 강화해 나갈 때 수소충전소 운영에 따른 경제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한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전기 내지 수소차 경쟁력 확보가 뒷받침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전기와 수소차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을 통한 동급 차량의 내연기관차량보다 40% 비싼 차량 가격인하, 내구성 연장, 수소탱크 안전성 강화, 전기차보다 두배 많은 충전연료비 인하, 차종 브랜드 다양화가 이뤄질 때 전기 또는 수소차를 구매해 운행하게 되는 결과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수소차 시대 대비 문제점·개선방향

국내 전체 차량에서 휘발유차에 이어 여전히 경유차가 압도적인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경유차는 도로위 미세먼지를 내뿜는 원인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이 지지부진한 원인은 문화재보호법을 비롯한 과도한 입지규제로 인해 수요가 많은 대도시 도심지 입지한계를 안고 있으며 안전성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지역주민들의 민원제기 내지 설치 반대에 따른 부지 확보 애로, 인허가 후 서리 지원, 복잡한 행정절차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처럼 민원이 적고 설치비가 낮은 공급자 중심으로 수소충전소가 설치되는 국내와 달리 선진국에서는 이용자 중심의 접근성에 근거해 도심지역에 대부분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승용차와 택시, 버스, 트럭 등을 중심으로 한 수소차, 발전용과 가정 건물용 연료전지, 수소선박, 수소열차, 수소드론 등 기타 모빌리티는 정부의 로드맵 발표와 공공기관에 대한 의무 부여 등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과 주요 도심지에 얼마나 인프라가 조기에 구축시켜 효율성을 뒷받침하느냐 여부에 따라 성패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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